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말에 자라에 물리면 솥 뚜껑보고 놀란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렇듯 경험은 본능에 뿌리를 두어 현재의 의식으로 떠오르게 되고 그것이 흔히 얘기하는 잠재의식이라 볼 수 있습니다. 잠재의식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생각을 강화시키며 한번 뿌리를 내리면 쉽사리 없어지지 않고 본능을 자극하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사람은 평소에 자신의 능력을 30% 정도 사용한다고 합니다. 나머지 70% 정도가 잠재되어 있는 의식 속에 자리 잡은 능력이라고 합니다. 현재 의식은 이성, 논리, 형식, 계산, 자각, 비판, 도덕심 등을 형성하며 잠재의식은 정서, 영감, 암시, 추리, 직관력 등에 작용합니다.
잠재의식은 자신이 착용하는 의상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흔히 말하는 유행을 따라가는 것은 잠재의식의 발로가 아니고 현재의식의 발로지만 반드시 유행하는 옷이 아니더라도 개인별로 좋아하는 색상, 좋아하는 스타일을 가지는 것은 잠재의식의 발로 입니다.
어린 시절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어머니의 모습이 기억에 각인되어 있다면 자라서도 그것에 영향을 받게 됩니다. 즉, 한복을 입은 여성이 아름답게 느껴지고 어머니가 입었던 색상에 유난히 마음이 가는 그런 것 입니다.
가끔 영화를 보면 화려한 복장이 아니더라도 배역에 썩 어울리는 의상을 볼 수 있습니다. 단순히 청바지에 셔츠 차림이라 하더라도 극중 배역이나 혹은 배우와 아주 어울리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1960년에 제작된 자이언트라는 미국 영화가 있습니다. 당시 세기의 여인이라 불리던 엘리자베스 테일러, 미남 배우의 대명사 록 허드슨, 그리고 반항아의 이미지를 고착시킨 제임스 딘이 주연하는 웅장한 스케일의 영화입니다.
텍사스에서 유전이 발견되는 시점을 배경으로 한 영화라 지역이나 시대가 화려한 의상과는 거리가 멀지만 그 영화에서 단순한 셔츠와 청바지 차림의 제임스 딘의 모습은 배역과 실제 인물에 썩 어울리는 의상입니다. 어린 시절 그 영화를 본 기억이 있는 젊은이들은 그런 제임스 딘의 모습이 잠재의식으로 각인되어 있어 단순한 셔츠와 청바지를 입고도 자신에게 어울리는지 거울을 비쳐보게 되는 것 입니다.
이렇게 잠재의식은 자신이 좋아하는 패션 스타일에 알게 모르게 작용을 하게 됩니다. 요즘의 패션은 너무 유행에 민감하게 작용을 해 개성이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물론 유명 디자이너들의 패션쇼에 등장하는 의상들은 화려하고 특이하고 개성을 중시하여 제작되지만 사실 일반인이 구매하거나 입기에는 거리가 먼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가장 보편화된 유행을 따라가는 일반 패션은 젊은이들의 의상입니다. TV를 켜면 너나 할 것 없이 의상이나 화장이 획일화 되어 있는 인상입니다. 유행이 이것이다 하면 너도나도 그대로 따라가야 멋쟁이가 되는 것으로 잘못 인식되어 있기도 합니다.
잠재의식의 형성은 어떤 사건이나 당시의 느낌이 충격으로 작용해 마음속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것입니다. 만약 어떤 의상을 착용한 어떤 이의 모습이 긍정적으로 의식 속에 남아있다면 그 사람의 패션에 기본적으로 영향을 주게 됩니다.
패션의 유행은 창조가 아니라 순환이라 볼 수 있습니다. 아주 오래 전에 유행했던 것이 현대에 어울리게 약간의 변화를 통해 재창조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잠재의식은 아주 오래 전에 형성되어 자신의 뇌리에 남아 있는 느끼지 못하는 부분입니다. 어떤 스타일에 자신도 모르게 마음이 가거나 특정한 색상이나 디자인에 마음이 간다면 그것은 아주 오래 전에 자신 속에 각인되어 있는 잠재의식의 발로라 볼 수 있습니다.
그런 부분을 발견하여 자신의 의상이나 액세서리, 혹은 헤어스타일이나 화장에 적용을 해 본다면 남들과 차별된 개성 있는 스타일을 표출할 수 있을 것 입니다.
패션은 남이 입으니 나도 입어야 한다가 아닙니다.
아무리 유명한 디자이너의 옷이라도 내게 어울리지 않는다면 그것은 그냥 상품을 걸친 경우가 됩니다. 얼마짜리를 입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것을 입는 것이 중요한 것입니다. 그 어떤 것이라는 부분은 각자의 내면에 잠재하고 있는 의식 속에서 결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매력 있는 모습이 되고 싶다면 자신의 미래상을 잠재의식에 심어 놓고 그 모습을 기대해야 합니다. 우리의 잠재의식은 깊은 믿음과 같습니다.
아름다운 마음, 긍정적인 사물관을 가지고 살아간다면 좋은 잠재의식을 쌓아가는 밑거름이 되며 그것은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는 멋진 패션을 창출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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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아 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