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칙 정해놓고 자제력 통제 훈련부터
엄마들의 눈높이는 자녀와 함께 성장한다. 자신의 자녀보다 한 살이라도 많은 자녀를 가지고 있는 부모는 그래서 자신보다 고수로 보이기도 한다. 또 하나 있다. 자녀의 선생은 왜 그렇게 ‘위대’해보이는지. 매 학년마다 그러하지만 특히 아이를 처음 품에서 떼어놓는 프리스쿨 선생은 젊은 부모들에겐 대단한 존재이다. 심정적으로 무조건 잘 보이고 싶고, 아부하고 싶고, 아첨까지 마다하지 않을 것 같은 것이 어린 것을 맡기고 돌아서는 부모의 심정이 아닐런지. 3, 4살 박이 프리스쿨러를 둔 부모들이 알아야 할 7가지 덕목을 페어런팅지 신년호를 통해 간추려 본다.
함께 놀며 상상력 자극
‘환상에 대한 센스’ 있어야
지친 몸과 마음 보듬어 줄
아이와 ‘감정이입’도 중요
1. 해결력(resolve)
진땀나는 2세(terrible two)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진땀나는 3~4세가 곧 이어진다. 흔히들 ‘테러블 투’라고 하지만 4세는 ‘테 테러블 포’이다. 말문이 열리고 자신의 주장이 세지는 2세에는 “안돼” “싫어”라는 말로 고집을 부린다.
그러나 어휘가 풍부해지고 사고력이 좀 더 정리가 되는 4세쯤 되면 권위라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여기에 도전해 보려고 하고 자신의 범위를 시험하기 위해 언어폭력으로 그리고 몸소 ‘난동’을 부린다. 컬러링북을 사주지 않으면 수퍼마켓에서 소리 지르고 집에 와서는 마룻바닥에 드러누워 발로 허공을 차며 땡강을 놓는다. 프리스쿨러들은 피곤하거나 배가 고프거나 당혹스러운 상황에서 이런 행동을 할 수가 있다.
그러나 때론 부모나 의사, 교사의 권위의 한계를 알아보기 위한 저의로 이런 행동을 하는 수가 있다고 아동심리학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때 부모는 명확하고 단호한 규칙을 정해놓고 그 범위 안에서 아이의 자제력 통제 훈련을 해야 한다. 너무 자세하게 잔소리 할 필요는 없지만 협상할 수 없는 범위를 정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지속성과 간결함이 열쇠인 것도 잊지 말도록.
2. 환상에 대한 센스(A sense of fantasy)
이맘때의 아이들은 아기 코끼리가 되기도 하고 외계인이 되기도 하며 요정 같은 발레리나가 되기도 한다. 상상력은 그들의 성장과 발달을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한다는 것이 전문가 의견이다. 얘기를 꾸미고 전개하며 어휘력과 논리력과 추리력을 확장시켜 가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모도 이들과 상상의 날개를 펴며 놀아줄 필요가 있다.
감독과 주연배우는 아이들이 하게 하고 부모는 그저 조력자나 조연에서 그치는 것이 좋다고. 예를 들면 “곧 적이 쳐들어 올 텐데 요새를 만들어 볼까?” 라던지 아니면 “어머나, 저기 악어가 있네! 어떻게 해야 하지?” 정도 선에서 그치고 그다음 전개는 아이와 아이 친구들에게 맡기라는 것이다.
이때 집에서 평소에 사용하던 물건을 세트나 무대복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혜와 관용을 베풀어야 한다. 둥근 투명화병은 좋은 왕관이 될 수 있으며 골프채는 좋은 깃대가 될 수도 있다.
3. 예견(Forethought)
2세까지는 물릴 줄 모르던 식욕이 4세부터 변하는 것은 아닌가 하고 걱정하는 부모들이 있다. 이맘때쯤의 아이들은 식탁에서 자신의 앞에 차려진 음식을 거부함으로써 부모와 파워 게임에서 조정권을 휘어잡으려는 당찬 욕심을 가지고 있다. 이를 부모들은 미리 알아차리고 아이가 음식을 거부한다고 해서 다른 것을 가져다가 바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스스로 굶기를 자청해서 몸을 괴롭히고자 하는 아이는 없다는 것이다.
하루 균형된 식사를 못했으면 일주일을 살펴보면 골고루 섭취를 하게 되어 있는 것이 생체리듬이라는 것. 따라서 오늘 그린 빈을 많이 먹었다면 내일은 치즈과 요구르트를 서브하는 식으로 식단을 짜야 한다. 그리고 아이로 하여금 식사 준비에 참여시키는 것도 편식을 막는 좋은 방법이다. 그렇게 하면 아이는 자신이 조정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면서 음식에 대한 편견이 줄어든다. 또 같이 그로서리 샤핑을 하면서 아이보고 식품을 고르게 하는 것이다. 음식의 질감, 맛, 색상에 일찍 노출시키는 것은 ‘친숙함은 좋은 것’이라는 등식을 활용하는 차원에서도 바람직하다.
4. 냉철(Stoicism)
프리스쿨러를 둔 부모로서 가장 어려운 일 중의 하나는 낯선 사람들 속에, 정글 같은 세상 속에 아이를 남겨두고 돌아서야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프리스쿨 교사들은 등교첫날 “아이들보다 부모들이 더 많이 울고 간다”며 꼬집는다. 부모로서 이 불편함을 잠재우려면 교사를 믿어야 한다. 그리고 아이는 잠시 부모를 떠나 있는 동안 혼자 결정을 할 것이며 스스로의 쓰레기도 버릴 것이고 더구나 재미도 느낄 것이라는 긍정적인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아이는 집에 돌아오면 당분간 다시 가짜 젖꼭지를 찾고 치마폭을 잡고 늘어지지만 차츰 혼자서 자고 젖꼭지 없이도 잠들고 독립을 향해 작은 발을 내디디게 되는 것이다. 아이가 칭얼댄다고 해서 프리스쿨을 쉬게 하거나 차에 태우고 빙빙 돌면서 지각을 시키지 말고 냉철하게 떼어놓는 습관을 들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5. 태연과 무관심(Nonchalance)
기저귀를 뗀 이 연령의 아이들은 ‘화장실 조크’를 하기 시작한다. 이때 긍정적이던 부정적이던 간에 부모의 반응이 너무 두드러지면 아이들은 이런 농담을 하면 이목을 끌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이를 때때로 활용하기도 한다. 또 이들은 말의 효능도 알아채가는 연령이므로 어떤 말은 극적인 효과가 있다는 것을 감지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엄마가 싫으니까 내 방에서 나가 주세요”라는 식이다. 이럴 때 당황하고 섭섭하지 않은 부모가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아이의 심리상태를 파악한 부모라면 과잉반응을 해서는 안 된다. “그래 ? 그 것 참 안됐구나. 엄마는 너를 많이 사랑하고 있으니 말이다”라면서 태연하게 방을 나와 버리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리고 화장실 조크는 집에서는 가끔 해도 되지만 학교나 친구 집, 공공장소에서는 해서는 안 되며 남에게 상처를 주는 말은 어떤 상황에서도 허용되지 않는 다는 것은 가르쳐야 한다.
6. 기민함(Dexterity)
프리스쿨러들은 작은 동작이 폭발적으로 발달하는 시기이다. 한발로 뛰고 단추를 잠그며 어설프나마 운동화를 신고 벗으며 벨크로나 끈을 통제하는 것이 이에 속한다.
이를 도와주기 위해서는 구슬 꿰기나 찰흙 장난이 도움이 되는데 이는 손과 눈 동작의 조화를 불러오기 때문이다. 또 케익 믹스를 만들게 하거나 아이와 함께 꽃을 심거나 빨래를 색깔별로 구분하게 하는 등 집안일을 돕게 하는 것도 아이의 작은 동작 발달에 도움을 줄 수 있다.
7. 감정 이입(Empathy)
규칙과 새로운 스케줄에 따르는 것은 쉽지 않다. 게다가 이들은 화장실 훈련도 받아야 하고 아기 침대인 크립에서 나와서 빅 키즈 침대를 사용해야 하고 또 동생이 생기기도 하는 등 짧은 시기에 급물살을 타고 내려가고 있다. 작은 마음과 몸이 고통에 시달릴 수도 있음을 부모가 감지하고 프리스쿨에서 돌아오면 마음과 몸을 보듬어 주는 시간을 가지도록 한다.
“선생님 말씀대로 따라 하기가 힘들지는 않았어?” “고집 센 친구와 잘 지내기가 좀 어렵지?” 등으로 아이의 마음에 쌓인 피로를 녹여주어야 아이는 또 힘을 받아 잘 자라낼 수가 있다는 것이다.
<정석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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