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 효용치 높은 한 분야 집중 때 성공
“우리 남편 왜 저렇게 줏대 없는지 모르겠어요.” 남자들이 매우 듣기 싫어하는 말이 이 “줏대 없다”는 소리가 아닐까 생각된다. “박력 없다” “용기 없다” 이런 말보다도 이 줏대 없다는 말은 남자들의 아픈 곳을 예리하게 찔러오는 듣기에 매우 거북한 말이다.
전화를 걸어온 여성은 남편이 이민 온지 10년이 되어 가는데 아직도 제대로 된 직업을 가지지 못하고 오늘도 뭔가 할 일이 없나 찾아다닌다고 했다. 그 남편은 어떤 일을 시작하면 그 일을 계속해서 하겠다는 생각보다는 하다가 그만 둘 궁리를 먼저 한다고 했다.
일을 시작할 때는 “이제 정말 내 평생 일자리를 찾았다”고 기세를 올려서 가족들에게 “이제는?” 하는 희망을 가지게 만들었다가도 어느 순간에 슬슬 그만 두는 쪽으로 집안 여론을 조성해서는 다른 가족들이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게 만든 다음에 슬그머니 그만둔다는 것이다. 그런 방식으로 지난 10년 동안 ‘안 해본 일 빼고는 다 해본’ 화려한 이력을 소유한 이 분은 단 한 번도 자신이 하기 싫어서 그만 둔다는 말은 하지 않고 “전망이 나빠졌다” “처음 생각한 만큼 수입이 없다” 등 이런 저런 구실을 만들어서 하던 일을 그만 둔다고 했다. 아직도 뭔가 ‘기회를 잡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남편을 두고 그 여성은 “평생 이러고 살아야 하나요?” 물어 왔다.
그 남편이 했다는 일들을 들어보니 많은 재주를 지닌 사람이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었다. 다른 사람들보다 쉽게 새로운 일을 배워서 시작한 다음 그 일을 하고 있노라면 금방 좀 더 괜찮아 보이는 일이 나타나서 그 일은 그만두고 또 새로운 일로 옮겨간다고 한다. 그렇게 10년이 후딱 지나갔지만 “이게 내 진짜 전공이요”라고 내세울 만한 일은 아직도 없다는 것이다.
이 분은 일을 시작할 때 항상 단기간에 완성된다는 일을 주로 찾아다닌다고 했다. 6개월 동안 배워서 하는 일, 두 달 강의 가서 배우고 면허시험 보는 직업, 몇 개월 교육받고 시작하는 일들이 이력서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그런 다음에 일을 시작해 보면 다른 사람들이 하는 일이 더 괜찮아 보이기 시작하고 그것을 하지 않으면 좋은 기회를 놓치고 말 것 같은 생각에 또 일을 옮겨갈 준비 작업을 한다고 했다.
전공이 분명하지 못하면 그 아내의 걱정처럼 ‘평생’을 방황하게 되는 것이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는 오늘의 현실이다. 한 가지를 전공해도 그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는 일이 수월하지 않은 세상에 두 가지, 세 가지 일에 자신의 고귀한 삶을 찔끔 찔끔 낭비하는 일은 곤란하다. 그래서 “참 재주가 많으시네요.” 이런 말을 듣는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을 유심히 살펴보아야 한다. 전공 한 가지보다는 부전공 몇 가지를 지니고 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필자가 미국 이민 올 무렵의 70년대에는 ‘공항에 마중 나온 사람 말’ 듣고 자신의 미국 직업을 결정하는 희귀한 직업선택법이 있었다. 미국의 전공이라고 한국의 전공과 다를 바가 없다. 자신의 흥미와 관심을 가장 끄는 분야에서 한 우물을 파되 한계 효용치가 높은 한 우물을 파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적성을 간단한 적성검사 같은 것을 통해서 한 번 알아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자신의 관심분야와 적성에 맞는 직업군을 일단 파악한 다음 그중에서 한계 효용치가 가장 높은 직종에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결집시켜서 투자하면 위 남편이 원하는 것처럼 가장 빨리 미국에서 성공할 수 있음이 먼저 성공한 이민자들의 전례를 통해서 입증되어 있다.
여기에는 스스로의 감정을 조절하는 감정관리 기술,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불편한 인간관계를 이끌어가는 기술, 역시 필연적으로 등장하는 장애물과 까다로운 시련을 극복하는 문제해결 행동기술,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신, 가족, 그리고 사회에 기여하겠다는 소명과 목적의식이 함께 해 주어야 하는데 이 4가지 기능을 익히는 일과 한계 효용치가 높은 한 우물을 파는 일이 병행될 때 성공은 좀 더 분명해진다. rksohn@yahoo.com (213)234-8268
리차드 손 <임상심리학박사·PsychSpecialists, I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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