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막히게 오르는 개스 가격
신차 샤핑에도 영향… 일제차 인기
맵시·파워보다 마일리지 우선
유가가 기록적으로 상승하면서 연비가 자동차 구매시 중요 변수로 떠올랐다. 라카냐다 주민 알렉스 하투리언은 도요타 프리어스를 샤핑중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일이 전혀 아닌데다 가격도 비싸지만 연비가 워낙 좋아 거의 프리어스 쪽으로 마음을 정했다. 패사디나 도요타 딜러에서 팔리고 있는 2008년 모델 프리어스의 가격은 2만7,848달러. 가격도 결코 싸지 않은데다 매력적으로 생기지도 않았지만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로 오른다고 모두들 걱정들이니 실용을 선택했다.
급등하는 유가는 자동차 바이어의 구매성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35세 싱글인 하투리언에게 밋밋하고 전혀 인상적이지 않은 프리어스의 외관은 분명 매력적이지 못하다. 그러나 프리어스가 갤런당 시내 주행 48마일을 달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지 않을 수 없다. 그는 미제차는 살 생각이 전혀 없다. “미국은 좋은 차를 만들지 못해요”. 그는 어깨를 으쓱한다.
그것이 사실일 수도,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많은 미국 운전자들이 미국 차는 못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역시 사실이다. 이런 인상 때문에 미국 자동차 메이커들은 고전을 면치 못한다.
도요타, 닛산, 혼다가 리드하는 아시아 상표는 미국 시장의 41%를 점했고 점점 더 늘어나는 추세다. GM, 포드, 크라이슬러는 국내 시장의 51% 수준으로 그나마 하락하고 있다.
18세 캐롤라인 윌모스는 2007년 도요타 사이언 tC를 몰고 다닌다. 2만달러 이내로 살 수 있는데다 갤런당 시내 23마일을 달린다. 태어나고 처음으로 차를 살 때 “미제차는 생각도 안했다”고 한다. “도요타, 닛산, 혼다가 가장 좋은 차여서 그중에서 골라 사야 한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미제 차 딜러 관계자들은 이런 통념이 근거없는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린다. 아마 그들의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미제차 딜러에 고객이 없는 것은 사실이다.
아마 찾아간 시간이 주중인 목요일이고 아침나절이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패사디나의 여러 미국차 쇼 룸을 찾아가 봤을 때 고객은 없었다. 뷰익 폰티액 딜러의 세일즈 매니저는 비즈니스가 너무나 조용한 사정을 숨기지 않았다. “시장이 엉망”이라는 그는 판매가 일년 전보다 거의 40% 하락했고 작년에도 하락했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차가 일본 라이벌에 비해 모든 면에서 전혀 손색이 없다며 미국인들이 미국차를 더 많이 타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애국심을 내세울 것은 없다. 팔리게 하려면 소비자의 시선을 끌 만큼 차를 잘 만들어 팔아야 한다. 소비자들의 요구사항을 충족시켜 줘야 한다.
요즘처럼 개스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을 때는 더욱 그렇다. 연비를 도외시 하는 차는 환영받지 못한다.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우려가 높고 주유 가격도 크게 올랐다. LA지역 레귤러 개솔린 평균가가 3.3달러. 한달 전보다 31센트 올랐고, 일년 전에 비해 거의 1달러 올랐다.
기름을 벌컥 벌컥 들이마시는 대표적인 차 해머를 파는 딜러에 들어가 봤다. 탱크처럼 생긴 이 거대하고 뚱뚱한 허머 H2는 6만5,955달러란 가격표를 달고 있었는데 스티커 마일리지 정보란에는 “이 차에는 적용되지 않음”이란 이해 곤란한 말이 인쇄돼 있었다. 무슨 뜻이지? 마치 뭘 물어보냐는 투다. 대부분 자동차 리뷰에 의하면 H2의 마일리지는 시내 10마일 정도다.
허머 딜러의 비즈니스가 어떤지 물어봤지만 딜러측은 전혀 반기지 않았다. 어서 나가 주기를 바랬다.
다시 도요타 쇼룸으로 돌아오니 이 곳에서는 락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몇 명의 고객들이 진열된 차를 둘러보고 있었다.
도요타 딜러에서 85세의 노인을 만날 수 있었다. 2007년 프리어스를 정비하고 나오던 이 노인 고객에게 미국 자동차 구매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봤다. “좋은 아이디어예요. 디트로이트가 일본 차 만큼 좋은 차를 만들 수 있기를 진정으로 희망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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