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성생활’이 최고의 예방주사
최근 LA 카운티내 15~24세 젊은 층의 성병 감염 비율이 약 25%나 된다는 충격적인 연구결과가 뉴스로 보도되면서 성병(sexually transmitted diseases)에 관해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한국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올 9월까지 한국인 에이즈 감염자가 하루 2.1명꼴인 575명이 새로 발견됐다. 성병은 성 접촉에 의한 감염으로 생길 수 있는 모든 질환을 말한다. 흔히 성병하면 에이즈(AIDS)만 떠올려 자신과는 관련 없는 질병으로만 생각하기 쉽지만 간단히는 성기 사마귀, 허피스 등을 비롯해 자궁경부암으로 발전하는 HPV(인체 유두종 바이러스)까지 성병을 일으킬 수 있는 바이러스는 그렇게 멀리 있는 것은 아니다. HPV는 성생활을 하는 남녀에게 흔히 감염될 수 있는 바이러스다. 콘돔으로도 완전 차단이 어려운 바이러스성 성병도 있다. 또한 성에 관해 쉬쉬하는 한인들의 문화 특성상 자라나는 한인 청소년들에게도 성문제 앞에서는 입을 다물게 된다. ‘건강한 성생활’ 역시 ‘건강한 삶’의 한 부분이다. 청소년에게는 쉬쉬하기보다는 책임감 없는 성관계의 부작용이라든지, 성병이라든지 피임법 등에 관해서 건강한 성교육을 해야 한다. 성병에는 AIDS를 비롯해 클라미디아 감염증, 임질(gonorrhea), 매독(syphilis), 감염성 성병인 연성하감(chancroid), 성기 단순포진(HSV), HPV 감염 등이 있다. 이들 성병 중에서 AIDS, HPV, 트리코모나스, 클라미디아, 허피스(HSV) 성병, 임질 등은 어떤 질환들인지 알아본다.
AIDS·HPV 바이러스·임질·허피스 등
LA카운티 젊은 층 4명중 1명꼴 감염 충격
쉬쉬하지만 말고 피임법 등 성지식 가르쳐야
# AIDS (후천성면역결핍증)
HIV(human immunodeficiency virus)에 의한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세포 면역기능에 이상이 발생해 다른 질병으로부터 쉽게 공격당할 수 있는 면역체계를 파괴하는 질병이다. 쉽게 말하면 HIV에 감염되면 다른 질환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박테리아, 곰팡이 균이 몸 안에 침투했을 때 우리 몸의 면역기능을 훼방, 몸 안에 들어온 나쁜 바이러스나 박테리아와 싸우지 못해 병을 더 심화시키거나 합병증을 일으켜 목숨을 위협하게 된다.
AIDS가 보고된 지 25년이 흘렀지만 전세계에 약 4,000만명이 HIV에 걸린 채 살아가고 있다.
물론 무서운 질병이지만 전문가들은 예방과 관리가 가능한 질병이라고 지적한다. 최근에는 새로운 치료기술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어 관리가 가능한 질환으로 인식이 전환되고 있다.
감기와 비슷한 증세를 보이기도 하며 발열, 오한, 설사, 심한 피로감 등 증세를 거쳐 피부나 신경 증세, 심장질환 등 다양한 증세가 나타난다. 이런 감염 증세는 다른 질병에도 흔히 나타날 수 있는 것으로 AIDS가 의심되면 전문기관의 검진을 받아 정확히 검사해보도록 한다.
AIDS에 걸린다고 반드시 사망하는 것은 아니다. 치료제를 꾸준히 복용하고 세심하게 관리하면 건강을 유지하면서 나머지 삶을 살아갈 수 있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감염자의 혈액, 성 접촉(정액이나 질분비액), 모유 등 체액에 노출되면 감염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수영장, 목욕탕, 악수나 가벼운 입맞춤 같은 일상적인 접촉으로는 감염의 위험성은 없다. 모기나 곤충에 의한 감염도 낭설이다.
# HPV 바이러스
HPV는 성적 접촉에 의해 전염되는 가장 흔한 성병 바이러스로 성생활 하는 성인 50% 이상이 감염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HPV는 미국에서 여성암 발생률 3위에 해당하는 자궁경부암의 원인 바이러스다.
미 보건국 통계에 따르면 매년 600만명의 새로운 환자가 발생해 진단 받는다. HPV 바이러스 중에서도 16형, 18형, 31형은 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고위험 타입들로 자궁경부암을 일으킬 수 있는 바이러스들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많은 한인들이 HPV 위험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남성은 HPV 바이러스에 감염돼도 특별한 증상이 없다. 하지만 성 파트너가 여럿인 경우 남성 역시 감염돼 있을 확률이 높은 편. 자유로운 성생활을 하는 남성은 자신도 모르게 자궁암 원인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매개체 노릇을 하고 있을 수 있다.
HPV는 젊은 여성일수록 치명적이다.
전문가들은 너무 이른 나이에 성생활을 시작하는 것은 자궁경부암의 위험을 높이는 지름길이라고 경고한다. 여성의 10대 후반 혹은 20대 초반은 자궁의 모습이 갖춰지는 중요한 시기이다. 이 때 잦은 성관계를 가지면 암을 유발하는 인자가 쉽게 침투해 암으로 진행할 위험이 커진다. 전문가들은 “자궁이 안정 단계에 접어든 20대 중반 이후에 성생활을 시작할 것”을 조언한다.
약 120종에 달하는 HPV의 일부는 구강성교, 항문성교를 통해 각각 구강암이나 항문암을 유발하기도 한다.
지난 2005년도 스웨덴 연구팀은 구강암에 걸리는 젊은이들이 늘어나는 추세로 이들 중 36%나 HPV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구강성교를 통해 HPV에 감염된 사람은 구강암에 걸릴 가능성이 높은 편. 또한 HPV는 자궁경부암뿐 아니라 성기 사마귀도 일으킬 수 있다.
물론 바이러스가 체내에 들어온다고 해서 모두 감염되는 것은 아니다. 유전적으로 바이러스를 잘 받는 체질이거나 임신, 면역력 저하, 흡연 등이 감염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다.
남성은 자궁경부암의 원인 바이러스를 옮기는 역할만 할뿐, 아무런 증상도 나타나지 않는다. 감염돼도 금방 사라지거나 피부 밑으로 잠복하기 때문에, 감염 남성이라도 HPV가 검출될 확률은 50% 미만이다.
감염 여성의 80%는 1년 내 바이러스가 사라진다.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감염을 통해 암으로 진행되려면 짧게는 5년, 길게는 20년 이상 걸린다. 따라서 조기 검진이 매우 중요하다.
콘돔 써도 허피스는 60%만 예방
한번 감염되면 완치 어려워
과로·음주하면 계속 재발
성경험 일찍하면 자궁암 우려
20대 중반 이후 돼야 안전
#트리코모나스 질염
트리코모나스란 기생충에 의해 생기는 질환으로 여성에게 질염의 형태로 생길 수 있다. 물처럼 다량의 냉이 흐르게 되며, 누런색 혹은 녹황색을 띠기도 한다. 성관계로 전파되며 운동성이 좋아 요도와 방광까지 침입, 방광염이나 골반염을 일으킬 수도 있다. 25%의 환자에서는 특별한 증상이 없으나, 성관계 상대자 역시 치료를 받아야만 한다.
#클라미디아 감염
비임균성 요도염으로 남녀 모두에게 직장염, 요도염, 각막염을 일으킬 수 있다. 대부분의 남성은 감염된 지 2~3주 뒤에 증상이 나타나지만 여성은 감염돼도 아랫배 통증, 분비물 증가 등 비교적 증상이 가벼워 감염을 알아채기 쉽지 않다.
클라미디아에 감염된 임산부가 아이를 낳으면 좁은 산도를 통해 신생아가 각막염과 폐렴에 전염될 가능성이 높다.
또 감염을 방치하면 골반염, 방광염, 자궁경부염이 생겨 나중에 자궁외 임신이나 불임이 될 가능성도 높다.
물론 항생제로 나을 수 있지만 세균이 완전히 없어질 때까지 치료 받아야 하며, 치료 후에도 재검사해야 한다.
#허피스(HSV) 성병
정확히는 ‘Genital herpes’로 성관계 혹은 구강이나 항문섹스를 통해서 감염된다. 이 역시 남성, 여성 모두에게 흔하다. CDC에 따르면 청소년과 성인 중 6명 중 1명꼴로 발생한다. HSV 1 형과 2형이 있으며 입 주위에 단순포진이 생기는 것은 바로 HSV 1형에 의한 것이다. HSV 2형은 성기 허피스의 원인.
성기와 항문 주위에 물집이 생기고 찌릿찌릿한 통증과 견디기 힘든 가려움증이 생길 수 있다. 물론 실제로는 무증상인 경우가 더 많다.
콘돔을 써도 HSV 예방률은 60%에 불과하다. 특히 치료해도 증상만 완화될 뿐 HSV는 평생 환자의 몸에 잠복해, 배우자에게 점염시킬 가능성도 높다. 한 번 감염되면 완전 퇴치가 어려워 과로나 음주 후 만성적으로 재발할 수 있다. 면역력을 높여 재발을 막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
#임질
성생활을 통해 감염될 수 있는 질환으로 박테리아 감염에 의한 성병이다.
남녀 모두에게 발병하는 가장 흔한 성병인데 여성에게 증상이 거의 없다는 점이 클라미디아와 비슷하다. 남성은 임질균에 감염됐을 때 1주일 내에 요도에서 분비물이 나오거나 따갑고 자주 소변이 마렵다.
하지만 젊은 여성은 증상 없이 요도뿐 아니라 자궁난관까지 감염되고 골반염이 생겨 불임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드물게 증상이 나타나는 여성에게는 10일 안에 성관계시 통증, 소변볼 때 따갑고 아픈 증상, 아랫배 통증이 있고 질에서 피가 날 수도 있다.
임질 역시 항생제로 치료할 수 있지만 때를 놓치면 역시 임신부의 경우 산도를 통해 감염돼 태아가 실명할 수 있다.
콘돔으로 거의 완벽하게 예방되고 완치도 가능하다.
성관계 때 꼭 콘돔쓰고
문란한 성생활 말아야
■성병 예방법
의사들은 ‘건전한 성생활’만이 확실한 대책이라고 지적한다. 성 파트너 교체를 자제하고 성생활을 일단 시작했으면 반드시 정기검진을 받아야 한다.
-너무 많은 성 파트너나 문란한 성생활은 자제한다.
-성 파트너는 한 사람으로 고정한다.
-우연한 성 접촉은 완전히 피한다.
-콘돔을 착용한다.
-HIV나 HPV 등에 관해 정보를 얻어 배우고 다른 사람에게도 정확한 정보를 알려준다.
-성병이 의심되면 부부가 함께 검사를 받도록 한다. 성병 감염 여부는 소변이나 혈액, 분비물 검사 등을 통해 알 수 있다.
-청결한 생활을 한다.
-성 접촉 후 10일 이내 소변 보기가 불편하거나, 질 분비물의 색깔이나 냄새가 달라지거나, 성기에 이상증세가 나타났을 때는 즉시 주치의나 비뇨기과, 산부인과 등에 문의한다.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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