지나친 기대는 오히려 장애
균형잡인 인격체로 키워야
현대인의 생활 정경속에서 어떻게 보면 아주 당연하고 또 어떻게 보면 아주 기이한 곳이 있는데 그것은 Fitness Center라고 하는 곳이다.
아무데도 가지 않는 자전거를 땀을 뻘뻘 흘리며 구르나 하면, 뛰고 뛰어도 제자리걸음만 하는 뜀틀에서 열심히 뛰고, 또 다른 한편에서는 멀쩡한 쇳덩어리를 쓸데없이 들었다 놨다 하는 곳인데, 생활 속에서는 그렇게 손가락 하나 까딱하기 싫어하다가도 여기만 오면 비싼 회비를 내가면서 땀을 흘리는 것이다.
물론 그 이유는 건강과 몸매 때문이다. 현대인의 직업은 대개 육체적 노동이 결핍되어서 이렇게 의도적으로 따로 시간을 내어 운동을 하지 않으면 비만증, 당뇨증 등 각종 성인병에 걸리기 쉽기 때문이다.
인간은 끊임없이 꾀를 부려서 좀 더 편안한 생활을 얻기에 노력하지만 거기에는 꼭 부작용이 동반하는 것을 본다. 인간이 땀을 흘리고 살아야 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심판의 결과인가 보다. 아마도 성경에 아담과 하와가 금단의 열매를 먹고 난 후, “내가 너더러 먹지 말라 한 나무 실과를 먹었은즉 땅은 너로 인하여 저주를 받고 너는 종신토록 수고하여야 그 소산을 먹으리라”라고 하셨고 또 “네가 얼굴에 땀을 흘려야 식물을 먹고 필경은 흙으로 돌아가리니…”(창세기3:17,19)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말이다.
좌우지간 많은 사람들이 각양각색의 운동을 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일단 그 연령이 되면 축구같은 운동은 늘 해오지 않았으면 좀 무리가 되고 테니스만 해도 팔꿈치라던가 발목, 무릎 등에 문제가 발생하기 쉽다. 그래서 골프들을 많이 하는데 골프는 부부가 늦은 나이까지도 함께 즐길 수 있다는 매력도 있다. 그리고 이 골프야 말로 한국 사람의 체질에 꼭 맞는가 보다.
우선 최연소로 미국골프의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박세리 선수를 비롯해서 매 시합마다 톱 10위를 다 장악하다시피 하던 ‘한국 여성군단’들의 맹렬한 활약을 들 수 있다. 남자 골퍼로는 그 유명한 타이거 우즈를 그가 주관한 토너먼트에서 물리치고 우승한 최경주 프로를 비롯해서, 전전주에 22세의 나이로 현재 골프계에서 내로라하는 초일류급 선수들과 맞붙어 6타차 우승의 쾌거를 이룩한 앤소니 김이라는 청년 등을 들 수 있겠다.
특히 앤소니 김은 체격도 그리 크지 않고 그다지 근육질도 아닌데 그의 드라이브샷은 330에서 340야드를 쉽게 날아가기 때문이다. 이것은 당대 최고라고 하는 타이거 우즈보다도 훨씬 더 긴 비거리인 것이다.
어디서 그런 힘이 나오는 것인가! 그 비결은 힘의 완력이 아니라 절묘한 타이밍의 산물이라고 말한다. 손목, 팔, 어깨, 허리, 다리의 힘이 순차적으로 그리고 균형을 맞추어서 풀리면서 클럽헤드가 공을 때리는 그 순간에 최대속도에 이르러 그렇게 힘들어 보이지도 않으면서도 공은 굉음을 내고 멀리 그리고 정확하게 날아가게 된다고 한다.
가끔 주말에만 골프를 즐기는 분들은 이런 절묘한 타이밍의 스윙을 구사하기는 힘들고 대개 손목이 너무 일찍 풀려서 공을 때릴 때쯤은 이미 풀꺾인 스윙이 되기 쉬운데 이런 스윙은 비거리를 좌우하는 클럽헤드 스피드만 열약한 것이 아니라 클럽헤드의 궤도를 이상형인 궤도보다 훨씬 바깥에서 안쪽으로 휘둘리게 만들어서 공이 옆으로 스핀을 먹게 한다. 이럴 때 공은 거리도 줄고 또 심하게 오른쪽으로 휘어 나가는 소위 말하는 ‘슬라이스’성 공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공은 앤소니 김의 공처럼 320야드를 훌쩍 넘지는 못하고 겨우 200야드를 그것도 옆의 나무 숲속으로 날아가는 경우가 많다.
사람의 성장과정도 이와 같아서 신체, 마음, 영역, 사회성 등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침 없이 골고루 함께 개발될 때 가히 핵폭발할 때와 같은 놀라운 능력을 소유하게 된다. 이것을 가장 이상적으로 이루신 분이 하나님이면서도 우리 인간의 모습을 갖고 오신 예수님이신데, 예수님은 그의 성장과정이 “…그 지혜와 그 키가 자라가며 하나님과 사람에게 더 사랑스러워 가시더라.”(누가복음 3:52 )라고 기록되어 있다. 지혜, 키, 영성, 사회성이 모두 함께 균형을 맞추어서 자라신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언급해 두고 싶은 것은 많은 경우에 부모는 언제나 자기 자식이 뛰어나기를 바라는 욕심이 있는데, 초등학교, 아니 유치원 혹은 더 심한 경우에는 프리스쿨부터도 남들로부터 칭찬받는 것만 좋아하고 상장 받아오는 것만 너무 의식하게 하는 것을 본다.
그러나 이것은 마치 익숙하지 않은 골퍼가 손목이나 팔 힘을 너무 일찍 풀어줌으로써 틀린 궤도, 힘 빠지는 궤도를 타게 해주는 것과 같다고 하겠다. 오히려 어릴 때에는 다른 남을 배려해 주고 기초를 단단히 다지는 것에 중점을 두어서 그룹안에서의 상대적인 자기 모습을 잘 파악하게하고 인생의 목표를 일찍 책정할 수 있도록, 늘 막히지 않고 쭉쭉 뻗어가는 삶의 궤도의 좋은 출발점을 만들어주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그래서 공부를 잘해서 일류대학에만 진학시키는데만 신경쓰지 말아야 할 것이다. 도와준답시고 개인교사나 학원에 보내는 것보다는 다소 땀도 내게 하고 울어보게도 함으로써 우는 사람의 마음도 알게 하고, 인내심도 길러서 기뻐하되 나만의 기쁨이 아니요 기뻐하는 사람과 함께 기뻐할 줄도 아는 아량이 큰 아이로 성장하게 하는 것이다.
이런 아이들이야 말로 모두 경이할 만한 업적을 이루게 되는데 이런 인재들은 절정이 초등학교가 아니라 중고등학교를 훨씬 지난, 그리고 흔히 우리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대학도 훨씬 지난 후에야 두각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 나다니엘 호돈의 단편에 나오는 바위의 얼굴의 마을 사람들이 석양이 다 되어서야 그 얼굴의 주인이 누구라는 것을 알게 되듯이…
(213)210-3466, johnsgwhang@yahoo.com
황석근 목사 <마라선교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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