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탄올 증류기 발명가, 최근 실리콘밸리 업체와 합작 장비시판 추진
주 원료는 설탕… 물·전기값만 들이고 갤런당 1달러 가량 들어
“정부에서 100% 에탄올 연료차 합법화하면 석유업계 지각변동” 자신
자동차 연료를 자기 집 뒷마당에서 주유소에서 내는 돈보다 적은 값에 만들 수 있다면 어떨까? 당신도 그렇게 할 것인가?
플로이드 버터필드(52)는 지난 20년 이상 그 문제를 생각해온 사람이다. 사실 버터필드는 에탄올 자가 제조로는 전설적인 인물이다. 1982년에 캘리포니아주 식품 및 농업부에서 실시한 에탄올 증류기 디자인 경연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었지만 당시엔 그것을 팔아 돈을 벌 수는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실리콘 밸리의 사업가인 토마스 퀸(53)과 제휴한 덕분이다. 두 사람이 창업한 ‘E-퓨얼 코퍼레이션’은 조만간 가정용 에탄올 제조 시스템인 ‘E-퓨얼 100 마이크로퓨얼러’의 시판을 발표한다. 세탁기와 건조기를 한데 쌓아 놓은 것만한 크기로 올 연말쯤 9,995달러에 팔릴 예정이다.
여기에 대체 연료에 대한 정부의 인센티브로 세금 혜택 같은 것이 주어지면 소비자 부담액은 반으로 줄어들 수 있다.
‘마이크로퓨얼러’의 주 공급원료는 설탕이다. 거기에 이 회사가 개발해 특별 포장한 지효성 이스트를 더하면 된다. 설탕값과 물, 전기 값에 따라 에탄올을 만드는데 적으면 갤런당 1달러가 들기도 한다고 회사측은 밝힌다. 사실 퀸은 자기가 사는 캘리포니아주 로스 가토스의 술집과 식당에서 남은 알콜을 모아서 그것으로 에탄올을 만들었는데 그 경우에는 전기값만 들었을 뿐이다.
이 시스템으로 제조한 에탄올 한 갤런을 태우면 배출되는 일산화탄소의 양은 같은 양의 개솔린을 태울 때 발생하는 양의 8분의 1에 불과하다. “연료 시장을 교란시키고 석유업계에 금전적 스트레스를 안겨줄 것”이라고 퀸은 큰 소리를 치고 있다.
그의 주장은 옳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뒷마당에서 에탄올을 만드는 것은 햄버거를 굽는 것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다량의 에탄올을 뽑아내려면 많은 장비가 요구된다고 UC 버클리의 재생및 적합 에너지 실험실 실장인 다니엘 캐먼은 말한다. 가내 제조품은 품질관리와 효율성에 있어서도 상업적인 시설에 뒤지기 쉬우므로 넘어야 할 장애물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퀸은 과거 기술 혁신에 확실히 성공했다. 예를 들어 매우 인기 있는 ‘닌텐도 위’ 게임 시스템에 사용되고 있는 모션 센서 기술의 특허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게다가 그는 퍼스널 컴퓨터가 개인의 호사에서 주류 산업으로 전환할 때 선구자적인 앨런 F. 슈가트의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를 마케팅하던 매니저였다. “사람들이 그 디스크 드라이브로 뭘 할 것이냐며 비웃던 생각이 납니다”
버터필드는 ‘마이크로퓨얼러’가 퍼스널 컴퓨터만큼 연료 업계의 판을 바꿔 놓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퀸이 거느린 초소형 전자장치 전문가들과 함께 일하면서 에탄올 제조에 필요한 에너지의 양을 반으로 줄이는 기술적 돌파구가 마련됐다는 것이다. 그중 하나인 멤브레인 디스틸러는 매우 섬세한 필터로 전통적인 에탄올 제조에 비해 더 적은 단계를 거치며 저온에서 물과 알콜을 분리시킨다. 설탕을 원료로 사용하므로 냄새도 나지 않고 부산물로 생기는 물 또한 마실 수 있다.
‘E-퓨얼’의 사업 계획은 대담하다. ‘마이크로퓨얼러’를 미국은 물론 중국과 영국에서도 제조함으로써 아예 처음부터 국제적으로 영업을 할 생각이다. 버터필드는 이미 상업용 제품과 설탕 대신 다른 원료를 사용하는 제품 개발에 착수했다.
에탄올은 오래 전부터 가정에서 만들어져 왔고 ‘알콜과 담배 거래 및 과세청’에 가면 퍼밋을 구할 수 있다. 단 집 주인이어야 하고 집 밖에서 에탄올을 만들어야 퍼밋을 받을 수 있는데 개인적인 연료 제조가 과연 연료 업계의 개인용 컴퓨터가 될까는 의문이 아닐 수 없다.
우선 설탕으로 에탄올을 만드는 비용이 개솔린을 사는 것보다 훨씬 적지는 않다. 에탄올 1갤런을 만들려면 설탕 10~14파운드가 필요한데 미국에서 팔리는 가공하지 않은 설탕의 가격은 파운드당 20센트 정도다. 퀸은 올해 1월부터 북미자유무역협약에 따라 멕시코에서 나는 먹을 수 없는 설탕을 파운드당 2.5센트에 살 수 있다고 말하는데 이런 설탕은 일반 소비자 상대로 판매되지 않아 왔으므로 ‘E-퓨얼’이 배급 네트웍을 개발중이다.
또 현재 미국에서는 100% 에탄올로 자동차를 운행하는 것이 불법이다. 경주용 차량이나 농기구 같은 비포장도로용 자동차는 예외이다. 자신의 연료를 만들 연방 허가를 갖고 있는 퀸은 ‘마이크로퓨얼러’가 수영장처럼 집집마다 마당에 들어서고 당국이 순수 에탄올을 자동차 연료로 허가해줄 날이 올 것으로 믿고 있다.
‘도요다 프리우스’ 같은 하이브리드 차량의 성공에 비추어볼 때 일산화탄소 방출량을 줄이기 원하고 그렇게 하기 위해 기꺼이 투자하려는 소비자들은 상당히 많다. 또 개솔린 값이 계속 올라간다면 ‘마이크로퓨얼러’ 구입은 점점 더 좋은 선택이 될 전망이다.
<뉴욕타임스 특약-김은희 객원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