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우미우가 출시한 가을 핸드백 컬렉션.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의 그린컬러 악어가죽 핸드백.
잇 백(it bag), 컴백
스타일을 바꾸고 싶은가. 만약 그저 새로운 분위기만을 원한다면 옷 한 벌 사는 것이 가장 빠르지만 스타일에 변화를 주고 싶다면 단연 핸드백을 바꿔야 한다. 물론 옷보다 가격이 비싸 선뜻 구입이 쉽지 않은 아이템이긴 하지만 한번 사두면 시즌 내내 혹은 일년 내내 특별히 비싼 옷이 없더라도 뿌듯하게 지낼 수 있으니까 말이다. 한동안 ‘잇백’(it bag·바로 그 백이란 뜻으로 최신유행 핸드백을 지칭하는 말)의 중원이 너무나 고요해 잇백의 계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닐까 걱정했지만 그 보상이라도 하듯 올 가을, 꽤 많은 브랜드들이 잇백의 조짐이 보이는 디자인들을 대거 쏟아내고 있다. 아마도 ‘확실한 유행이 없는 것이 유행’인 요즘 패션계에 바로 핸드백 하나로 확실히 튈 수 있을 것이라는 잠재심리에다 미니멀리즘의 유행으로 갈수록 단조로워지는 의상에 포인트를 줄 수 있는 것도 바로 이 핸드백이기 때문이다. 여자들이 핸드백에 넣어 다니는 것은 다만 화장품과 지갑만은 아니다. 거기에 여자들은 자신에 대한 욕망과 팬터지, 심지어는 자존심도 넣어 다니지 않던가. 올 가을 핸드백 하나 장만해 보려는 이들을 위해 유행 경향을 살펴본다.
유명 브랜드 일제히 신모델 출시 경쟁
페이턴트 강세 속 빅 클러치 인기 끌듯
가을 디자인 살펴보니
올 가을 패션 코드는 ‘미러 미러’(mirror mirror)다. 마치 쿠킹호일을 발라놓은 것처럼 반짝이거나, 혹은 커다란 크리스탈을 촘촘하게 박아 일종의 ‘거울 효과’를 낸 것이다.
은색과 금색, 광택 나는 소재를 이용해 미래적인 느낌을 많이 연출했던 퓨처리즘(미래주의)의 극단적인 현상을 반영한 것이다.
올 시즌 초반 미래주의가 패션을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뜨긴 했지만, 대중적으로 흡수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는 평가다. 때문에 봄·여름 시즌엔 주로 가방이나 신발 등 액세서리 부분에서만 소극적으로 미래주의의 요소가 발견됐다.
그러나 여름을 기점으로 가을·겨울까지 미래주의 트렌드는 확대, 발전돼 신발 등 액세서리뿐만 아니라 의류 등에서도 이러한 경향을 찾아볼 수 있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 샤넬이나 알렉산더 맥퀸, 버버리 프로섬, 후세인 살라얀 등이 가을·겨울 소재 의류에 반짝이와 크리스털을 대거 사용하면서 이런 경향을 뒷받침했고, 베르사체와 에스카다 등도 얼굴이 비칠 정도로 번쩍이는 가방을 내놓았다. 할리웃 스타들이 사랑하는 디자이너 크리스찬 루부탱(Christian Louboutin) 역시 호일로 감싼 듯한 광택의 가방과 신발을 내놓아 팬들을 유혹했다.
패션 전문가들은 “내년 초까지 이런 미래적인 추세는 더욱 확대돼 하이테크적인 광택감이 인조 소재뿐만 아니라 고급스러운 천연 소재로까지 확장될 것”이라며 “마치 전신이 보석인 것처럼 좀 더 반짝거리고, 더욱 눈부신 스타일이 인기를 끌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악어가죽 사랑 젊어지고 있다>
올 가을 유행 키워드
★ 크로커다일
고급 핸드백의 대명사였던 악어가죽의 인기야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불과 얼마 전만 해도 나이 지긋한 ‘사모님’들이나 들고 다닐 것이라고 평가 절하됐던 이 악어가죽이 젊은 트렌드 세터들에게까지 사랑 받고 있다. 따라서 천연 악어 가죽 색상이 아닌 핑크, 옐로, 그린을 넘어 골드와 실버 등 컬러풀한 옷을 입은 악어가죽이 지상으로 사뿐히 내려앉았다. 마이클 콜스, 펜디, 캘빈 클라인, 코치 등 다양한 브랜드에서 올 가을 다양한 색상의 악어가죽 백을 선보이고 있다.
★ 스몰 숄더 백(Small Shoulder Bag)
패션이라는 것이 원래 기존 질서에 대한 반항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올 시즌 체인 달린 어깨를 가로질러 메는 작은 핸드백이 유행한다고 해서 그리 놀랄 일은 아닌 듯 싶다. 어깨끈이 체인으로 된 스몰 사이즈 핸드백의 클래식은 단연 샤넬. 샤넬의 퀼티드 핸드백의 다양한 2007년 가을 버전이 현재 매장에 나와 있다. 또한 빅백 유행의 창시자 발렌시아가, 버버리, 펜디, 미우미우 등에서도 페이턴트와 컬러풀한 스웨이드 소재의 다양한 스몰 핸드백을 출시하고 트렌드 세터들을 유혹하고 있다.
★ 빅사이즈 클러치
만약 클러치는 파티에나 들고 가는 고정관념을 가진 이라면 올 가을엔 그 편견을 버려야 할 듯. 지난해부터 캐주얼에도 클러치를 드는 패션이 인기이긴 했지만 올 가을에 이르러선 핸드백과 비슷한 사이즈의 빅 클러치가 유행의 한가운데 있다. 디자인은 종이를 접은 듯한 느낌을 주는 사각에서부터 옛날 할머니 손 지갑을 부풀려 놓은 듯한 것에 이르기까지 다양한데 역시 소재는 압도적으로 페이턴트가 대세다. 올 가을 심플한 미니 드레스를 즐겨 입을 요량이라면 구두색과 어울리는 강렬한 페이턴트 빅 클러치를 위시 리스트에 올려놓는 것이 좋겠다. 호보 인터내셔널(Hobo International), 베시 존슨(Betsy Jonhson)등 캐주얼한 브랜드에서도 다양한 디자인을 내놓아 잇백처럼 비싼 핸드백이 부담스런 이들이라면 한번 샤핑에 나서볼 만하다.
★ 페이턴트(patent)
아마 올해 패션계서는 이 페이턴트를 빼놓고는 이야기가 불가능할 만큼 페이턴트의 인기는 여전히 하늘을 찌른다. 지난 봄 컬렉션에서 간간이 선보였던 페이턴트 소재 핸드백이 올 가을엔 전성기를 맞았다. 핸드백 만드는 브랜드 쳐놓고 이 페이턴트 소재 하나 없는 곳이 없으며 모든 라인들이 일반 가죽 소재 외에도 페이턴트는 꼭 옵션으로 추가시킬 만큼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는 올 가을 머스트 해브 아이템이다. 입생 로랑의 다운타운 핸드백 역시 이 페이턴트 소재는 거의 품절이라는 초절정 인기를 구가하고 있으며 미우미우, 발렌티노, 발렌시아가, 마크 제이콥스, 클로이 등 전통적인 잇백 브랜드들이 블랙과 화이트를 기본으로 브라운, 옐로, 레드 등 다양한 페이턴트를 선보이고 있다.
<글 이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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