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활보하는 한국인 위상에 감동
2001년 여름, 막내 여동생이 소설가로서 한국 문단에 정식 등단한 것과 작은 딸의 박사 학위 취득을 축하하기 위해, 세 사람이 같이 영국과 프랑스를 여행했을 때였다. 런던의 히드로 공항과 파리의 샤를르 드골 공항 진입로에는 삼성의 빌보드가 우뚝 서 있었다. 마치 지인을 만난 것처럼 무척 반가웠었다. 런던의 Westminster 대사원에서는 한글로 된 안내 책자를 받아들 수 있었고, 셰익스피어 기념관에서는 전 서울 대학교 피천득 교수의 번역으로 된 셰익스피어의 소넷 18번과 희곡 “맥베스”의 5막에 나오는 유명한 글귀의 액자도 접했었다. 이러한 것들은 영문학 석사학위 논문을 쓰던 시절, 여류작가 Virginia Woolf의 작품과 씨름하면서, 런던의 거리와 Trafalgar 광장의 장면들을 책을 통해서만 보았던 것을, 실제로 그 광장에서 Big Ben의 소리를 듣고, 작중 인물이 앉았을 곳을 찾는 것 이상으로 감명 깊은 일이었다.
2002년 여름, 이태리 일주 여행 때, Venice에서는 대우와 쌍용의 빌보드가 필자를 반갑게 맞아 주었었다. 또한, 13.14세기 문예부흥시대의 중심지였던 이태리의 고도 Florence 에서는 “홀쭉하고 작은” 대우 자동차가 좁은 길들을 비집고 다녔다. Dante가 연인 Beatrice와 거닐었다는 거리를 딸과 함께 거닌 것 이상으로 감명 깊은 일이었다. 1980년대에 현대 자동차가 처음으로 남가주의 도로를 활주하기 시작했을 때와는 또 다른 감회를 맛보았었다.
그리고 2006년 여름, 필자는 프랑스 일주 여행을 했다. Paul Cezanne와 Van Gogh의 그림에 나오는 하얀산 (St. Victoire)과 해바라기 벌판들을 보고, 그 옛날에는 그리스의 소도시였다는 Nice, Cannes, Monaco, Monte Carlo 등을 방문하고, 프랑스와 스페인의 국경인 Pyrenees산 정상에 올라가 본 것도, 그림에서만 보던 Monet의 정원을 방문하는 것도 좋았다. 또한, 루이 14세가 1638~1715년까지 살았으며, Bourbon왕조의 치세동안 프랑스의 수도였던 Lyon을 방문하는 것도 뜻 깊은 일이었다. 작지만 유서 깊은 도시 Avignon의 장터에서 캐나다인 일행과 함께 수백 마리의 매미의 합창소리를 들으며 Salad Nicoise로 점심을 든 것도 무척 인상 깊었었다. 그러나 그 작은 도시에서 한국에서 온 여행객들과 현대 자동차 딜러를 접하게 된 사실이 필자에게는 더욱 인상적이었다. 파리의 Champs Elysees 거리에서도 현대 자동차 딜러를 접할 수가 있었고, Notre Dame사원과 Louvre와 인상파 미술관에서는 가족단위의 한국인 여행객들과 대학생들의 단체 여행들도 많이 보았다. 또한, Seine강변에서는 한국 유학생들이 활달하게 행인들의 초상화를 그려 파는 것도 재미있어 보였다.
지난 6월에는 여동생과 함께 동구 유럽을 다녀왔다. 비엔나 공항에 내리자, 삼성의 LCD, TV의 광고판과 “만남의 장소”라는 한글 표지판이 우리를 반겨 주었고, LG의 광고판이 다뉴브 강변에서 우리에게 손짓하고 있었다. 부다페스트에서는 대우와 쌍용의 광고판이 우리를 맞이했으며, 삼성은 “The Leader of Digital World” 라는 광고로 행인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러한 것들은 “헝가리안 광시곡”을 바이올린 선율로 헝가리에서 듣는 것 이상으로 감동적이었다. 또한, 우리가 묵은 다뉴브강변의 Daniubus Thermal Hotel 객실에는 한국어 안내책자가 있었다. 베를린에서는 기아 자동차의 광고판이 우리를 반겼으며, 프라하에서는 현대의 버스가 거리를 누비고 있었고, 옛 왕궁의 진입로에는 “나부끼는 삼성의 깃발들”이 한국인 여행객과 우리 일행을 환영하고 있었다. 이와 같이, 세계 곳곳에서 “한국산”과 “한국인”들이 활보하고 있었다. 이제, 세계 속의 한국. 한국인의 위상을 몸소 체감하며 살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자녀들에게 이 가슴 뿌듯한 얘기를 해주어야 하지 않을까!
클라라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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