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자도 우리 고객” 마인드 바꿔
빚에서 벗어날 방법 알려주며 적극 영업
지불불능 몰린 소비자 경기침체 맞물려
2001년 이후 2배나 늘어 “더 바빠져”
경기후퇴에 때맞춰 부채 수금 업계가 무자비하게 사람들을 물고 늘어진다는 평판을 불식시키기 위해 작업중이다. 그렇다고 돈을 안 받는다는 것은 아니고 동정심 많고, 도움을 주는, 착한 세력으로 비쳐지기를 원하는 것이다. 채무자를 “우리 고객”이라고 부르기 시작했으며 수금원이 전화를 하면 어떻게 응대할지 요령을 귀띔(물론 기본은 채무의 완납이다)하고 있다.
부채 수금은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도 한때 종사하던, 미국의 오랜 전통임을 지적하면서 요즘처럼 실업이 늘어날 때 자기들은 사람을 고용하고 있음을 내세우기도 한다. 수금업계의 제일 큰 단체인 ACA 인터내셔널의 법률고문인 로잔 앤더슨은 “수금업자들도 사실은 소비자들에 마음을 쓴답니다. 어떻게 하면 빚에서 벗어날지 가르쳐주고 싶어하죠”라고 말한다.
그러나 너무 많은 사람들이 너무 많은 빚을 지고 있어 수금업은 정부가 가장 빨리 성장하는 업종 중 하나로 꼽고 있다. 2016년께는 이 업종에 50만명이 넘는 고용이 예상되는데 이는 10년만에 23%가 증가하는 것이다.
정부가 그런 추산을 하던 2006년은 비교적 경기가 좋을 때로 많은 사람들이 집을 재융자해서 청구서를 지불하고 있었는데 경기가 급속히 곤두박질쳐 버린 것이다. 경기가 약간만 후퇴해도 수백만명이 지불불능 상태가 될 수 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 경제학자가 분석한 신용조사소 데이터에 의하면 크레딧 카드, 자동차, 주택이나 융자금 페이먼트를 최소한 4개월 밀린 채무자 숫자는 2001년 경기후퇴 이후 2배가 늘어 거의 700만명이나 된다.
청구서가 지불되지 않으면 크레딧 카드 회사, 병원, 상점이나 기타 채권자들은 보통 스스로 수금을 하려 하지만 그래도 안되면 수금회사로 넘기거나 제3의 기관에 매각한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 연구에 따르면 2005년에는 514억달러, 15만건의 부채가 그렇게 넘겨졌다.
경기가 나빠지면 수금회사들은 일이 많아지지만 그렇다고 수익이 느는 것은 아니다. 일자리를 잃은 채무자들은 지불할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업계는 수금을 덜 적대적으로 할 수 있으면 성공률이 높아질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다. 부채 구매업자 및 수금업자 단체인 DBA 인터내셔널의 개리 우드 회장은 “대부분의 고객들은 빚을 갚고 싶어한다”고 말한다. “고객들도 빚을 갚을 필요를 충족시키고 우리도 가족을 부양할 수 있는 관계를 원합니다”
ACA 인터내셔널은 그 재단을 통해 개인 금전관리 강좌를 개발하고 있다. 다음 달에 웹사이트에 올리고 전국지 신문 광고로 판촉을 할 예정인데 그 초안을 살펴보니 수금자의 관점으로 되어 있다. 즉 신분도용 범죄 피해자에게는 연방통상위원회에 접촉할 것을 권장하면서 수금업자에게 불만이 있을 경우에도 똑같이 할 수 있음은 밝히지 않고 있다.
수금업계가 홍보를 강화하는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경기가 나쁠 때는 의회나 정부의 규제기관들이 수금업자들을 더 꼼꼼히 감시하기 때문에 선수를 치고 나온다는 것이다.
2000년대의 비교적 경기가 좋던 시절에도 수금업계에 대한 불만은 꾸준히 증가, 최근 통계인 2006년에 연방통상위원회에 접수된 제3자 수금원에 대한 고발은 6만9,204건으로 2001년에 비해 4배 이상 증가했다.
수금원들이 부채의 성격이나 금액, 법적 상태를 잘못 전했다는 사람이 많고, 반복해서 또는 계속해서 전화를 걸어 괴롭히거나, 상스러운 말을 썼거나, 페이먼트를 준비하지 않으면 무시무시한 일을 겪을 것이라고 위협했다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수금업자들은 그런 불평은 연간 채무자들과 나누는 수 억건의 대화에 비하면 새 발의 피로 그것 때문에 규제가 강화되어서는 안될 것이라 반박하고 있다. 자신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ACA 인터내셔널은 이 달에 워싱턴에 풀타임 로비 사무실을 개설했다.
또 다른 채권자 단체인 전국소매수금대리인협회는 거물 홍보회사인 ‘웨거너 에드스트롬 월드와이드’를 기용하고 연방의회에 자신들의 주장을 전달하기 시작했다. “의회나 규제기관에서 변화가 생길 경우, 의도하지 않았던 결과가 나타나지 않도록 확실히 하기 위해서”라고 이 협회 회장 로버트 마코프는 말했다.
마코프의 그룹은 부채업계에서 점점 두드러지는 부분인, 채권자들에 고용되거나 직접 채무불이행 구좌를 매입하는 법률회사를 대리한다. 채무자에게 전화해서 바람직한 결과를 얻지 못하면 변호사들은 소송을 하거나 월급을 차압한다.
이 협회 회원 숫자는 지난 5년 사이에 44%가 증가, 820개의 법률회사가 가입하고 있다. 이제까지는 ACA 인터내셔널의 그늘 아래 영업했지만 최근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변호사들이 윤리적으로 부채를 수금한다는 의식을 대중에게 심으려는 것입니다. 우리와 같은 훈련을 받지 못한 사람들과 도매금으로 함께 취급당하는 건 공정하지 않습니다”
<뉴욕타임스 특약-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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