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9월 NBC-TV의 코미디 시리즈 ‘오피스’의 4번째 시즌 첫회가 방송됐을 때 5명중 1명은 텔리비전이 아니라 컴퓨터로 시청했다. 닐슨 미디어 리서치에 다르면 방송 시청자는 970만명, 일주일 동안 인터넷에서 스트림된 횟수는 270만번이었다.
수백만명의 소비자들에게 텔리비전 프로그램을 컴퓨터 스크린으로 보는 것이 이제는 평범한 일이 되어버린 것이다. NBC의 조사실장인 앨런 워첼은 “비상하게 빠른 속도로 주류 행태가 됐으며 대학생이나 젊은이들만이 아니라 전 연령층이 그렇게 하고 있다”고 말한다.
지나간 프로그램까지 인터넷으로 언제든 시청
모든 연령층서 확산‘그레이 해부학’의
ABC.com 스트림 횟수는 2,600만건에 달하기도
작년 10월에 닐슨 미디어 리서치가 시행한 연구 결과 지난 3개월 사이에 인터넷 사용자 4명 중 1명은 텔리비전 프로그램의 한 회 전체를 인터넷에서 스트림했다. 18~34세 연령층이 39%였고 놀랍게도 35~54세에도 23%나 됐다.
온라인에서 가장 인기있는 쇼 중 하나인 팍스 TV의 만화영화 ‘패밀리 가이’를 만든 세스 맥팔레인은 “우리는 지금 미국 사람들이 텔리비전을 보는 방식의 변화를 목격하고 있다”면서 “40년 전 컬러 텔리비전이 나오면서 사람들이 TV에서 보는 것이 바뀌었던 것처럼 이제는 사람들이 TV 없이도 TV를 보게 됐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TV 프로그램을 시청하고 있지만 방송국들은 온라인 시청자의 숫자와 시청 빈도에 관한 데이터는 공개하지 않는다. 인터넷 시청자들은 텔리비전 시청자들보다 광고비를 훨씬 덜 벌어주기 때문이다.
텔리비전에서 가장 인기있는 프로그램은 온라인에서도 가장 많이 시청된다. 컴퓨터 모니터로 보면 출연 인물들의 얼굴이 조금 흐릿하게 나오더라도 ABC-TV의 ‘그레이 해부학’은 지난 6개월 ABC. com에서 2,600만번 이상 스트림됐다.
‘히어로즈’‘어글리 베티’‘CSI’‘하우스’‘가십 걸’도 온라인에서 히트인데 인터넷판 시청률 집계기관은 아직 없으므로 얼마나 많은 프로그램들이 스트림되는 지는 확실히 알 수 없다.
지난 1월 라스베가스에서 텔리비전 업계 간부들에게 연설하면서 NBC 유니버설의 제프 주커 사장은 1년 남짓만에 NBC.com의 비디오 스트림 건수가 5억건을 넘었다고 지적하면서 그것을 어떻게 수익과 연결시키는가가 업계의 제일가는 과제라고 역설했다.
컴퓨터로 TV 프로그램을 보려면 ‘애플’의 ‘아이툰 스토어’나 ‘아마존’의 ‘언박스’ 서비스에서 돈을 내고 보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웹사이트에서 광고 후원이 되는 에피소드를 무료로 본다. 그래서 NBC 유니버설과 뉴스 코퍼레이션은 ‘훌루’라는 이름의 스트리밍 사이트를 곧 내놓는다.
‘훌루’ 같은 사이트에서 TV 쇼의 지난 에피소드를 무료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
방송국과 광고주들에게 한가지 좋은 소식은 인터넷으로 TV를 보는 사람들은 광고 내용을 더 잘 기억한다는 점이다. 아마도 온라인에서는 광고 숫자가 많지 않은데다 인구통계학적으로 특정 계층을 겨냥하기 대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재로서는 텔리비전과 인터넷이 가까운 장래에 통합될 것이라는 설이 유력한데 이미 골수 온라인 시청자들은 아예 PC 스크린을 TV로 이용하고 있다. 그저 초고속 인터넷 연결을 DVR 대신으로 여기는 이도 있다.
LA의 대본작가 피어 고프릭은 6개월쯤 전에 HDTV를 거실에 들여 놓았는데 그때쯤 텔리비전 방송국들이 일부 프로그램을 인터넷에서 HD 포맷으로 제공하는 것을 알게 돼 당장 고물 컴퓨터를 TV 모니터에 연결시키고 스트림을 시작했다. “갑자기 거의 대부분의 보고 싶은 프로그램들을 우리가 보고 싶을 때 거실에서 하이 데피니션으로 볼 수 있게 됐어요”
ABC의 워첼도 자신의 연구에 따르면 최소한 75%의 소비자들은 화질이 좋은 프로그램은 TV로 보고싶어 한다고 말한다. 즉 ‘오피스’처럼 대화 위주의 코미디는 랩탑이나 아이파드로 보기에 적합하지만 특수 효과가 많이 나오는 ‘히어로즈’ 같은 드라마는 대형 스크린으로 보는 편이 더 낫다는 것이다.
인터넷은 또 타임 머신 역할도 한다. 여러 프로그램의 과거 방송분들을 언제고 다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CBS가 취소했다 인터넷 팬들 때문에 작년에 되살린 ‘제리코’의 웹사이트에서 두번째 시즌이 시작된 2월 12일 이후 첫 한 주동안 비디오 시청건수는 130만쯤이었는데 그중 두번째 시즌의 첫회 시청은 절반이 조금 못됐고 나머지는 첫번째 시즌 시청이었다.
인터넷에서 새 프로그램을 찾는 사람도 있다. ‘훌루’의 제이슨 킬라 사장은 작년에 NBC 코미디 ‘30 록’이 재미있다는 말은 들었지만 한번도 보지 못하다가 인터넷에서 스트림해서 한 회를 보고는 그만 푹 빠져버려 틈나는대로 과거 방송분을 보고 있다. “방송 시간을 챙기거나, DVR을 맞춰 놓을 필요 없이 어떤 프로그램이 재미있는지 알아보기에도 좋고, 내용 전체를 보기에도 좋아요”
현재 ‘훌루’의 콘텐츠는 마이스페이스, 야후, AOL 및 다양한 다른 사이트에 널리 배포된다. CBS는 ‘CBS 오디언스’라 불리는 일련의 사이트에 배급한다. ‘월트 디즈니사’ 소속인 ABC는 자시 웹사이트에서만 스트림하게 한다.
그리고 지난달부터 모든 방송국들이 자사 웹사이트에 클래식 시리즈들을 추가시키기 시작했다. ‘스타 트렉’’맥가이버’‘A-팀’‘지니는 요술쟁이’ 같은 종영된 과거 인기 프로그램들도 온라인으로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팔 수 있는 광고 공간은 모두 팔아버린 방송사들이 새로운 기회를 찾기 위해 자료실을 연 것으로 CBS 인터랙티브의 수석마케팅 오피서인 패트릭 킨은 “광고주들의 관심이 대단하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 특약-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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