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정직한 맛’느껴 보실래요
직접 반죽·NO조미료 국물… 땀과 정성이 ‘맛의 비결’
가족같은 단골 유난히 많아… 마더스데이에 선물 받기도
다전국수의 서씨 부부는 음식자랑보다 찾아주는 단골손님 자랑이 먼저다. 매일을 한결같이 점심으로 콩국수만 찾는 손님 , 하루도 빠짐없이 점심시간에 들러 메뉴를 차례로 바꿔가며 맛보는 손님, 매일 저녁 들러 가족들 것이라며 투고 해간다는 손님, 배달을 했더니 너무나 잘 먹었다며 감사전화를 하는 손님, 지난 마더스데이에 좋은 음식 해줘서 고맙다며 선물을 안겨준 손님, 자녀들에게 한국 전통 국수 맛을 느끼게 해 주고 싶어 자주 들른다는 손님… 결코 평범하지 않은 단골손님을 둔 다전국수의 서재권(50), 현숙(48)씨 부부는 참 행복한 사람들이라는 부러움까지 느껴진다. 단골손님 이야기를 들려주는 그들 얼굴에는 고객들에 대한 고마움과 뿌듯함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말이 쉬워 단골이지 매일을 빠지지 않고 들를 정도의 진짜 단골을 만들 수 있는 비결은 맛을 넘어 손님에게 심어준 ‘믿음’ 하나 말고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는것 같다.
잔치국수
다전국수는 손으로 만든 국수 전문집이다.
누구나 좋아하는 잔치국수, 열무국수, 칼국수, 수제비 등 평범하지만 군침 넘어가는 친근한 메뉴다. 재료가 비교적 단순하고 한국인이면 누구나 내 방식대로 한마디씩은 내세울 수 있는 ‘국수’와 ‘국물’이기에 맛으로 인정받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매일 찾아오는 단골손님은 복장이나 표정만 보아도 그날 일상과 컨디션이 보인다. 이쯤하면 얼굴 맞대고 사는 ‘가족’이나 다름없는데 말 그대로 가족 대접하듯이 하는 방법 밖에는 없다고 한다. 가족 같은 손님들을 대하는 자세는 그저 정성 깃든 손길인데, 이는 많은 것을 바꿀 수 있는 힘이기도 하다.
열무냉면
맛내기 위한 화학조미료, 물론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서씨 부부가 식당을 인수하고부터 일체 끊어버린 조미료 때문에 맛이 변했다, 심지어 맛이 없다는 불평을 들을 때면 마음이 흔들린 적도 있었지만 양심을 속이고 싶지 않은 뚝심하나로 버텨내었다고 한다. 조미료에 길들여진 입맛도 있겠지만 대부분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으므로 다행이 긴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열무김치 국물밖에는 들어가는 것이 없는 열무 국수를 맛본 손님이 대체 무엇이 들어가 이렇게 맛있냐고 되물어볼 정도라고 한다.
김치만 해도 다섯 가지를 담그는데, 반찬으로 내기 위해 매일 아침 버무리는 겉절이, 역시 반찬으로 내는 얼갈이배추 백김치, 김치 수제비와 김치 칼국수용으로 담그는 배추김치, 열무국수와 열무냉면 용으로 매주 새로 담그는 열무김치에 마지막으로 김치찌개 용 김치를 모두 따로 준비해 둔다.
당뇨, 속 쓰림 등으로 밀가루 음식을 피하는 손님들을 위해 도토리 국수나 메밀국수로 면을 바꿔 주기도 한다. 얼굴을 익힌 단골손님은 주문하지 않아도 당연히 국수를 바꿔내고 양을 많이 하는 것도 추가 비용 없이 기쁘게 해 드린다.
손으로 만든 국수 전문집답게 서사장이 직접 매일 반죽하는 수제비와 칼국수 역시 정성이 듬뿍 깃든 음식집이다. 손으로 반죽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힘들다고 종업원에게 미루기에는 본인 마음이 흡족하지 않다고 한다. 맛있게 먹을 손님들을 생각하며 땀흘려 정성으로 빚은 반죽은 뭔가 달라도 다를 것이라는 믿음 때문인데, 역시 쫄깃한 면발과 시원한 국물이 일품이다.
해물수제비
몇주 전 무더위가 찾아왔을 때는 문밖까지 기다리는 줄이 이어졌다는데, 직접 갈아 만든 더없이 깔끔하고 담백한 콩국수와 가슴속까지 시원한 열무김치 냉면이 맛과 건강 모두를 책임질 수 있는 메뉴이다.
날이 더워지면 차가운 음식뿐 아니라 오직 닭으로만 푹 고아 국물을 낸 닭칼국수, 해물수제비처럼 땀 흘리며 먹을 수 있는 메뉴도 인기다. 쫄면도 다전국수가 자신하는 인기 메뉴인데 매콤한 양념장 외에 쫄면을 미리 버무려 내는 사골국물 소스가 맛을 한층 더해준다.
김치 없이 멸치 국물 맛이 진한 멸다전, 입맛 없고 지칠 때는 매콤 달콤한 비빔국수, 직접 만든 만두, 칼칼하게 아주 매운 것이 특징인 떡볶이, 돌솥에 지글지글 익혀먹는 콩나물볶음밥, 양파 즙에서 숙성시킨 돈까스도 인기 분식메뉴이다.
다전국수에서는 손님들의 손이 닿는 모든 식기류는 깨끗이 씻어 화학품이 아닌 식초물에 삶아 소독한다. 위생검사도 당연 ‘A’. 검사관이 아주 흡족해 했다고 한다.
한번은 손님이 국수를 맛보더니 “이 집은 정직하게 장사하네” 라고 했단다. “무슨 말씀이세요?” 물으니 “이집 국수 맛이 정직하다구요”라는 말을 반복했다는 것이다. 국수를 맛본 기자의 첫 느낌도 그랬다. 참 정직한 맛! 수많은 맛 중에 정직한 맛은 어떤 걸까.
▲메뉴와 가격 : 국수류 6달러99센트~8달러99센
트. 밥류 7달러99센트~8달러99센트
▲주소: 4255 W. 3rd Street LA, CA 90020
▲배달전화: (213)384-1333
▲영업시간 : 월~토 오전 9~오후 9시.
<글·사진 이은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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