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영국의 사상가 토머스 칼라일(Thomas Caryle, 1795~1881)은 ‘Today’라는 제하의 시 한 수를 우리에게 남겨주었다. So, here hath been dawning another blueday. Think, wilt thou let slip useless away? Out of eternity this new day was born. Into eternity, at night, will be return. Behold it aforetime no eye ever did. So soon it, from all eyes, is hid. Here hath dawning.(여기 또 다른 새 날이 밝아오도다/이 새 날을 그대는 무용하게 흘려버릴 것인가 생각해 보라/이 새 날은 영원으로부터 와서/밤이면 다시 영원으로 돌아갈 것이니/너는 남들이 보기 전에 먼저 이 새 날을 볼지어다/이 새날은 잠시 후면 모든 사람들의 눈에서 사라지리라/여기 새 날이 밝아오도다/그대는 이 새 날을 무용하게 흘려보낼 것인가 생각해 보라!)
칼라일에 세상을 떠난지는 백년도 넘었지만 그가 남기고 간 이 시는 아직껏 우리에게 생동감이 넘치는 교훈을 주고 있다. 오늘이란 곧 시간을 말함이다. 시간과 공간 속에 살아가는 인간에게 있어서 시간의 중요성은 구태여 말하지 않아도 다 잘 아는 바이다.인간이 세상에 태어나는 순간부터 철저하게 시간의 제약을 받으며 살아가는데, 주어진 시간은 곧 하나의 ‘기회’인 것이다. 이 기회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각기 인생의 가치 여하가 좌우되는 것이다.
인간은 편의상 하루를 24시간으로 제정하여 어제, 오늘, 내일(과거, 현재, 미래)로 구분해 놓았는데 사람들은 어제와 오늘과 내일이 마치 별개의 것인양 착각하며 살아가는 데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어제 떴던 태양이 오늘도 떴고, 오늘 불던 바람이 내일도 불건만 오늘과 내일의 시간이 같은 것임을 왜 모른단 말인가? 밤과 낮의 구분은 단지 지구의 자전현상 때문이며 다 같은 시간 속에 흐르고 있음을 왜 모르고 오늘을 24시간 속에 묶어 놓으려고 하는 것일까?
<영원한 오늘>이란 말이 얼른 보기에는 모순된 것 같지만 그렇지가 않다. 베드로는 “주님은 하루가 천 년 같고, 천 년이 하루와 같다는 이 사실을 잊지 마십시오”(벳후 3:8)라고 오늘의 영원성을 깨우쳐 주고 있다. 현대 실존 신학자 폴 틸리히(Paul Tillich, 1886~1965)는 ‘The Eternal Now’라는 책 가운데서 “창조는 영원으로부터 시간에로의 이동”이라는 말로써 영원한 오늘을 갈파하고 있다.
신불신을 막론하고 사람은 누구나 다 죽지 않고 영원히 살기를 바란다. 다시 말해서 인간 존재는 영원한 존재란 말이다. “영혼 불멸설”을 믿는다면 인간이 영원한 존재임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인간에게 주어진 시간 또한 “영원한 오늘”임을 확신하면서 살아가야 제대로 인생을 살아가리라 믿는다.
어제란 이미 지나가버린 오늘이고, 내일은 아직 오지 아니한 오늘인 것이다. 그렇담 인간에게 있어서 오늘보다 더 귀중한 시간이 어디에 있겠는가? 칼라일의 시를 다시 음미해 보자. 새 날이 밝아왔는데, 이 새 날을 어찌할 것인가? 시간은 쉴 새 없이 흘러가는데 어물어물 하다가는 그냥 허송세월만 하고 말 것이다. 오늘(새 날)은 영원에서 왔고, 밤이면 다시 영원으로 돌아가는데, 오늘이라는 시간을 놓치고 나면 다시는 볼 수 없다고 경고하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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