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이는 퓨처리즘이 포인트
올 여름엔 옷 입기가 더 난해해 질 것으로 보인다. 올 여름엔 최근 1~2년 사이의 유행경향이 지속되는 가운데 ‘반짝이’의 약진이 돋보이는 이번 시즌엔 워낙 극과 극이 함께 공존하고 이를 또 믹스 앤 매치해 줘야 하는 센스까지 가지고 있어야 하는 관계로 옷 입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일단 수많은 유행경향 중 맘에 드는 트렌드를 한 가지 선택한 후 다른 트렌드를 조금씩 섞는 방법으로 옷 입기를 시도하면 그렇게 힘들지 않을 수도 있다. 물론 유행경향이라고 무조건 따라하고 유행 아이템만을 잔뜩 사들인다고 패셔니스트가 될 수 있는것은 아니다. 결국은 강약을 조절하는 능력이야말로 올 여름 이 난해한 유행 트렌드를 소화할 수 있는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올 여름 유행 트렌드의 모든 것을 알아봤다.
전체적 실루엣은 단정하나 로맨틱한 장식으로 여성스럽게
원색 컬러로 강약 조절하고 상의는 길고 하의 짧게 매치도
#메탈릭 소재 인기
올 시즌을 대표하는 핵심 키워드는 누가 뭐래도 퓨처리즘이다. 세계적인 열풍을 반영하듯 돌체&가바나, 발렌시아가, 펜디 등의 브랜드에서는 비닐과 PVC, 플래스틱, 유리 등 다양한 소재를 옷에 활용해 퓨처리즘을 표현했다. 그러나 이런 소재는 쇼를 위한 옷일 뿐 실제 옷에 활용하기는 부담스럽다.
그래서 캐주얼 브랜드들은 미래적인 분위기를 가미하면서 실용적으로 입을 수 있도록 표면에 광택이 나는 소재를 다양한 옷에 활용해 신비하면서도 미래적인 느낌을 연출했다.
또는 티셔츠에 반짝이는 스팽글(spangle)을 달아 포인트를 주기도 한다. 그래서 최근 이번 시즌 퓨처리즘을 반영해 인기를 끌고 있는 캐주얼 브랜드 아이템들을 살펴보면, 표면을 광택 처리한 트렌치코트 변형 점퍼와 미래주의적인 프린트가 돋보이는 티셔츠를, 반짝이는 스팽글 원단으로 장식한 미니 드레스와 치마가 눈길을 끈다.
그러나 퓨처리즘이 유행의 핵심에 있다고 해도 패션 감각이 살짝 부족하거나 평소 고수하는 스타일이 있는 경우 쉽게 도전하기 힘든 게 사실. 이때는 가방이나 구두 등의 소품을 활용해 트렌디한 감각을 표현해 보자.
정장 스타일의 검정 재킷과 하얀 티셔츠에 골드 또는 실버 컬러의 가방과 구두를 포인트로 매치하면 과하지 않으면서도 유행에 뒤지지 않는 패션 감각을 드러낼 수 있다.
#여성스런 스포티즘
퓨처리즘과 함께 올 시즌 유행의 쌍두마차는 스포티즘. 몇 년 사이 스포티즘은 다양한 버전으로 변신하며 꾸준히 유행 스타일로 재활용되고 있다.
올 시즌 유행은 로맨틱한 분위기를 반영한 스포티즘. 스포츠 브랜드에서 나올 법한 기능성을 강조한 스포츠웨어가 아닌 여성스러운 장식과 실루엣을 가미한 부드럽고 세련된 느낌의 디자인이다. 흔히 ‘추리닝’이라 불리는 트레이닝복에 주로 쓰이던 기능적인 소재를 다양한 아이템에 활용하고, 트렌치코트에는 스포티한 장식이나 요소를 가미하는 등의 방식으로 표현된다.
2007년도의 스포티즘은 커리어우먼도 입을 수 있을 정도의 부담 없는 디자인으로 선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패션 전문가들은 “최근 여성복이 경계를 넘나들며 다양한 스타일이 선보이고 있다”며 “다소 어울리지 않을 듯 보이는 스포티즘 역시 여성복에 적극적으로 반영되고 있다”고 한다. 이외에도 커다란 사이즈의 셔츠 스타일 드레스와 야구 점퍼, 지퍼 여밈 재킷, 후드 점퍼 등도 유행할 전망이다.
“상의는 길게 하의는 짧게”
#미니멀리즘, 로맨틱하게
지난 시즌 메가 폭풍급의 위력을 발휘했던 미니멀리즘은 올 시즌까지 그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단순하고 간결함의 미학을 추구하는 미니멀리즘은 여성스러운 장식과 만나 한결 로맨틱하고 부드럽게 변한 것이 특징이다. 전체적인 실루엣은 단정하게, 대신 어깨나 소매에 일종의 프릴인 러플을 달거나 치마에 주름을 잡아 로맨틱한 장식을 가미하는 추세다. 자연스러운 실루엣에 볼륨을 살려 귀엽고 여성스럽게 미니멀리즘을 표현하는 것이 디자인의 핵심이다.
미니멀리즘의 영향력은 색상에 가장 강하게 남아 있는데 하얀색, 검은색, 회색 등 무채색이 계속 유행하고 있다. 파스텔 색상 역시 예전과 달리 회색이 섞인 듯한 톤이 인기를 끌고 있다.
미니멀리즘의 영향으로 지난해 롱 니트와 롱 티셔츠가 유행했다면 올 시즌에는 미니 원피스가 유행할 전망이다. H라인의 심플한 실루엣에 레이스 등의 과도한 장식이 배제된 깔끔하고 세련된 디자인. 러플 장식으로 포인트를 준 하얀색 블라우스에 정장 스타일의 재킷, 몸에 잘 맞는 슬림한 바지를 매치해 입으면 올 시즌 유행하는 로맨틱 미니멀리즘을 세련되게 소화할 수 있다.
#무채색과 원색 섞어 입기
하얀색과 검은색은 여전히 유행 색상의 핵심. 여기에 빨간색과 파란색, 노란색, 핑크 색상 등이 포인트 컬러로 등장했다. 퓨처리즘의 영향을 받은 실버·골드 컬러의 유행도 여전하다.
지난해 겨울이 검은색에 점령당했다면 올 봄은 한결 색상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올 시즌 컬러 코디네이션의 핵심은 원색 컬러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상·하의를 모두 검은색으로 통일한 코디네이션도 주목받고 있다. 기본 색상 검정은 패션 감각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색상이기도 하다. 어떻게 입느냐에 따라 밋밋해 보일 수도, 스타일리시해 보일 수도 있는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핵심은 검은 색상의 무거움을 로맨틱한 디테일로 보완하는 것. 레이스나 러플 등으로 여성스럽게 장식한 블라우스를 재킷 안에 입으면 단정하면서도 포인트 있는 감각적인 옷차림을 완성할 수 있다.
검은색 바지에 하얀색 재킷을 입으면 두 컬러가 조화와 대비를 이루며 심플하고 인상 깊은 옷차림으로 마무리된다. 하얀색·검은색의 색상의 조화는 가장 기본적인 공식이기도 하다.
실버와 골드 색상 옷은 검은색이나 하얀색, 회색 등의 무채색 옷과 함께 입으면 감각적이고 세련돼 보인다.
‘중간’이 사라지는 패션계
패션 전문가들은 무난하거나 모호한 사이즈가 패션시장에서 사라지는 게 요즘 추세라고 입을 모은다. 지금까지는 재킷의 경우 보통 허리까지 내려오는 게 일반적이었으나 최근엔 허리선이 보일 수 있도록 밑선이 허리 위로 올라가거나 아니면 극단적으로 히프를 덮는 제품 등이 인기라는 것이다. 즉 상의는 허리, 하의는 무릎이 기준선이라는 통념이 무너지고 있다는 얘기다.
소품 시장에서도 양극화 현상을 확인할 수 있다. 가방의 경우 손바닥 크기 만한 클러치 백 아니면 여행 가방을 연상케 할 정도로 큰 백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것.
전문가들은 “여성성이 강조되는 시기엔 무난한 스타일이 인기를 끌었지만 요즘처럼 여성의 활동성이 인정받고 있는 때엔 크기, 길이 등 어떤 면에서라도 독특한 스타일이 주목받고 있는 것”이라고 귀띔한다.
<올 여름 거리를 강타할 것으로 보이는 쇼트 팬츠. 히프를 덮는 가죽 재킷과의 언밸런스 코디가 시크해 보인다. <뉴욕타임스 제공>>
<올여름 패션 포인트는 상의 길게, 하의는 짧게다. 그러나 의상 코디가 완벽해야 촌스럽지 않을 수 있다. <뉴욕타임스 제공>>
<봄부터 패셔니스트들의 눈길을 끈 아노락(anorak)에 미니스커트가 멋스러워 보인다. 올 여름엔 이처럼 상의는 길고 하의는 짧게 매치하는 것이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 제공>>
글 이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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