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전공을 선택을 위해서는 11학년이 되기 전 정식 적성검사를 2회정도 받아보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리처드 손 박사
적성 검사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참으로 해답을 찾기 어려운 것이 바로 ‘내 자신’에 대한 질문들이다.
내가 어떤 종류의 사람인지 나는 어떤 능력과 취향을 가지고 있는지 등 자신에 대한
정체성에 대한 질문에 객관적인 평가와 분석을 내리기란 결코 쉽지 않다.
특히 한 개인의 인생행로를 좌우하게 될 대학 전공 선택을 앞두고 전공과목의 선택 문제는
모든 학생과 학부모들이 가장 심사숙고해 결정해야 할 문제라 할 수 있다.
부모의 강권을 이기지 못해서거나 사회적인 평가나 주위 사람들의 권유에 따라
전공과목을 선택한다는 것은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설계할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또 고등학교 시절의 단순한 흥미나 관심 수준만으로
자신의 전공과목을 선택한다는 것도 무책임한 모험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진로를 결정하기 전 객관적이고 정확한 적성검사를 통해 자신의 능력과 관심 및
흥미 등을 평가해 보는 것이야 말로 진로 선택의 좋은 길잡이가 될 수 있다.
전문가를 통해 적성검사를 받아보고 스스로의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해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겨울방학을 의미 있게 보내는 방법 중 하나이다.
전문가들은 11학년이 되기 전 반드시 제대로 된 적성검사를 2회 정도 받아보고
이 결과를 전문가로부터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분석상담을 받은 후에야
진로를 결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적성검사 전문가인 리차드 손 박사로부터 적성검사의 모든 것에 대해 알아봤다.
흥미만 갖고 진로 결정 ‘무모한 모험’
9~10학년 때 2회 정도 받는 게 적당
객관적 결과물 전문가와 상담도 필수
●리처드 손 박사의 조언
■“적성검사는 자신의 정체성을 새롭게 정립하는 계기”
임상심리 전문가로 한인 학생들의 진로를 위해 임상에서 적성검사를 전문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리차드 손 박사는 “자신이 어떤 능력과 성격을 가지고 있는지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적성검사”라며 “적성검사를 통해 스스로를 알게 되고 이는 곧바로 학생의 인생 설계를 위한 정체성을 재확립하는 좋은 계기가 된다”고 적성검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손 박사는 적성검사를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로 명확한 목표를 설정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무엇을 할 것인지 뚜렷한 목표를 설정하고 계획을 세우는 작업이 적성검사의 가장 중요한 이유이며 적성검사를 통해 바로 자기 자신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적성검사는 진로 선택을 앞둔 고교생은 반드시 받아야 하는 검사라고 손 박사는 밝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직업적 가치관, 특정 직업이 요구하는 인지기능상의 자질 및 성격적 특성 소유여부, 그리고 학습 능력상의 장단점 등에 대해서 모호하게나마 생각은 가지고 있지만 모호한 개념을 구체적이고 객관성을 띤 문서화된 적성검사 자료를 보게 되면 자신이 지닌 자질에 대해 명확한 개념정립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손 박사는 “자신은 원하지만 자신에게 적합하지 않는 전공인 경우가 적지 않다”며 “대학에서 전공을 바꾸거나 또 대학원 갈 때 다른 전공으로 바꾸어서 불필요한 시간을 소모하게 되면 특정분야에서 전문가가 되는데 지장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진로 선택 전 반드시 적성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신의 진로를 정확하게 결정하여서 본인의 적성에 가장 맞는 분야에 가장 많이 그리고 가장 오랜 세월에 걸쳐 자신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여서 투자할 때 그 개인이 지닌 잠재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의 성격적 특성, 행동방식, 학습 능력상의 장단점, 그리고 지적능력 등에 대한 문서화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적성검사가 더더욱 중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적성검사 최적기는 9~10학년
9학년이 넘어서야 정확한 적성검사가 될 수 있다. 중학생의 경우 추상적인 개념이나 지각영역 등의 개념이 제대로 정립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너무 일찍 적성검사를 받는 것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적성검사를 토대로 자신의 평생을 좌우할 전공계획을 세워 진학 준비를 시작할 수 있는 9학년에서 10학년 시기가 가장 적절하다.
손 박사는 일부 학부모나 학생들 중에는 11학년이 지나서 이미 자신의 진로를 확정해 놓은 뒤에 적성검사를 받고 이를 통해 자신의 결정을 확인 받으려 하는 경우가 있으나 이는 바람직스럽지 않다며 비교적 진학 준비 초기단계라 할 수 있는 9~10학년 시기에 적성검사를 받아 진로 결정에 좋은 지침으로 삼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적성검사는 보통 성격검사(MBTI), 흥미관심 분야검사(Strong Interest Inventory Test), 지적능력검사, 학업성취도 테스트 등 네 가지 검사를 종합적으로 받게 되며 총 소요시간은 4~5시간이 걸린다. 전문가가 검사 결과를 분석하는데 별도의 시간이 필요해 결과 분석에 대한 상담은 검사 후 일주일쯤 뒤에 받게 된다.
적성검사를 받는데 드는 비용은 보통 400~500달러가 소요되나 검사자에 따라 700~900달러 정도까지 받는 경우도 있고 간소화된 형식의 적성검사의 경우 200달러의 저렴한 비용으로도 적성검사를 받을 수 있다.
대인관계 등 성격파악도 아주 중요
관심있고 지적능력 되더라도
상명하복·윤리성·감수성 등
성격에 맞아야 적응력 생겨
적성검사는 성격파악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오른쪽 책들은 성격과 관심도 검사를 할 수 있는 MBTI테스트, 스트롱 인터레스트 인벤토리 등 적성검사 전문서적이다.
■적성검사의 종류
적성검사는 보통 3~4가지 정도의 각기 다른 검사들로 이뤄지며 이 결과들을 종합 분석, 피검사자에 대한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적성을 파악한다.
일반적으로 △특정분야의 전공이나 전문 직업이 요구하는 고유한 인지적 기능을 갖추고 있는가를 살펴보는 표준화된 학습능력 검사 △인터레스트 인벤토리 검사로 불리는 흥미 검사 △지능검사와 유사한 지적능력 검사 △성격 검사 등 네 종류의 각기 다른 검사를 받게 된다.
(1)표준학력 테스트: SAT 형식의 문제 유형으로 학생의 학업성취도를 평가한다.
(2)지적능력 검사: 일종의 지능검사라 할 수 있다. Differential Aptitude Test가 주로 쓰인다. 언어, 수리, 기계, 공간개념, 추상개념, 지각적 정확도, 철자개념, 언어사용 등 8가지 능력검사를 한다. 대학의 거의 모든 전공이나 직업군에서 요구되는 언어능력, 일반상식, 수리능력, 추상적 개념능력, 작동 및 단기기억능력, 공간지각력, 사물식별 및 판단력, 그리고 사무 처리능력 등에 대한 테스트를 하게 된다. 웩슬러의 IQ테스트나 우드스탁-존슨과 같은 표준지능 검사(평균지능 100, 표준편차 15)를 통하여서 개인의 학습지능을 전체적으로, 그리고 영역별로 정확하게 파악 한다.
검사결과로 학생이 희망하는 전공분야나 직업이 요구하는 인지능력을 얼마만큼 갖추었는지 알아보게 된다.
손 박사는 “학생이 생물학을 전공하고 장차 의대를 가고자 한다면, 이 학문분야가 요구하는 언어능력, 추상적 개념능력, 수리, 공간지각력, 기억능력, 사물판단력 등에서 다른 학생들과 비교 가능한 표준지능지수를 산출해 학생의 인지기능상의 능력여부를 판단한다”고 말했다.
(3)흥미관심 적성검사:홀랜드 검사로도 불리는 Strong Interest Inventory(SII) 검사와 Self-Directed Search(SDS)가 가장 보편적이다. 현대사회의 모든 직업유형을 현실형(Realistic), 연구형(Investigative), 예술형(Artistic), 사회형(Social), 기업형(Enterprising), 사무형(Conventional) 등 여섯 가지로 분류한다.
검사를 통해 6가지 유형 중 어느 분야에 가장 큰 흥미와 동기부여가 되어 있는지 밝혀서 전공 및 진로선택의 참고 자료로 삼게 되는데 이들 6가지 직업유형을 지닌 사람들이 이미 대학에서 어느 전공을 선택하고 있는지, 또 어떤 진로를 선택하여서 성공적인 삶을 사는지 본인의 그것과 비교, 진로를 결정할 수 있다.
(4)성격검사: 주로 MBTI 인성검사 테스트가 활용된다.
손 박사는 “흥미검사와 지능검사 결과도 중요하지만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 바로 성격검사”라며 “흥미나 관심도가 높은 전공이나 직업이라도 직업이 성격에 맞지 않을 경우 전공 선택을 재고해 봐야 한다”고 성격검사의 중요성을 지적했다.
예를 들어 한 학생이 흥미검사에서 연구형으로 판별됐고 본인이 희망하는 전공으로 의학, 지능검사에서 표준편차 +1을 상회하여 115 이상의 IQ를 나타내 의과대학 진학을 위한 자질과 동기부여가 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이것이 곧바로 임상능력과 연결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학생이 의료 분야에 강한 의욕을 나타내 보인다 해도 그가 플로어 로테이션이나 인턴과정에서 불편한 인간관계를 처리하는 대인관계 기능, 정기적인 케이스 회합에서 자신의 의사를 논리적으로 피력하는 의사전달 능력, 상명하복의 조직 속에서 스트레스를 처리해 내는 정서기능, 환자의 기분에 귀 기울이는 감정이입 능력, 의사로서의 윤리문제 등 실제상황 적응능력은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학생의 성격적 특성이 전공 또는 직업 선택에 무엇보다는 중요한 고려사항이 될 수 있다.
■자신의 체험도 중요한 적성 판별법
여러 가지 검사를 받아서 자신의 적성을 파악하였다 해도 체험을 통하여서 자신의 적성을 알아보는 방법을 무시할 수 없다.
고등학교 때 또는 대학에 들어가서라도 그룹 활동, 자원봉사, 인턴 등 직접 체험해 보는 방식으로 스스로 자가 진단하는 방법도 좋은 방법 중 하나이다. 또 적성검사 비용이 부담스러울 경우 교육구나 학교를 통해 ‘직업선호도 조사’(COPS) 검사를 받을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적성검사와 분석상담은 반드시 자격증을 갖춘 전문 임상 심리학자에게 받아야 정확하고 객관적인 검사와 분석상담을 받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적성검사 결과 분석
6가지 유형별 적성분석과
그에 따른 전공 및 직업
임상 전문가들은 적성검사를 통해 보통 검사자를 6가지 유형으로 분석, 이에 적합한 전공과목과 직업을 조언해 준다.
(1)현실형(Realistic)
물질적, 생산적 결과가 나타나는 일을 선호하는 성향으로 정서적 안정감, 전통과 관습적 가치관을 중시하며 실용주의적인 경향을 나타낸다. 독자적인 일 처리형이라 할 수 있다. 엔지니어링, 컴퓨터 테크놀러지, 생물학, 경영 및 관리, 마케팅 등의 전공과목이 적합하며 직업으로는 의료기술자, 엔지니어, 경찰, 군인, 직업학교 교사 등이 어울린다.
(2)연구형(Investigative)
논리적이며 분석적이고 객관적 사고와 탐구에 몰두하는 성향을 나타낸다. 학구적으로 지적능력에 대한 확신감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의사, 약사, 지질학자, 물리학자, 화학자, 경제학자, 치과의사 등과 관련된 직업과 전공과목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3)예술형(Artistic)
자유분방하고 독립적인 성향을 나타내며 직관적이고 예지적이며 로맨틱한 성격을 소유하고 있다. 화가, 음악가, 건축가, 실내장식 등 예술과 관련된 전공과 직업을 갖는 것이 적합하며 방송, 사서, 변호사, 도서관 사서 등도 이 유형에 속한다.
(4)사회형(Social)
타인에 대한 배려나 도움을 주려는 성향이 강하고 조직 또는 단체지향적인 성격 유형이다. 사회형으로 나타났다면 카운슬러, 심리치료사, 교육자, 소셜워커, 인력관리 및 경영, 언론인, 검사, 변호사 등 법조인 등이 적합한 전공과 직업이다.
(5)경영형(Enterprising)
경쟁적이고 자기 주장을 강하게 펼치려는 경향이 있다. 돈, 권력, 물질적인 소유에 관심이 많다. 부동산 중개인, 금융전문가, 영업 및 마케팅 등과 관련된 전공과목과 직업이 적성에 맞다.
(6)사무형(Conventional)
기업이나 한 조직의 구성원으로서 적절한 역할을 수행하려 하며 자료를 다루거나 세밀하고 정확도를 추구하는 분야가 어울린다. 회계사, 은행가, 사무원, 비서, 정보처리 등과 관련된 직업과 전공과목이 적성에 맞다.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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