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산서원에서 한국의 건축양식에 대한 세미나를 듣고 있는 연세대학교 언더우드 국제학부 수시합격생들 <언더우드 국제학부 자료사진>
미국 명문대학
합격해 놓고도
한국대학으로
지난 6월 크레센타 고등학교를 졸업한 윤호수(18·여)양은 미 최고의 명문대학인 코넬대학교 경제학과에 합격하고도 이를 포기하고, 대신 한국대학 진학으로 진로를 급선회하는 역유학을 선택해 최근 연세대와 고려대 법학과에 동시 합격했다. SAT 2,200점, SAT II 한국어와 수학 만점을 기록, 최상위권 점수를 얻은 윤양은 코넬대학교를 비롯 UCLA 경제학과, USC 경영학과 등 10여개의 미 명문대학으로부터 입학허가를 받아 주위에 부러움을 샀으나 “한국인으로서 국제무대에서 활동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한국대학에 진학, 커리어를 쌓는 것이 이 더 유리할 것 같다”며 과감히 한국 역유학을 결심, 한국명문사립대 진학에 성공했다. 미 명문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실력있는 1.5세, 2세 학생들의 한국대학 진학 바람이 불고 있다. 몇 년 전부터 조기 유학생을 중심으로 일기 시작한 한국 역유학 바람이 최근엔 1.5세, 2세 학생들에게까지 확산돼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어 1.5세, 2세 학생들 사이에 한국대학 진학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늘어가고 있다. 여기에 더해 한국의 명문대학들도 이같은 역유학생 유치에 적극 나서면서 문턱도 점차 낮아지고 있어 역유학 바람은 점차 더 거세게 불 것으로 보인다.
“학맥·인맥·네트웍 등 한국대학이 유리” 인식
고교 역유학도 늘어 2002년 979명쭭 04년 1,755명
■증가하는 역유학 추세
코넬대 입학허가서를 받고도 한국대학을 선택한 윤호수양의 경우처럼 최근 한국대학에 하버드, U-Penn 등 명문대 입학허가를 받고도 한국 역유학을 선택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
연대대학교 언더우드 국제학부의 경우 지원자 700여명의 약 절반 정도가 미국 등 외국에서 중고등학교를 다닌 학생들이었으며 이중 미국 시민권자나 영주권자도 상당수였다.
이화여대 국제학부도 2004년 350명이었던 지원자가 2006년에는 501명으로 매년 지원자가 증하고 있으며 신입생 대부분이 미국 등 외국 중고교를 다녔거나 졸업한 학생들이었다.
한국 교육부에 따르면 외국 고교에 재학 중이다 한국 대학 진학을 위해 고교에 편입하는 학생은 2002년 979명, 2003년 1,391명, 2004년 1,755명, 등으로 매년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윤호수양은 “나뿐만 아니라 미국에서 명문대 입학허가를 받고도 한국대학 진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주위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특례입시 학원에서 1년 이상 한국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1.5세들을 흔히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대학이 ‘커리어 플랜’에 유리
미 명문대 진학이 더 이상 최고의 성공요건이 아니며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미래설계를 하는 학생들에게 한국대학이 학맥과 인맥 등 인적 네트웍 축적과 취업에 더 유리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1.5, 2세 역유학생들이 미 대학 진학 실패자들이 아니라 미 명문대 입학허가를 받은 실력자들이라는 점에서 이들이 인생의 커리어 플랜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스스로에게 유리한 한국대학 진학을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기업의 임금, 복지 수준이 외국기업 수준에 육박해 있고 한국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들과 글로벌화한 한국 대기업들이 단순 유학파나 단순 영어 능통형 보다는 영어에 능통하면서도 외국과 한국 양쪽에 경험과 인맥을 가진 인재를 선호하고 있어 역유학을 더욱 부추긴다.
■한국 대학들도 1.5세, 2세 유치에 적극적
2004년 이화여대가 국제학부를 설치한 이래 연세대와 고려대가 국제학부를 설치하는 등 국제학부 설치로 해외 인재를 유치하려는 대학이 늘고 있다. 또 여기에 필기시험 없이 서류전형과 면접만으로 재외동포 학생을 선발하는 추세가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다 각 대학들은 미국 등 해외동포 거주지에서 입학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재외동포 인재 유치에 팔을 걷어 붙이고 나섰다.
고려대학은 지난 12일 워싱턴 DC에서 미국 내 고교를 졸업한 1.5세, 2세 한인학생들을 상대로 재외국민 전형과 글로벌 KU전형을 소개하는 입학설명회를 개최했고 서강대, 연세대 등 명문 사립들이 앞다투어 해외 입학 설명회 개최를 서두르고 있다.
서강대, 연세대, 성균관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양대 등은 내년 3월 중 미국에서 1.5세, 2세 고교 재학생들을 상대로 공동입학 설명회 개최를 계획 중이다.
“소수민족 약점 극복 되레 도움”
윤호수양‘역유학’사례
크레센타 고교 졸업
코넬대 경제학과 등
10여개 대학 입학허가
그러나 한국행 선택
연세·고려대 동시합격
코넬대학교 합격증을 포기하고 한국으로 역유학을 시도, 최근 연세대학교와 고려대학교 법학과 특별전형에 합격한 윤호수양(18·여·사진)으로부터 한국 역유학을 결심한 자신의 소신과 경험으로 터득한 역유학 성공비법을 들어봤다.
윤양의 부모는 현재 라크레센타에 거주하고 있다. 인터뷰는 이메일을 통해 일문일답식으로 이뤄졌다.
-왜 한국대학 진학을 결심했나
▲미국대학을 졸업한다고 하더라도 언어나 문화적 장벽으로 인해 취업이나 승진에서 불리하다.
따라서 오히려 소수민족, 1.5세라는 약점을 역이용해 한국대학에 진학하며 한국내 인적 네트웍 형성이 가능하고 한국시장과 관련된 다국적 기업에 취업하기도 더 수월하다,
-1.5세나 2세 후배들에게 한국 대학진학을 권유하고 싶은가
▲그렇다. 시민권이 있어서 제도적 불이익을 당하지 않더라도 소수민족이라는 특수성을 이점으로 만들려면 한국인이기 때문에 가능한 분야를 개척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대학 진학이 큰 발판이 된다. 한국대학들이 세계랭킹 상위권을 차지하지는 않지만 한생들의 수준이 낮아서는 아니다. 미국에 살더라도 활동 가능한 무대가 범 아시아권으로 넓어진 한국대학 졸업생들이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또 최근 한국대학들이 영어강의를 많이 개설하고 있어 학점관리도 부담되지 않으며 영어실력이 우수한 학생들은 우대 받는다.
-역유학하는 1.5세들이 주위에 얼마나 되나
▲지금까지는 주재원이나 상사원 자녀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주변에 12년 전과정을 미국 등지에서 마친 지원자들을 많이 보았다. 한국대학 입학을 원하는 1.5세들이 많이 늘고 있는 것 같다. 코넬대를 합격한 나 말고도 또 다른 코넬대 합격생, 시카고대학교 합격생 등이 연·고대 재외국민 전형에 지원했다고 들었다. 한국 명문대들이 최근 국제학부를 개설하고 영어강의를 늘리고 있어 한국말이 서툰 2세들의 역유학도 적지 않다.
-한국 대학에 진학하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한국대학도 이제는 획일적으로 점수만 보고 선발하는 방식을 탈피, 미국대학처럼 총체적 서류평가로 학생을 선발하는 방식으로 가는 다가가고 있다. 과거와 달리 서류평가와 면접만으로 재외국민 학생을 선발하는 대학이 늘고 있다. 연세대의 경우 수시1학기 전형에서는 서류와 면접, 고려대의 수시2학기 전형에서는 SAT I과 서류로 학생을 선발해 국, 영, 수 공부가 필요하지 않아 1.5세, 2세들도 얼마든지 지원할 수 있다. 학교 내신보다는 SAT, 토플 등 공인시험 성적이 중요하다. 특히 미국내 상위 30위권 대학의 합격증이 있을 경우 서류전형에서 안심할 수 있다. 다만 서울대의 경우 08학년도부터 재외국민 전형을 폐지해 특기자 전형에 지원해 한국 학생들과 경쟁해야 한다.
-진학 정보는 어디서 얻나
▲재외국민 특례입시 제도는 학교마다, 또 해마다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지원할 해 3월에 각 학교 홈페이지에 나오는 입시전형을 꼼꼼히 읽어보고 자신에게 유리한 전형을 찾아 준비해야 한다.
또 지원자격이 까다롭기 때문에 자격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각 학교에 직접 전화해 확인할 것을 적극 추천한다. 학원에서 대충 상담하고 1년간 특례입시 학원에서 준비하다 고3 중반이 돼서야 자격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 친구도 주변에 있다.
한국대학 진학하려면
서류전형·면접으로 선발대학 늘어
한국대학교육협의회(회장 이장무 서울대 총장)가 최근 발표한 2008학년 재외국민 및 외국인 특별전형 모집요강을 중심으로 한국대학 입학을 위한 특별전형의 주요 사항을 알아본다.
▲모집시기 :수시모집(수시1학기, 수시2학기 모집을 통합운영), 정시모집, 추가모집으로 구분 실시한다. 대부분의 대학인 140여개 대학이 수시모집에서 선발하며 20여개 대학은 정시모집에서 선발한다. 수시모집은 7월부터 12월 중순까지 각 대학별로 실시되며 정시모집은 12월 하순 경에 실시된다. 추가모집은 보통 정시모집 합격자 등록이 끝난 2월 하순에 실시한다.
▲모집정원 : 재외국민의 모집인원은 당해 학년도 입학정원의 2%(학과별 입학정원의 10%) 범위 내에서 정원외 모집으로 각 대학이 정한다. 그러나 외국 소재 학교에서 초중고등학교 12년 전과정을 이수한 한국 국적자와 북한 이탈자 및 외국인은 입학정원에 관계없이 선발한다.
▲지원자격 :각 대학별로 3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일반공통: 영주권 교포 자녀, 해외근무 공무원 자녀, 해외근무 상사 자녀, 외국정부 및 국제기구 근무 자녀, 초중고 12년 전과정 이수자 등으로 강원대 등 40여개 대학이 있다.
-일반 공통 일부 변경: 중앙대 등 74개 대학이 입학 허용기간 제한을 없애거나 완화하고 있다.
-입학대상 및 자격기준 확대:연세대 등 90여개 대학이 입학자격을 크게 완화해 해외에 거주하는 현지법인 부모의 자녀, 자영업자 자녀, 연수, 유학 출장자의 자녀, 선교사 자녀, 해외취업자 자녀, 기타 재외국민 자녀들에게도 지원자격을 주고 있다
▲입시방법 :서류전형이나 면접만으로 선발하는 대학이 늘고 있다. 연세대와 포항공대 등 50여개 대학이 서류전형 및 면접, 또는 서류전형만으로 선발하며 60여개 대학이 면접(구술)과 필답고사를 실시하며 극히 일부 대학이 국어, 영어, 수학 시험을 치른다.
▲대학입학 정보는 어디서 : 매년 재외국민 및 외국인 특별전형 모집요강 책자가 재외공관 등에 배포되며 대학교육협의회의 ‘대학진학정보센터 입학정보 홈페이지’(univ.kcue.or.kr)에 게재된다.
<김상목 기자>
sangmok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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