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겐 특별했던 너 극진히 장례해줄게
아침에 일어나 두살난 고양이가 밤 사이에 죽은 걸 알게 된 매릴랜드주 실버 스프링에 사는 케리 르보이어는 시체를 타월에 잘 싸서 자동차를 몰고 매릴랜드주 록빌 소재 작은 산업단지에 있는 ‘헤븐리 데이즈’ 동물 화장터로 가져갔다. 한 10대 소녀는 죽은 치와와를 넣은 핑크색 애완동물 캐리어를 꼭 안고 볼티모어에서 록빌까지 기차를 타고 찾아왔다. 같은 날 모르모트, 패러킷, 쥐를 키우던 사람들도 왔다.
업체마다 일주일에 50∼60건 고객 발길
기본 요금 150달러선 합동화장 40∼100달러
전직 교사인 린다 불이 1979년부터 소유하고 있는 ‘헤븐리 데이즈’는 개, 고양이, 흰족제비, 토끼, 카나리아, 보아 구렁이나 피라냐에 이르기까지 각종 애완동물에게 정중하게 맞춤식 화장을 제공해 왔다. 화장한 다음 재는 수제 목각함에 넣어 리번으로 묶고 뚜껑에 꽃장식을 해 애도하는 주인에게 돌려준다. 동물의 털을 잘라두는 것은 옵션이다.
딕 체니 부통령 부부도 최근 열살 먹은 개가 죽자 이곳을 이용했다. ‘헤븐리 데이즈’에서 동물 다섯마리를 화장시킨 르보이어는 “가족중 각별한 사람을 잃으면 특별하고 정다운 작별을 하고 싶죠. 이곳은 그럴 때 오는 곳입니다”라고 말했다.
애정 깊은 애완동물 주인들을 겨냥한 다른 제품 및 서비스들과 함께 애완동물 개별 화장 비지니스도 성장하고 있다. 2007년에 미국 사람들이 애완동물에 쓴 돈은 410억달러로 1996년의 지출액 210억달러의 거의 2배에 해당한다. 아울러 애완동물에게 죽었을 때도 살아있을 때나 마찬가지로 최상의 보살핌을 제공하려는 주인들은 더 많아지고 있다.
미국 애완동물용품 제조업자협회의 밥 비티어 부회장은 5~10년 전만해도 개별 화장 같은 서비스에 돈을 지불하는 사람은 극소수였지만 요즘은 사람들이 동물에게도 사람에게 하는 것과 거의 똑같이 모든 것을 해준다고 말한다.
‘헤븐리 데이즈’는 워싱턴 지역에서는 몇개 안되는 동물 개별 화장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다. 불이 이 사업을 시작했을 때만해도 일주일에 한 두건이 고작이던 화장은 요즘은 일주일에 50~60건, 연간 2,800건이다. 언제건 화장을 기다리는 동물이 50마리는 된다.
애완동물이 죽으면 주인은 몇가지 선택을 할 수 있다. 국제애완동물묘지 및 화장터협회 웹사이트에 따르면 애완동물을 자기 집 뜰에 묻으려면 해당 지역 조례를 살펴보고 결정해야 한다. 어떤 애완동물 묘지는 장례식도 제공하며 애완동물 화장터가 있는 동네도 있는데 화장은 수의사들이 알선할 수도 있고 주인이 화장터와 직접 접촉할 수도 있다. 동물을 개별 화장할 경우 비용은 그 동물의 무게에 따라 달라지는데 기본이 150달러 정도, 합동 화장의 경우 40~100달러 정도다.
워싱턴 DC 보건국 대변인에 따르면 죽은 동물을 동물보호소로 가져가면 거기서 태우는데 비용은 들지 않는다. 보호소는 또 주인이 개별 또는 합동 화장을 준비하는 동안 동물의 시체를 맡아주기도 한다.
‘헤븐리 데이즈’는 몇개 동물병원과 계약을 맺고 가끔 공동 화장도 하는데 매릴랜드주 베데스다의 켄우드 동물 병원 매니저 젠 터너는 60% 가량의 손님들은 개별 화장을 선택한다고 말했다. 매릴랜드주 포토맥 소재 세븐 록스 동물병원 대변인은 85% 이상이라고 말했고, 조지타운의 콜린스 메모리얼 동물 병원 사무장 홀리 젭은 대다수의 손님이 개별 화장을 택한다고 했다.
요즘은 애완동물이 죽음을 애도하는 것이 점점 문화적으로 용인되고 있다. 개와 고양이에 관한 책을 19권이나 쓴 아든 모어는 “슬퍼하는 것을 보고 10년 전만큼 비웃지 않는다”고 말하는데 애완동물이 죽어 상심하는 사람들을 위한 비상전화, 웹사이트(www.petloss.com은 개인이 운영하는 것이고 www.aplb.org는 미국 애완동물 사망및 애도협회가 운영한다), 수다방들도 있다.
매릴랜드주의 전문 카운슬러인 로빈 자이거는 고객들에게 자신의 슬픔을 말로 전부 표현할 것을 장려한다. “동물은 우리 삶에 사람은 주지 못하는 많은 밝은 빛을 비춰 줍니다. 자기에게 완전히 의지하는 존재가 있을 때 사람에게는 책임감이 고양되지요”
몽고메리 카운티 동물애호협회 보호소 옆에 자리잡은 ‘헤븐리 데이즈’의 전화는 쉴새 없이 울린다. 어떻게 할지 알아보려고 동물이 죽기도 전에 전화하는 사람들이 많아서다. 이곳의 화장비는 무게로 결정된다. 개와 고양이는 15파운드까지는 160달러(200파운드짜리 개라면 360달러), 햄스터나 이구아나 같은 작은 동물은 40~50달러다. 지급으로 하기를 원하거나 화장할 때 직접 지켜 보기를 원한다면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동물의 발자국을 찍어 액자에 넣은 것은 45달러다.
단골 손님도 많다. 전에도 이곳에서 고양이를 화장시킨 낸시 콜은 이번엔 안락사시킨 열아홉살 먹은 고양이 퍼지 버튼스를 가져와 퍼지가 좋아하던 바구니에 파란 담요를 깔고 노랑과 빨강 장미로 장식해 화장해 달라고 부탁했다.
‘헤븐리 데이즈’의 요금
15파운드 개 160달러
200파운드 개 360달러
햄스터 종류 40∼50달러
화장장면 참관 추가비용
발자국 기념액자 45달러
<워싱턴포스트 특약-김은희 객원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