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
색상·옷감 다양화 현대적 감각 가미
신부는 관례복으로 홍치마에 연두색 저고리가 기본이나 요즘은 신랑신부 모두 화려하고 밝은 색으로 변화하는 추세다. 치마는 홍색을 입지만 저고리는 아이보리나 흰색에 무늬를 넣는 것을 선호한다. 원단은 실크류 즉 명주가 기본인데 요즘은 가격이 싸고 물빨래가 가능한 폴리에스텔도 많이 찾는다.
신랑은 위아래 같은 색을 쓰면 깔끔한 느낌이 나기는 하나 최근에는 위아래 색을 달리하는 콤비가 유행이다. 저고리는 주로 신부의 색상과 같게 하고 바지는 연분홍, 은색, 하늘색 등을 입는다. 저고리는 정중한 색이 인기인데 네이비블루도 많이 찾는다. 미국 신랑들에게는 흰빛 나는 아이보리 바지저고리가 인기다.
친정어머니와 시어머니 역시 밝은 색을 입는 경향이 강한데 친정어머니는 위아래 분홍색 또는 핑크색 한 벌로 입는 것이 기본이다. 이유는 딸이 잘 살라는 의미로 분홍을 입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은 분홍색 치마에 화려한 꽃자주, 맨드라미 등 밝고 경쾌한 색의 저고리를 입는 추세다.
친정어머니가 체구가 크다면 치마는 짙은 색, 저고리는 옅은 색으로 입는 것이 좋으며 상체가 큰 어머니는 반대로 배색하여 입는 것이 좋다.
시어머니는 전통적으로 남색치마에 옥색 저고리 자주색 반회장을 입지만 이 또한 밝고 화려한 색으로 가는 경향이 뚜렷하다.
가격은 명주의 경우 400달러부터 시작되는데 많게는 1,000달러 이상 가는 한복도 있다. 결혼식에는 가능하면 개량형보다는 전통적 의상을 권하며 폴리에스텔은 명주보다 가격이 재질에 따라 300~ 500달러까지 차이가 난다.
백봉림 한복의 백봉님씨는 한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보관 상태라며 “이물질이 묻었을 때는 바로 세탁해야지 1주일이 지나면 명주가 이물질을 모두 먹어버려 세탁이 불가능해 진다”고 조언한다.
<함 보내기>
“전통 살리되, 실용성 있게”
함은 신부측에 신랑의 인적 사항등을 알려주고 이를 기초로 결혼에 적당한 길일을 잡도록 했던 한국 전통결혼식의 공식 절차 중 하나이다. 함은 옻칠을 한 칠함이나 화려한 자개를 사용한 납폐함을 사용했으나 요즘은 실용성을 강조해 신혼여행용 가방을 사용한다. 원래 함은 오동나무함이 가장 좋지만 가격이 비싸고 귀하므로 근래에는 은행나무함이나 한지에 다홍빛 물감을 들인 지함, 나전칠기함 등을 이용하기도 한다. 이곳 미국에서는 번거로운 함 절차를 생략하는 경우가 많고 신랑 친구들이 함을 지고 신부 집을 방문하는 ‘함 팔기’도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나 전통을 중시하는 일부 한인들은 신랑이 친구들과 함께 결혼 며칠 전 형식적인 함가방을 메고 신부 집을 방문해 음식을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갖기도 한다.
▲함의 내용물
함에는 혼서지와 청홍 비단의 혼수, 예물이 들어가는데 예로부터 예단은 두 가지 이상, 열 가지 미만으로 정하여 허세를 금지 시켰다. 함속에 넣은 예단은 치맛감 혹은 치마저고리 감으로 청색 홍색 비단(요즘은 한복 치마저고리를 보낸다), 백금 쌍가락지, 칠보 쌍가락지 1쌍이 예부터 내려오는 기본 물목이다. 이외에도 신부에게 줄 다른 혼수를 넣어 보내기도 한다.
▲혼서지란
혼서는 귀한 딸을 아들의 배필로 허락함을 감사하는 신랑 집의 편지이다. 내용은 대강 ‘변변치 못한 아들에게 소중한 딸을 아내로 삼게 해주니 고맙고 이에 대한 예절로 납폐의 의식을 행하니 받아 달라’는 것이다.
혼서는 종이를 규격으로 자르고 아홉간으로 접어 필묵으로 정성껏 쓰고 양쪽 끝에서 가운데로 모아 접어서 봉투에 넣은 다음, 네 귀에 금전지를 단 보자기에 싸서 상, 중, 하에 근봉을 한다. 혼서는 집안에 제일 높은 남자 어른이 쓰는 것이 원칙인데 요즘에는 포목집에서 인쇄된 것을 구입해 사용하기도 한다.
▲사주단자
생년월일과 시를 간지로 표시하는 것은 신랑 자신임을 확인하는 의미가 강하다. 맨 먼저 간지에 싼 분홍 저고릿감을 아래에 넣고 청 홍보자기에 싼 금가락지를 그 위에 놓는다. 이 사주단자는 안은 청색, 겉은 홍색의 겹보자기로 싼다.
▲함싸는 요령
함 바닥에 고운 종이나 한지를 여러 겹 깔고 혼서를 넣은 후 그 위에 홍색과 청색 비단을 순서대로 놓는다. 또 내용물을 다 채웠으면 홍색 겹보자기를 싸되 묶지는 않고 근봉이라고 쓴 종이로 감는다. 예전에는 함 끈은 무명천으로 어깨에 멜 수 있게 묶었는데 이 천으로 첫 아기의 기저귀를 만들어 쓴다고 했다.
▲함 보낼 때와 받을 때 예절
함은 신랑 친구들 중 첫 아들을 낳고 부부 금실이 좋은 사람(함진아비)이 진다. 함을 보내는 시간은 음양이 교차하는 시간으로 해가 진 이후이다. 때문에 함진아비는 청사초롱을 들고 불을 밝히면서 신부 집을 찾았다. 함을 기다리는 신부는 노랑 저고리에 분홍치마를 입으며 신부의 부모 역시 한복을 입는 것이 예의이다.
신랑집에서는 봉치떡을 정성껏 찐 다음, 시루째 소반 위에 놓고 그 위에 혼수함을 올려놓았다가 가지고 가게 한다.
함진아비가 함을 매고 갈 수 있도록 무명필로 어깨끈을 만든다. 걸방은 무명 8자로 된 함 질 끈을 마련하여 석자는 땅에 끌리게 하고, 나머지는 고리를 만들어 함을 지도록 한다. 함 끈 역시 한번만 잡아당기면 매듭이 풀리도록 하는데 이는 두 사람의 앞날이 술술 풀리기를 의미를 갖는다. 함진아비는 함을 도중에 내려놓지 않고 신부 집까지 가야 한다.
봉치떡은 신랑 신부 집 양쪽에서 모두 준비한다. 찹쌀 두 켜에 팥고물을 넣고 가운데 대추와 밤을 박아 만든다. 대추와 밤은 따로 떠 놓았다가 혼인 전날 신부가 먹도록 한다.
예로부터 신부 집에서는 함진 아비에게 맛있는 음식과 술대접은 물론이고 노자까지 챙겨주는 풍습이 있었는데 간혹 무리한 함값을 요구하여 즐거워야 할 날에 피차간에 얼굴을 붉히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사전에 신랑과 신부가 상의하는 게 좋다.
<이바지>
시어른 식성 고려 친정집 맛자랑도
이바지 음식은 본래 시댁의 사당에 새 사람이 왔음을 고하는 제를 위해 신부가 마련해 가던 음식이다. 요즘은 신혼여행을 다녀와 신부 집에서 하룻밤을 잔 후 신부가 시댁으로가 시댁 어른에게 인사를 고하며 처음 차려드리는 음식으로 의미가 바뀌었다.
폐백 음식과 달리 특별히 정해진 음식이 있는 것은 아니라 대개 육류, 전, 찜을 종류별로 한 가지씩 준비하면 되는데 시댁 어른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미리 알아 놓는 게 좋다.
요즘은 친정어머니가 특별히 만든 새로운 음식으로 이바지 음식을 대신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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