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가 학교에 입학한다는 사실은 부모에게도 큰 기쁨이다. 하지만 아이가 생활에 잘 적응하고 학교수업을 따라갈 수 있도록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알파벳·이름 쓰기 미리 가르쳐라
“우리 아이가 어엿한 학생이 됐어요” 첫 아이를 정식 학교에 입학시키는 부모들의 마음은 새로운 환경을 접하는 아이들만큼이나 마음이 설레게 마련이다. 하지만 학부모의 신분으로 대학 졸업 때까지 한 순간도 방심할 수 없는 고생길이 시작됐음을 알리는 서곡이기도 하다. 엄마 품에서 마냥 재롱만 부리던 우리 아이가 학교라는 첫 사회생활에 과연 잘 적응하며 지낼 수 있을까. 특히 길게는 치열한 관문을 통과해야 하는 대학입학을 향한 첫 걸음마를 제대로 해낼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서는 것도 신참 학부모들의 고민이다. 킨더가든과 1학년에 진학하는 아이들을 위해 부모들이 준비해야 할 것들을 정리했다.
지퍼 올리기·신발끈 매기 등 집에서 연습시키고
교사와 자주 대화 나눠 학교·집 생활 정보 교환
가방·옷 등 학교 물품 함께 샤핑하는 것도 좋아
◎킨더가튼
프리스쿨에서 마냥 즐겁게 뛰어 놀던 아이들이 마침내 정식 학교과정에 진입하는 것이다. 그동안은 자신의 마음이나 뜻에 맞지 않는다고 바닥에 그냥 누워버리거나, 울음을 터뜨려도 주위에서 안아주고, 달래주면 됐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규칙과 공동생활이란 굴레 속에서 생활해야 한다.
아이에게 가장 강조해야 할 부분이 바로 이 대목이다. 선생님이 지시하는 것을 잘 따라야 하고, 자신의 의사 표시를 말로 제대로 해야 한다. 자꾸 떠들고 선생님의 말을 듣지 않으면 지적을 받게 되고, 자신의 고집만 너무 피우다 보면 학부모는 학교측으로부터 반갑지 않은 얘기를 들을 수 있다.
▲교사들이 바라는 부모 역할.
자녀교육은 학교에서 전적으로 책임지는 것이 아니다. 부모들과 함께 아이를 키우는 것이다. 일선 교사들이 자신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제시한 부모들의 역할 내용이다.
-학교에 데려다 주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아이의 정서발달과 학업능력 발달을 위해서는 교사와 학부모가 자주 대화를 나누며 아이의 학교 및 집에서의 생활에 대해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
-학교수업에만 의존하지 마라.
집에서도 아이가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이의 관심사에 대해 자주 얘기를 나누고, 질문도 하면서 격려해 주어야 한다. 또 책이나 길거리 간판 등의 알파벳을 읽어보도록 유도하고,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혼자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스스로 감정조절하고 표현할 수 있도록 연습시킨다.
이는 학교생활의 성공이 달린 문제다. 자신의 의사나 감정을 적절하게(언제, 어떻게) 표현하는 방법을 집에서도 자주 일러주고,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훈련을 해야 한다.
-아이의 수업내용을 파악하라.
자녀가 학교에서 무슨 교재로, 또 무슨 과목을 배우는지, 그리고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를 알고 있어야 한다. 시간이 날 때마다 학교에서 자원봉사를 하면 큰 도움이 된다. 또 집에서 자주 글쓰기를 시키는 것 역시 중요한데, 처음에는 낙서 비슷하게 시작하지만 연필이나 크레용으로 이것저것 그리다 보면 글쓰기에 도움이 된다. 그리고 하루에 짧은 시간이라도 3-4번씩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도 중요하다. 읽기와 쓰기, 이해력의 관문이기 때문이다.
-숙제시간을 활용하라.
아이가 무엇을 배우고 있고, 수업을 어느 정도 따라가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과제물을 도와주면서 대화도 하고, 칭찬도 아끼지 말아야 아이가 자신감을 얻는다.
▲미리 배워두면 유익한 것들.
웬만한 프리스쿨에서는 교육시키는 내용이지만 알파벳, 자기 이름 쓰기, 가장 기초적인 수 세기(예를 들면 1부터 10까지) 등을 배워두면 킨더가튼 수업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된다. 또 지퍼 올리기에서 신발끈 매기, 화장실 혼자 다녀오기, 가방에 옷이나 신발 넣기, 도시락 열고 닫기 등도 집에서 연습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것만은 꼭 해보자.
진학하기 전 미리 학교를 둘러본다. 교실과 운동장 등을 눈에 익히면 입학 첫날 그 때의 기억이 되살아나 생활에 도움이 된다. 또 등교 첫날을 위해 옷과 신발, 가방 등을 구입할 때 아이를 꼭 데리고 가 함께 샤핑하는 것도 좋다.
◎1학년
킨더가튼이 그림 중심이라면, 1학년은 문자 중심으로 옮겨간다. 즉 교사들은 아이들이 책을 읽는다는 전제를 두고 수업을 진행하게 된다는 뜻이다. 때문에 킨더가튼 때부터 자주 책을 접하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와 함께 돈과 시간 개념에 대해서도 보다 확실히 이해하고 실생활에 사용할 수 있는 기본적인 단계로 진입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 집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바둑알, 장난감, 나무 젓가락 등을 사용하면 아이들이 흥미를 가질 수 있다.
이와 함께 다양한 과외활동을 시켜보는 것도 바람직하다. 이는 아이의 재능을 찾아보기 위한 것으로, 싫어하는 것을 억지로 시킨다면 오히려 부작용만 발생한다. 중요한 점은 아이들의 집중력이 길지 않아 쉽게 싫증을 낼 수 있기 때문에 아이가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
▲진학 준비 점검 리스트.
우리 아이는 1학년에 진학할 준비가 됐을까. 그리고 어느 수준까지 해야 하나. 1학년 진학을 앞둔 자녀를 둔 부모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생각해 보는 문제다. 전문가들이 제시한 점검 리스트를 소개한다. 물론 이것은 아이의 능력과 학교에 따라 그 기준이 다를 수 있어 자녀가 이에 도달하지 못했더라도 조금 더 노력을 기울이면 되는 만큼 실망할 필요는 없다.
-알파벳 대·소문자 쓰고 읽기.
-아주 짧은 단어 읽기.
-1부터 100까지 세기와 쓰기(거꾸로 세기 포함).
-간단한 문장쓰기(예: I am a boy)
-색과 모양 구별하기.
-페니, 다임, 쿼터 등 동전 구분하기.
-자음과 모음 구별.
-비교와 반대 의미 이해도.
-문장을 쓸 때는 대문자로 시작하고, 끝나면 마침표를 찍는 사실 인지 여부.
-달력 읽기.
-시계 읽기.
이높이 아카데미 코리아타운
송은화 원장의 조언
송은화 원장이 한 아이에게 그림 그리기를 가르치고 있다.
“진도 앞서 나가기 보다 기초 다지는 것이 중요”
“킨더가튼과 1학년은 아이가 학교생활에 적응하는 것은 물론 장기적으론 고등학교까지 학업능력을 위한 밑바탕을 쌓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송은화 원장은 저학년의 경우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서서히 공부에 재미를 붙이며 흥미를 유발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일부 학부모 사이에서 조기교육에 대한 개념을 잘못 이해해 자녀가 속한 학년보다 수준이 높은 과목을 미리 공부시키는 사례도 적지 않다며, 이는 바람직하지 않은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송 원장은 “부모들이 보기에 마치 아이의 머리가 좋아 잘 따라가는 것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잘못된 판단”이라며 “진도를 앞서 나가는 것보다는 그 학년에 맞춰 기초를 다지는게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수학의 경우 수준을 높이는 대신 다양한 유형으로 변화시킨 문제를 풀도록 하면서 1학년 수준을 확실히 다져놓는 것이 장기적으론 훨씬 큰 도움이 된다는 것.
이와 함께 항상 책을 가까이 하도록 하고, 틈틈이 내용을 물어 아이가 자신의 생각을 말하게 하는 것 역시 좋은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또 칭찬을 아끼지 말 것과, 기회가 되는 대로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하면서, 사람들 앞에서 피아노를 연주하거나 책을 읽어 보도록 하는 것도 권장할 만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황성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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