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준비 학부모 세미나에서 글렌데일 후버 고등학교 한인 학부모들이 강사의 설명을 노트에 적으며 경청하고 있다. <이은호 기자>
임은성 플렉스 칼리지 프렙 카운슬링 디렉터가 슬라이드를 보여주며 사립 명문대 입학사정 방식을 설명하고 있다. <이은호 기자>
본보 후원-글렌데일 후버 고교 대입 학부모 세미나
학교 성적(GPA)은 물론 SAT 등 각종 학력시험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아 동부의 명문대 입학에 문제가 전혀 없을 것으로 예상했던 학생이 불합격됐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학부모들은 유명 사립대학들의 입학사정 기준에 대해 혼란스럽기만 하다. 무엇이 문제인가. 24일 글렌데일 허버트 후버 고등학교 한인학부모회(회장 박희선)는 본보 후원으로 대입 카운슬링을 전문으로 하는 플렉스 칼리지 프렙(대표 대니 변) 관계자들을 초청, 학부모 세미나를 개최했다. 비록 이날 소개된 실제 한인 학생들의 대입지원 사례 및 입학사정을 바탕으로 발표된 내용들이 전체 대학들의 입학사정 방식과 동일하거나, 직결돼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한인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명문 사립대들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았다.
과외활동·파트타임 등서
‘남들과 다른 특별한 무엇’
알리면 합격 가능성 높아
■ 사례 1
한 학생은 존스 홉킨스 대학 의대에 입학원서를 제출했다. GPA는 3.8, SAT 시험성적은 2,040점이었다. 과외활동으로 11학년이 되기 전 거주지 인근 작은 법률회사에서 인턴으로 일했고, 12학년으로 진학하기 전에는 동부지역의 한 대학에서 여름방학을 이용, 대학과정에 대한 개론 과목을 공부했다. 이 학생은 11학년 때 단지 두 개의 AP 과목을 들었고, 10학년과 11학년 때 AP 과목과 어너스 과목에서 B를 받은 적이 있다.
■ 사례 2
오렌지카운티에 거주하는 이 학생은 유펜 와튼 스쿨에 지원서를 냈다. SAT 성적은 2005년 10월 성적이 2,120점이었으나, 6개월 뒤 치른 시험에서는 오히려 100점이 떨어진 2,020점이었다. AP과목은 2개만 시험을 치렀다. 이 학생은 다양한 과외활동 경력을 지원서에 실었는데, 그 중에는 자신이 라틴어를 4년간 공부했다는 것과, 워싱턴 뮤추얼 뱅크에서 3년간 파트타임으로 일했던 사실, 그리고 흔치 않게 고등학생 신분으로 UC어바인에서 기초적인 연구에 참여했음도 기록했다.
■ 사례 3
아이비리그 대학들에 모두 입학신청서를 제출한 이 학생은 GPA가 4.2, SAT는 2,270점으로 학교 성적이 좋은 편이다. 월드비전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하기도 했고, 특히 시에 관심이 많아 클럽에서 활동하며 여러 차례 상을 받기도 했다. 그런데 이 학생의 11학년 성적표에는 C가 하나 있었다.
위에서 언급된 사례들 중에서 과연 결과는 어떻게 나왔을까.
먼저 사례 1에 해당한 학생은 당당히 합격했다. 경쟁이 치열한 유명 대학인만큼 학교 및 SAT 성적이 다소 불안하지 않을까 하는 판단이 들었지만 대학측은 이 학생의 또 다른 면을 높이 평가했다.
우선, 이 학생이 여름방학을 이용, 동부지역까지 와 수학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그리고 얼리 디시전으로 지원했다는 점도 중시했다. 즉 공부하겠다는 열정이 있고, 자신의 목표를 위해 기꺼이 집을 떠나 어느 곳이든 갈 수 있다는 학생의 의지를 높이 평가한 것이다.
그렇다면 사례 2 학생의 경우는 어떻게 됐을까. 역시 합격했다. 사정관들은 무엇보다 배우기가 어려워 대다수 학생들이 기피하는 라틴어를 꾸준히 공부했다는 사실을 높이 평가했다. 이와 함께 비록 파트타임이지만 은행에서 일하면서 산 경험을 쌓았고, 성숙해져 비즈니스 스쿨에서 공부하기에 적합한 학생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또 대학에서 공부한 것 역시 비록 전문적일 수 없지만 이 학생의 탐구열, 학구열을 느낄 수 있었다.
사례 3의 학생은 위에서 언급된 학생들의 경우를 봤을 때 당연히 합격했을 것 같지만, 불행히도 아이비리그 대학들은 모두 떨어졌고, UC계열과 USC에는 합격했다.
성적과 과외활동 모두 흠잡을 것이 없었지만, 문제는 성적표에 나타난 C가 문제였다. 아이비리그 대학이라면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학생들이 지원하게 되는 만큼 성적은 기본이고, 그 이상의 다른 것을 신중하게 고려하게 된다. 그런데 입학원서에 나온 성적으로 인해 다른 점들은 아예 심사고려의 대상도 되지 못한 셈이었다.
이날 세미나를 담당한 임은성 플렉스 칼리지 프렙의 카운슬링 디렉터는 “오늘 소개된 사례가 다른 명문 사립대학에서도 똑같다고는 할 수 없지만, 한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것”이라며 “학교 성적은 심사기준에서 가장 기본적인 요건으로, 일정 수준만 되면 큰 차이가 없어 다른 기준을 판단해 합격과 불합격을 결정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임 디렉터는 “결론적으로 미 대학입시에서는 가장 중요한 것을 순서적으로 정리한다면 ▲GPA ▲시험성적 ▲과외활동 ▲에세이 ▲추천서 ▲인터뷰 순으로 볼 수 있는데 이중 GPA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인 만큼 반드시 충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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