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철 <재정 컨설턴트·법학박사>
늘 현재 상황에 맞는 ‘조화’ 와 ‘균형’을
은퇴준비를 위한 재테크나 성공적인 은퇴생활 영위는 어찌 보면 마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같다. 교향악단에서 각기 다른 악기가 저마다의 소리를 내게 되지만 결국은 그 모든 연주가 아름다운 음악의 연출이라는 공동목표를 이루기 위한 것처럼, 은퇴계획 역시 여러 다양한 요소들이 잘 조화를 이룰 때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게 된다.
한 개인의 재정생활은 일생을 통해서 몇 가지 단계를 거치면서, 각 단계마다 최대 현안이나 과제가 달라지지만, 이를 위한 ‘필요조건’은 언제나 상황 변화에 융통성 있고 조화롭게 대처하는 것이다. 한정된 경험이나 상식으로 자신 주위에 울타리를 치는 경직된 자세로는 성공적인 재테크도 행복한 노후생활도 기약하기 힘든 것이다.
은퇴자금 마련을 위한 준비 단계에서는, 우선 여러 저축 수단들과 정부의 관련정책에 대해 기본적 지식을 갖춘 뒤 이것들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종합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직장의 은퇴플랜이나 개인은퇴계좌 (IRA) 등을 통해서는 세제상 혜택과 함께 은퇴자금 마련이란 ‘두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으며, 이를 위해 은행CD, 뮤추얼펀드, 주
식, 채권 등 다양한 금융상품의 ‘전술적 조합’을 빚어 낼 수 있어야 한다.
이른바 ‘투자 포트폴리오’를 짤 때도 역시 ‘조화’와 ‘균형’을 잊어선 안된다. 투자수익의 극대화와 포트폴리오 리스크의 최소화를 동시에 추구하기 위해선 이른바 ‘자산배분’(asset allocation)이란 과정을 통해 금융상품 군의 적절한 조합을 궁리해내야 한다.대부분의 경우에, 어떤 투자계획을 세우기 위해서 가장 먼저 결정해야 하는 것은 투자 기간이다. 투자기간의 길고 짧음에 따라 여타의 많은 사항들이 따라 변하게 되므로, 투자의 타임라인은 선행변수라고 할 수 있겠다.
은퇴자금이 목표라고 한다면 이는 중장기에 걸친 투자가 되기 때문에, 처음엔 주로 투자자산의 ‘성장’에 초점이 맞춰지게 되지만 은퇴연령에 점차 다가갈수록 ‘소득 창출’과 ‘투자리스크 회피’쪽으로 재정목표가 변하게 된다.
한편 투자 계획 수립시에 가장 결정하기 애매한 것이 ‘리스크 허용도’(risk tolerance)이다. 그래서 투자자 본인만이 이를 안다는 말도 있다. 투자 리스크에 대한 내성이 개인에 따라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점차 나이가 들어가면서 자산배분 역시 보수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이다. 이를테면 은퇴연령이 가까워 올수록 주식 등의 공격적인 자산을 줄이는 반면에 채권 등의 비율을 높이는 적절한 조정 작업이 필요한 것이다.
이 같은 숙고 끝에 일단 투자자산 배분에 대한 원칙이 섰다해도 ‘분산투자’(diversification)를 통해 같은 종목 또는 유사한 성격의 주식이나 채권에 과도하게 중복투자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또한 투자 포르트폴리오를 주기적으로 검토해서 개인적 형편 또는 시장에서의 변화 등을 반영해 나가야 하며, 필요할 경우에는 리밸런싱(rebalancing)을 시행해 당초의 자산배분 비율을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투자 포트폴리오 뿐만아니라 이를 포함한 전반적 재정계획도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해야 함은 물론이다.
일단 은퇴한 후에는, 각종 은퇴소득원에서의 인출 또는 사회보장 급부금을 둘러싼 관련 세제에 대해 정밀한 재정설계가 필요하게 된다. 특히 사회보장과 메디케어 등에 대해서는 포괄적 이해가 필수적이며, 상속문제도 구체적인 대처 방안 마련을 더 이상 미룰 수 없게 된다.재정적으로 큰 부족함이 없다 하더라도, 이쯤 되면 “노후생활이 돈만으로 행복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라는 인식을 새롭게 하게 되는 은퇴자가 많아진다. 그 동안 미뤄온 여행이나 휴식을 즐기는 것도 어느 정도인 것이다. 이런 점에서 행복한 은퇴생활을 위해선 재정적 측면 뿐 아니라 감정적 측면에서도 미리 계획이 필요한 것이다.
사실 모든 이에게 적용될 수 있는 어떤 ‘수학 공식’같은 특정 자산배분이나 투자요강, 또는 은퇴계획이란 있을 수 없다. 개인마다 사정이 다르고, 재정 목표도 다르고, 투자허용도도 다르고, 행복의 기준도 다 다르기 때문이다. 정작 중요한 것은 늘 현재 상황에 맞는 ‘조화’를 추구하는 일이 아닐까 싶다. 문의: (201) 723-4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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