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당 스님 자전소설 ‘어머니, 당신이…’ 영문판 출간
2002년 출판돼 한국사회에 크나큰 화제와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일당 스님(김태신)의 자전소설 ‘어머니, 당신이 그립습니다’가 영문으로 번역돼 출간됐다.‘The Lost Mother by Iltang(Kim Tae Shin)’이란 제목으로 출판된 이 책은 본보에 웰빙 칼럼을 기고하는 김준자씨가 도나 M. 디에츠(Dona M. Dietz, 심리학박사)와 함께 번역한 책으로, 미국의 학생들과 성인들에게 근대 이후 격동의 한국 역사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작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준자씨 2년여 걸쳐 번역
역사적 인물들 일화 통해
한국 근대사 생생히 전달
번역을 주도한 김준자(사진)씨는 “미국 학교에서 ‘요코 이야기’와 같은 왜곡된 소설이 교재로 사용되지 못하도록 막는 것보다는 한국의 역사를 바로 알릴 수 있는 좋은 영문소설이 많이 나오도록 힘써야 한다”고 말하고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비극적인 민족사를 온 몸으로 살아낸 일당 스님의 스토리는 일단 너무나 재미있고 1920년대 이후 한국역사가 다 녹아있어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씨에 의하면 이 책은 애초부터 미국 중고등학교의 추천도서로 만들려는 의도로 번역이 추진됐다. 김씨는 2003년에 박완서 소설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의 영문번역으로 대산문화재단의 번역대상을 수상했는데, 그 수상 소식을 들은 뉴욕의 코리아 소사이어티가 ‘어머니, 당신이 그립습니다’의 영문번역을 의뢰한 것. 뉴욕 코리아 소사이어티의 시니어 디렉터 최영진씨는 ‘번역을 위한 추천의 글’에서 이렇게 말한다.
“본인은 미국 공립학교 과정 속에 한국에 대한 가르침이 포함되도록 하는 사업을 20년 간 이끌어온 사람입니다. 교과서 속에 한국이 충실히 반영되도록 교과서 관련 편집자와 저자, 교육현장에서 활약하는 교사, 그리고 교육 정책을 다루는 장학사를 위한 한국방문 연수사업과 함께, 학습교재 개발을 계획적으로 주도하여 왔습니다. 지난 20년 동안 미국의 교육현장에서 만난 한국관련 영문이야기책은 달랑 2권뿐, ‘Lost Names: Scenes from a Korean Boyhood’(김은국 저, 1998)와 ‘Years of Impossible Goodbyes’(최숙열 저, 1991)입니다. 미국에서는 교육용으로 연대기적인 역사책보다는 인물중심의 이야기들이 더 많이 읽혀지고 있습니다. 김일당 지음 ‘어머님, 당신이 그립습니다’의 영어번역 출판을 추천하는 이유가 거기 있습니다”
또 조지아 대학의 이향순 비교문학교수는 ‘번역자에게 보낸 편지’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일당의 자서전은 흥미진진한 역사적 사건과 격동의 시대를 살다간 걸출한 인물들의 밝혀지지 않은 일화를 통해 독자들로 하여금 근대의 의미를 새로운 각도에서 돌아보게 한다. 저자의 개인사는 기대와 절망이 혼재하던 20세기의 한국사회를 압축해놓은 모습이다.
하지만 이 책의 진정한 감동은 삶의 높은 파고에도 굴하지 않고 예술에 대한 열정과 집념을 통해 표류하는 자신의 정체성을 천착해 들어가는 한 인간의 진솔하고도 철저한 자기 성찰력에서 기인한다. 그 성찰력의 근원은 사라진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이었겠지만, 넓은 의미에서 그 그리움이란 인간 존재의 출발점에 대한 궁극적인 의문이라고도 볼 수 있다”
번역에 2년여가 걸렸고, 김준자씨와 도나 디에츠뿐 아니라 일본문학 교수에게도 표기법을 감수받는 등 쉽지 않은 작업이었지만 앞으로 해야 할 일은 더 많은 것 같다. 하루 빨리 이 소설이 미 공립학교의 추천도서가 될 수 있도록 애쓰는 일이다. 미주 한인들은 책을 구입하여 자녀들에게도 읽히고 타인종 친지들에게 선물함으로써 도울 수 있다.
‘The Lost Mother by Iltang(Kim Tae Shin)’(iUniverse 출판, 1-800-288-4677 ext.5035)는 반스 앤 노블과 아마존 닷컴에서 구입할 수 있다. 정가는 32.95달러이지만 대개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다.
김준자씨는 연세대학교와 일리노이 주립대학 화학과를 졸업하고 시카고 대학, 피츠버그 대학, 3M에서 연구원으로 재직했으며, 인디아나 퍼듀 대학의 강사를 역임했다. 저서로 ‘삶을 풍요롭게 하는 생활의 지혜’가 있고 번역서로 ‘상처받은 마음 말씀으로 치유하는 지혜’(Healing Wisdom from the Bible), ‘아침마다 만나는 행복’ ‘한세상 살다보니’ 등이 있다.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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