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 한 덩어리 4.50달러 우유는 갤런에 7달러
최근 가격 급상승… 사료값 올라 농가도 힘겨워
살충제, 화학비료, 항생제를 쓰지 않고 키운 오개닉 식품이라면 기꺼이 웃돈을 얹어주고 구입하던 소비자들이 머리를 갸우뚱하고 있다. 가격이 오르면서 과연 그렇게 많은 돈을 써야 할 필요가 있는지를 자문하고 있는 것. 어떤 곳에서는 오개닉 빵 한 덩어리에 4달러50센트, 파스타 한 파운드는 3달러, 우유는 갤런당 7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식료품비는 전반적으로 상승해 왔지만 지난해에 오개닉 식품 가격은 비교적 덜 올랐다. 일부 그로서리 체인은 브랜드 제품보다 값이 싼 프라이빗 레이블 오개닉 제품을 들여놓았고, 이미 비싼 오개닉 식품 값을 더 올리기를 망설이는 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 몇 달 동안 업계 전체의 원가 상승 압박 때문에 그런 이유들은 맥을 못 추고 전국의 식품점에는 급격히 오른 가격표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오개닉 낙농업을 하는 ‘스토니필드 팜’의 개리 허시버그 사장은 “25년 내 가장 변동이 심한 때라 앞으로 어떻게 될지 내다보기가 힘들다”고 말하고 있다.
오개닉 식품 가격은 일반 식품 가격들과 마찬가지로 연료비 상승, 동물 사료 및 빵 과자용 곡물의 수요는 증가했는데 공급은 빠듯한 등의 몇 가지 이유 때문에 상승하고 있다. 사실 오개닉 밀, 콩, 옥수수 수요는 매우 커서 농부들은 전대미문의 가격을 받고 있다.
그러나 빵가게나 파스타 제조사, 닭이나 젖소를 키우는 사람 등 오개닉 곡물을 사야만 하는 사람들은 소비자들이 더 비싼 값을 치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윤폭 유지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오개닉 사료 값이 하도 비싸서 일부 낙농 농부들은 오개닉 영농법을 포기했고 일부는 소매업자들에게 가격을 더 올리라고 압력을 넣고 있다. 서너개 오개닉 제조업체들은 소비자들이 구입을 줄여 매출이 둔화될 것을 걱정하고 있다. ‘호울 푸즈 마켓’의 글로벌 그로서리 코디네이터인 페리 애버낸티는 매출도 강세고 고객 숫자도 늘었다며 오개닉 식품 가격, 특히 낙농제품 가격이 높아진 것에 대해 소비자들이 어떻게 반응할지를 알기는 시기상조라고 말한다. “우유 한 갤런에 6달러99센트예요. 오개닉이 시장에서 사라지지 않도록 매우 조심해서 가격을 매겨야 한답니다”
지난해에 식품가격은 전반적으로 5% 가량 인상됐지만 기본 식료품 중 달걀은 30%, 우유는 13%가 올랐다. 정부의 소비자 물가지수는 오개닉 식품 값만 따로 분류하지 않는다.
오개닉 식품 제조사와 소매점들은 가격이 지난해 가을부터 오르기 시작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지금에서야 체감되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오개닉 우유 가격은 사실 지난해에 약간 떨어졌었다.
대부분 낙농제품을 판매하는 농부들의 협동조합인 ‘오개닉 밸리’의 판매담당 부사장인 에릭 뉴먼은 2007년에 우유 반갤런 값은 평균 3달러49센트, 갤런에는 6달러 정도였지만 앞으로 몇 달 사이에 반갤런은 4달러가 넘고, 갤런은 7달러 이상으로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07년에 ‘에그랜드 베스트 오개닉’ 달걀의 평균 소매가는 3달러79센트에서 4달러29센트로 올랐다. 올 들어 아직까지는 4달러59센트부터 4달러99센트 정도로 올랐다.
오개닉 식품은 대체로 일반 식품에 비해 20~100% 더 비싼데 ‘월마트’ 같은 할인 소매점이 오개닉을 취급하고 프라이빗 레이블 오개닉 제품들이 많아지면서 최근 몇 년간 그 격차는 좁혀져 왔다.
오개닉 업계를 규제하는 연방 농무부에 따르면 2005년에 미국의 오개닉 경작지는 410만에이커로 1997년에 비해 3배나 증가했다. 그러나 농부나 곡물 구입자들에 따르면 새로 오개닉 농작지로 전환되는 비율이 둔화, 증가하는 수요를 채우기에도 부족한 바람에 오개닉 곡물가격은 상승했다.
옥수수 밭이 통째로 연료용으로 넘어가는 등 곡물 구입에도 경쟁이 심해졌고 일반 낙농 및 곡물 가격이 하도 올라 가축이나 농작물을 화학 비료나 살충제, 항생제를 쓰지 않고 길러 상당한 프리미엄을 버는 것이 보통인 오개닉 농부들이 받는 가격과 비슷해졌다고 환경연구단체 인바이런먼털 워킹 그룹의 회장인 켄 쿡은 말한다.
메인주 일비온에서 낙농장을 하는 덕 하트코프는 사료 값이 하도 올라서 12월에 오개닉 농법을 중지했다. “한달에 3,000달러 들던 것이 7,000달러로 올랐어요. 매우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을 수가 없었어요”
동북부 지역에서는 최소한 25명의 낙농부들이 지난 6개월 사이에 은퇴했거나 오개닉 농법을 중지했다. 이런 추세는 농부들이 우유 가공업자들로부터 값을 25% 가량 올려 받지 못하면 계속될 것 같다고 동북부 오개닉 낙농제품 생산업자 연합 회장인 에드 몰트비는 말한다.
비싼 곡물 값은 오개닉 낙농부의 목만 죄는 것이 아니다. 지난 6개월 사이에 닭치는 비용도 16%가 더 들게 됐지만 가격은 단 7% 상승했을 뿐이다. 오개닉 빵집들도 오개닉 밀가루와 곡물류 값 때문에 고전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페탈루마에서 ‘알바라도 스트릿 베이커리’를 하는 마이클 거카웃도 오개닉 곡물을 대는 농부들의 가격 인상 요구에 못 이겨 지난해에 빵 값을 17% 올렸다.
반면 오개닉 사료 가격 상승으로 오개닉 축산 농부들은 힘겨워 하지만 오개닉 곡물을 재배하는 농부들은 그 언제보다 많은 돈을 벌고 있다. 오개닉 옥수수는 부셸에 10달러, 오개닉 메주콩은 부셸당 20달러 정도, 오개닉 밀은 부셸에 22달러로 모두 2년 전에 비해 최소한 2배 오른 값이다.
오개닉 업계는 이러한 가격 상승에 소비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우유는 오개닉을 먹겠지만 시리얼 같은 것까지 오개닉을 살 필요는 없다”고 할 어머니도 있을 것이기 때문. 미시시피주 세인트폴에 사는 션 헤이니는 담배를 끊고 술을 덜 마시고 스키 같은 오락에 쓰는 돈을 줄이면서 계속 오개닉 식품을 사먹고 있지만 스캇 코디즈 같은 사람은 갤런에 6달러99센트인 오개닉 대신 4달러9센트인 일반 우유로 바꿨다. 그렇다고 오개닉 식품을 모두 포기한 것은 아니고 종류에 따라 선택할 예정이다.
<뉴욕타임스 특약-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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