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긋하고 담백‘보약 따로없네’
벌써 다음 주면 이번 해 달력이 달랑 두 장만 남는 11월이다.
오곡백과가 무르익어 모든 음식이 풍성한 가을 끝에 찾아오는 겨울은 녹색 채소와 과일의
출현이 잠시 주춤해 지는 시기. 물론 요즘이야 푸르른 채소와 과일을 사시사철 구할 수
있지만 제철 만난 채소와 과일의 싱싱함은 흉내 낼 수 없다. 그러나 조물주의 섭리가 정말
오묘함을 깨닫게 만드는 것은 쌀쌀한 가을·겨울은 파릇파릇 푸르른 채소는 없지만 대신
땅에서 갓 뽑아 올린 뿌리채소가 제철을 만나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하다는 사실이다.
여름철의 뜨거운 햇살을 견뎌낸 뿌리채소는 녹색 채소에서 얻을 수 있는 비타민과 섬유소 등 영양이 듬뿍 담겨있어 겨울철 자칫 소홀해질 수 있는 영양도 보충할 수 있다. 땅의 기운을
듬뿍 간직한 뿌리채소는 또한 항산화물질이 풍부하며 칼로리가 낮아 아가씨들은 살찔
걱정이 없어 좋고, 생으로, 조림으로, 혹은 무침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어 주부들에게는 반찬 걱정을 덜어주는 팔방미인 식품이다.
제철을 만나 더욱 먹음직스러운 뿌리채소로 소박하면서 풍성한 식탁을 차려보면 어떨까.
우엉와 연근, 더덕, 도라지 등 맛도 영양도 풍부한 뿌리채소에 대한 영양정보와 이들을
이용해 만들어낸 맛깔스러운 요리를 소개한다.
한방선 해독·해열제로 사용
■뿌리채소로 꾸미는 ‘영양 요리’
더 덕
담백한 맛의 더덕은 인삼과 효능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사삼’이라고 불린다. 봄에는 어린 잎을, 가을에는 뿌리를 식용으로 사용한다. 예로부터 열을 다스리고, 가래 제거 등에 사용돼 왔다. 칼슘과 인, 철분 같은 무기질이 풍부하며 단백질과 지방, 탄수화물, 비타민 B 등 영양가가 골고루 갖추어진 영양식품이다. 위와 폐, 비장, 신장 등 내장기관을 튼튼하게 하고 피로를 없애는 강장 효과뿐만 아니라 피부 미용, 모유 분비 촉진 등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기관지염과 편도선염, 인후염 등 호흡기 질환에 좋다. 또한 허약하고 노쇠한 사람, 위나 폐, 기관지가 약한 사람, 추위를 많이 타거나 가래가 많은 사람들에게도 그만이다. 양념에 무쳐서 혹은 구우면 맛깔스러운 반찬이 완성된다.
더덕의 향긋한 냄새가 물씬 풍기는 더덕부추 무침.
■더덕부추 무침
재료: 더덕 4뿌리, 부추 1/2단, 양파 1/4개, 붉은고추 1/2개, 양념장(식초 2큰술, 고춧가루 1큰술, 설탕 1큰술, 참기름 1작은술, 통깨 1작은술, 다진 마늘 1/2작은술, 소금 1/2작은술)
만들기: 더덕은 껍질을 벗겨 얇게 저민 뒤 채 썰어 엷은 소금물에 담가 놓는다. 부추는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 물기를 빼고 2인치 길이로 썬다. 양파는 가늘게 채 썰고, 붉은 고추는 반 갈라 씨를 턴 뒤 채 썬다. 분량의 재료를 섞어 양념장을 만든 뒤 넓은 그릇에 더덕과 부추, 양파, 고추를 담고 양념장을 끼얹어 고루 버무린다.
연 근
살캉살캉 씹히는 맛이 일품인 연근은 예로부터 중국에서는 연근을 ‘먹으면 늙지 않는다’는 일명 ‘불로식’으로 취급해 올 정도로 신비로운 음식이다. ‘본초강목’에서도 연근이 “기력을 왕성하게 하고 모든 질병을 물리치며 오래 복용하면 몸이 가벼워지고 수명이 연장 된다”고 쓰여 있다고 한다. 연근은 비타민 C와 식이섬유, 칼륨 등이 특히 풍부하며 강장 피로회복 및 정신안정에 유효해 숙취 예방에 좋은데 특히 연근의 비타민 C는 녹말로 보호돼 있어 쉽게 파괴되지 않는다고. 연근은 또한 서서히 흡수되므로 소화 시간이 길어 먹고 나면 오랫동안 뱃속이 든든해 많이 폭식 할 염려도 적으며, 이밖에도 콜레스테롤 저하, 위벽 보호, 성인병과 암 억제 효과 등이 우수하다.
연근 초절임
■연근 초절임
재료: 연근 중간 크기 2개, 비트 1/2개, 설탕 1/2컵, 감식초 1컵, 죽염 2큰술, 물 6컵, 통후추 약간, 소금 약간
만들기: 연근은 원형으로 슬라이스 한다. 뜨거운 물에 소금을 넣고 연근을 살짝 데친 후 찬물에 헹군다. 물 2컵에 비트를 우려 비트물을 만든다. 여기에 연근을 넣어 물을 들인다. 물 4컵에 설탕과 죽염을 넣어 끓인 뒤 감식초를 넣어 단촛물을 만들어 식힌다. 단촛물을 연근이 들어가 있는 비트물에 붓는다. 밀폐용기에 연근을 차곡차곡 넣고 비트 촛물을 붓고 통후추를 넣는다.
우 엉
한 입 물면 달콤하면서 쫄깃하게 씹히는 맛이 일품이라 각종 밑반찬, 김밥 등에 많이 쓰이는 우엉. 신장에 좋고 간을 맑게 하는 이눌린이라는 성분이 풍부하게 함유 돼 있다. 또한 리구닌이라는 식이섬유가 많이 들어 있다. 리구닌은 특히 물에 녹지않는 장점이 있는데 대장암 예방에 효과가 좋으며 이뇨 효과가 있어 당뇨병, 가슴앓이, 위장, 피부병에 효과가 있다. 중국의 의학서인 ‘본초비요’는 “우엉은 피를 맑게 해주고 열을 내리는 작용이 있다”고 전하고 있으며, 가래와 기침, 인후병을 다스리고 모든 종기와 독을 제거한다고 소개했다. ‘동의보감’에도 “우엉 뿌리를 중풍, 종기 등에 사용하고 그 씨앗은 해독, 이뇨 효과가 있다”고 전하고 있다. 우엉은 조리할 때 껍질을 벗기면 공기와 접촉 되 곧 갈색으로 변하는데 식초를 탄 물에 담가두면 변색하지 않고 떫은맛도 뺄 수 있다.
김밥과 밑반찬에 많이 쓰이는 우엉을 채 썰어 튀겨내 고소한 맛이 그만인 우엉채 튀김 장조림.
■우엉채 튀김 장조림
재료: 우엉 200g, 밀가루 1/3컵, 식용유 적당량, 청 고추 1개, 홍 고추 1개, <장조림 양념> 간장 3큰술, 물 2큰술, 설탕 2큰술, 물엿 1작은술, 생강즙 1작은술
만들기: 우엉은 칼로 싹싹 긁어 껍질을 벗겨낸다. 껍질을 벗겨낸 우엉은 3인치 길이로 채 썬 뒤 냉수에 담가 검은 물을 뺀다. 우엉채를 담근 물을 여러 번 갈아주면서 식초를 조금씩 넣어 색이 변하는 것을 막는다. 청·홍 고추는 길게 반을 가른 뒤 속 씨를 털어내고 우엉과 비슷한 길이로 채썬다. 검은 물이 빠진 우엉채믐 체에 밭쳐 물기를 완전히 제거한 후 키친타월로 한번 더 물기를 없앤다. 물기를 뺀 우엉채를 그릇에 담고 밀가루를 넣은 후 물을 조금씩 뿌린 뒤 섞는다. 냄비에 식용유를 붓고 340도 정도로 달군다. 튀김 옷을 입힌 우엉채를 한 젓가락씩 넣어 튀긴다. 냄비에 분량의 장조림 양념 재료를 넣어 골고루 섞은 후 센 불에서 팔팔 끓인다. 조림장에 윤기가 나기 시작하면 우엉과 채썬 청·홍 고추를 넣고 센 불에서 빨리 조려낸다.
도라지
한입 물면 쌉싸름한 향이 입안 가득 퍼지는 도라지. 예부터 한방에서는 발열, 편도염, 설사 등에 도라지를 약용으로 사용했다. 도라지에는 씁쓸하면서 아린 맛을 내는 사포닌 성분이 풍부한데 이 성분은 가래를 삭이는 효과가 뛰어나 감기와 천식, 거담, 편도선염, 급 만성기관지염, 인후염 등 여러 질병에 광범위하게 약으로 사용된다. 도라지는 또한 탄수화물과 섬유질, 칼슘과 철분이 풍부한 알칼리성 식품으로 몸에 활력을 불어넣고 피로도 풀어준다. 무침 혹은 샐러드 등 입맛을 돋우는 반찬으로도 많이 사용된다.
쌉싸름한 도라지는 한방에서 발열, 편도염, 설사 등 약용으로 두루 사용되었다.
■도라지 샐러드
재료: 도라지 10개, 오이 1/2개, 빨간 피망 1/2개, 두부 1/4모, 통깨 1큰술, 식초 1큰술, 레몬 1조각, 죽염 1/2작은술, 꿀 1큰술
만들기: 도라지는 2인치 길이로 채썰어 소금물에 담가 쓴 맛을 뺀다. 오이는 반달 모양으로 썬다. 빨간 피망은 다진다. 푸드 프로세서에 통깨를 넣고 간다. 여기에 두부를 넣고 조금 더 간다. 여기에 식초와 꿀, 레몬 즙을 넣고 죽염으로 간을 해 소스를 만든다. 도라지와 오이, 채 썬 것을 소스에 버무리고 빨간 피망 다진 것을 살짝 뿌려 마무리한다.
<홍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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