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터널 증후군Carpal Tunnel Syndrome
병명도 너무 어려운 ‘손목터널 증후군’(Carpal Tunnel Syndrome).
컴퓨터 마우스나 키보드를 수족처럼 부리는 사무직 직장인들의 직업병 중 하나다. 그렇다면 똑같은 자세로 컴퓨터를 장시간 사용하는 직장인에게만 있는 증상인가? 그렇지 않다. 손을 많이 쓰는 악기 연주자, 요리사, 목수, 미용사에서부터 설거지, 요리 등 한평생 쉴 새 없이 집안일에 혹사당하는 주부까지 발생할 수 있는 증상이다. 심지어는 손바닥만한 미니 게임기, 셀폰을 자주 사용하는 청소년들에게도 나타날 수 있다. 디지털 시대 근육통쯤으로 생각되는 손목터널 증후군이 어떤 질환인지 알아본다.
컴퓨터 자판 마우스와 함께 사는 직장인의 ‘직업병’
악기 연주자·요리사·주부·게임하는 청소년에게도 ‘발병’
손목관절 압박으로 손저림·마비·감각 저하 등 고통
손목의 정중신경이 눌려 감각이 저하되거나 저리는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바로 손목터널 증후군이다. 정중신경을 둘러싼 것이 바로 손목터널(수근관).
■손목터널 증후군은
‘팔목터널 증후군’으로도 불린다. 정확히 말하자면 ‘손목관절 압박 증후군’이다. 의학적 공식명칭은 ‘정중신경염’ 또는 ‘수근관 증후군’으로 불린다.
이른바 손목터널로 불리는 부위의 공식 명칭은 수근관. 손목에서 손바닥으로 이어진 정중 신경과 힘줄, 손목 뼈, 인대 등을 둘러싸고 보호하는 좁은 관(터널)을 말한다. 쉽게 말해 이 터널은 손목 부위 뼈와 인대, 힘줄로 구성돼 있다. 정중신경이 지나가는 통로라 손가락과 손바닥의 감각을 담당하며 손가락을 움직이는 힘줄이 통과하고 있다.
이 수근관이 과도한 손목 사용이나 여러 이유로 신경에 압박이 가해지면서 손 저림, 마비 증세, 감각 저하 등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손목 터널 증후군’이라 말한다.
■증상
증상이 갑작스레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통증은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서서히 나타나는데, 딱히 이렇다고 말하기 어려운 애매한 통증이 손목에서 시작해 손과 팔뚝에까지 퍼진다. 특징적으로는 손가락이나 손이 저리거나 찌릿찌릿 하다. 특히 엄지손가락, 둘째, 셋째, 넷째 손가락에 통증이 나타나며 새끼손가락에는 통증이 없다. 손이 저려 잠에서 깨기도 하고, 물에 손을 담그면 시리고, 손가락 감각이 둔해지면서 힘이 없고, 평소 잘하던 젓가락질이나 물건잡기에 허둥대기도 한다. 물건을 잘 떨어뜨리기도 한다. 손과 팔뚝만 아픈 것이 아니다. 심한 경우 목이나 어깨까지 아픈 증상이 나타나며 손가락 색깔까지 변하기도 한다.
또 손바닥에만 증상이 있고 손등에는 증상이 없다. 운전 도중이나 밤에 잠을 잘 때, 전화나 신문을 붙들고 있을 때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자다가 손과 손목이 저려 잠에서 깨고, 손을 주무르거나 흔들어 털면 증상이 덜해진다. 손목터널 증후군 환자는 압도적으로 여성이 많다. 남성의 3배. 특히 폐경기 중년층에 많다.
■원인
손목 부위를 지나는 정중신경이 눌리는 것이 원인이다. 정중신경은 손가락 감각 기능을 담당하며 근육을 움직이는데 신호를 뇌로 보낸다. 손목을 과다하게 혹사시키거나 반복적으로 움직이면 정중신경이 통과되는 얇은 수근관 외피가 두꺼워지고 부으면서 신경을 누르게 되는 것이다.
다른 질환 때문에 이같이 손목터널 증후군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나 특정 호르몬 장애 즉 당뇨병, 갑상선기능 저하증, 폐경기, 임신부 등에게도 나타날 수 있다.
손목 관절과 인대에 무리를 주는 반복적인 사용 또는 손목 부상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드물지만 선천적으로 손목터널이 평균보다는 좁은 사람도 있다. 유전적으로 손목 모양에 따라 증후군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또한 비만환자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발병 확률이 높다.
다행인 것은 임신부의 경우 아이를 낳고 나서 증상이 나아지는 경우가 많다.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증상도 더 나쁘고 회복도 더디다.
한편 여러 연구에 따르면 반복적이고 손목에 무리와 스트레스를 주는 직업인 경우 손목터널 증후군에 많이 시달리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바른자세로 손목혹사 피하라
수작업 장시간 할 땐 15∼20분 간격 스트레칭하면 도움
활동 지장 줄 정도이거나
잘때 손 저려 자주 깬다면
병원서 근전도 검사하고
손목보호기 등 사용할수도
손목 보조기를 착용하고 밤에 자거나 컴퓨터 사용때 쓰게 되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치료
활동하기 힘들 정도로 통증을 느끼거나 특히 잠을 자다 손이 저려 깨는 횟수가 잦다면 병원을 찾아 증상을 진단하는 것이 좋다. 병원에서는 증상을 살피거나 근전도 검사(Electromyogram)를 실시하기도 한다.
먼저 치료는 과도한 손목 사용을 최대한 줄이고 쉬는 것이다. 보다 세부적인 치료는 통증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느냐 또는 수술이 필요한가를 살피게 된다. 수술이 아닌 방법으로는 손목 보호기를 착용해 잠자는 동안 저리는 증상을 완화하는 방법이 있다.
보호기(wrist splint) 사용 때에는 손 주변에 너무 타이트하게 끼우지 않도록 주의한다. 또한 통증 완화를 위해 아스피린이나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 약물을 복용하거나 스테로이드 주사제를 이용한 주사요법이 쓰이기도 한다. 한편 비스테로이드성 약물을 2~4주간 복용해도 손목터널 증후군에 큰 효과 없다는 연구가 나오기도 했다.
만약 신경손상이 심하면 극히 드물지만 수술을 요하기도 한다. 대개 수술이 아닌 치료법으로 거의 치료할 수 있기 때문에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매우 드물다.
수술은 손바닥 부위를 국소마취로 절개하고 좁아진 수근관을 넓히는 수술을 받게 된다. 수술 받은 환자의 70%가 만족을 나타낸다.
스트레칭으로 밸런스를 맞추고 자세를 바르게 하는 요가가 치료에 쓰이기도 한다. 마사지나 열찜질 등 물리치료도 통증 완화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글 정이온 객원기자·사진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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