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작은 조직이상도 더 선명하게
유방 X선 촬영에 뭔가 잘못된 것이 있으니 다시 와서 찍으라는 전화를 받으면 두려워하지 않을 여성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너무 걱정할 필요 없다. 대개는 재촬영 후 정상 판정이 난다. 그래도 대부분의 여성들이 유방암 환자를 알고 있으므로 제 아무리 침착하고 이성적인 사람일지라도 클리닉에서 다시 오라는 소환장을 받으면 최악의 경우를 생각해 보게 되는데 현재 많은 클리닉들이 이 신경 쓰이는 전화를 잠정적으로나마 더 많이 걸고 있다. 이유는 이제까지 사용하던 X레이 필름을 디지털로 바꿔 X레이 영상을 컴퓨터 모니터로 보는 방사선과 의사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젊고 유방조직 밀도 높은 여성에 특히 유용
전체 클리닉중 32%에 보급... 비용 300달러선
필름식 X레이와 비교 어려워 재촬영 잦기도
그 과정에서 의사들이 디지털 유방 X레이를 해독하고 환자의 과거 X레이 필름과 비교해 볼 때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유방 X레이 판독의 관건은 현재와 과거 사진 사이에서 달라진 점을 찾는 것인데 때로 절충하기 어려운 일이 있을 수 있다. 자신의 눈과 판단력을 새로 훈련하고 있는 의사들이 결국 유방암이 아닌 것으로 판정이 나는 여성들을 대상으로 X레이를 다시 찍고 때로 초음파 검사나 조직검사를 요구해서라도 안전을 꾀하려는 것이다.
디지털 유방 X레이는 급속히 보급되고 있다. 미국에서 유방암 X선 촬영을 하는 클리닉의 32%가 현재 디지털 기계를 최소한 한대는 갖고 있다. 2년 전만 해도 10%에 불과했었으니 결국 필름은 차츰 사라져버리고 말 것이다.
디지털로 서둘러 바꾸는 이유 중 하나는 젊고 유방조직의 밀도가 높은 여성의 경우 필름보다 종양을 찾기에 더 좋기 때문이다. 디지털은 특히 언제나는 아니지만 때때로 암의 신호가 되는 아주 작은 칼슘 침전물을 더 잘 찾아낸다. 방사선과 의사들은 장기적으로는 디지털 기술 덕분에 유방 X 레이가 더 정확해질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그렇게 변화하는 기간에 일어날 일에 대해 살펴본 연구는 아직 없고 많은 방사선과 의사들이 재촬영을 요청하는 일이 많아졌다고 보고하고 있다. 미국에서 연간 촬영되는 유방 X선은 스크리닝과 문제 발견 후 추적 진료를 합해 약 3,580만건이다. 국립암연구소는 대부분의 40세 이상 여성에게는 1~2년에 한 번씩 유방 X레이 촬영을 권유하며, 발병 위험이 높은 여성들에게는 더 일찍부터 촬영하기 시작하라고 권한다. 그러나 유방 X레이가 만능은 아니다. 종양을 놓칠 수도 있다. 그래도 암으로 인한 여성 사망원인 중 폐암 다음 가는 유방암으로 인한 사망률을 낮추는 데는 도움이 된다고 비판하는 사람들까지 입을 모으고 있다.
미국에서는 해마다 17만8,000건 가량의 새 유방암 환자가 발생하며 4만명이 사망한다.
디지털 기계 도입 이후 숙련된 방사선과 의사들도 판정에 애를 먹다 결국은 사진을 다시 찍게 해 비교 검토한 후에야 안심을 한다지만 그에 수반되는 비용을 부담하는 것은 환자나 보험회사들이다. 유방 X선 촬영비는 전국적으로 다르다. 맨해턴의 한 클리닉은 최근 디지털 유방 X선 촬영비로 387달러, 과거 필름과 새 디지털 사진 사이의 혼동 때문에 필요해 새로 한쪽 유방만 다시 촬영한 비용으로 336달러를 보험회사에 청구해 그중 반을 받았다. 필름 촬영을 하면 보통 45~120달러가 적게 든다.
방사선과 의사들은 디지털의 이점 중 하나가 대조와 확대 기능이며 필름에서는 흐릿하거나 보이지 않는 것도 보인다는 점이라고 말한다. 장기적으로는 디지털 유방 X 레이의 강화된 선명도 덕분에 건강한 여성들에게 재촬영 요구를 하는 일은 줄어들겠지만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의사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여성들이 디지털 유방 X레이 사진을 충분히 확보해 비교가 가능해지면 줄어들 일이지만 첫 두어 번은 비교대상이 되는 영상이 2~3년 전에 찍은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특히 필름과 디지털 기계를 섞어 쓰는 클리닉의 경우 해마다 다른 기계로 찍었다면 계속해서 문제가 제기된다.
그러나 여성들 중에는 디지털과 필름의 차이나, 자신을 어떤 기계로 촬영했는지 모르는 이가 많고 클리닉 측이 기계 교체기간 중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말해주지 않을 수도 있다.
디지털 유방 X레이는 2005년에 50세 미만 여성이나 유방 조직의 밀도가 높은 여성들의 종양 발견에 필름보다 낫다는 대규모 연구가 나온 뒤 뜨기 시작했다. 현재는 디지털 기계의 수요가 하도 높아 가격이 35만달러에서 60만달러 사이로 필름 기계보다 3~5배가 비싼데도 불구하고 어떤 것은 6개월이나 기다려야 구입할 수 있을 정도다.
<뉴욕타임스 특약-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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