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어런츠’2월호가 알려주는‘아이들의 손동작 개발시키는 방법’
블록쌓기·퍼즐맞추기 하면 손재주 ‘짱’
킨더가튼이나 초등학교 1학년에 올라가서야 내 아이가 다른 아이에 비해 연필 잡기도 서투르고 가위질도 어설프며 혼자 지퍼 잠그기나 단추 채우기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는 부모가 있다. 학교라는 기관은 배움의 터이지만 한편으로는 경쟁의 장이기도 해서 이럴 때 부모들은 가슴앓이를 하게 된다.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에는 자르고 만들고 굴리는 등 섬세한 손동작이 많이 필요한 시절이라 더욱 그렇다. 아이의 섬세한 손동작, 일찍 개발해 줄 수 있는 방법을 페어런츠 2월호가 소개하고 있다.
책장넘기기·칫솔질 등
직접 하게 하면 좋아
2세 반쯤 된 아이가 식탁에 떨어진 빵조각을 한 손으로 집어서 일일이 다른 손에 올려놓는 것을 본적이 있다. 그 동작이 얼마나 정교하고 침착한지 빵조각은 한 조각도 떨어지지 않고 다른 손에 가지런히 담겨 있었다. 쓰레기 처리를 끝낸 그 아이는 한손에 소복하게 쌓인 빵조각을 부엌 쓰레기통에 가져다 버렸다.
전문가에 따르면 모든 아이가 이렇게 조신하고 섬세한 손동작이 일찍 발달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2~3세가 되면 섬세한 손동작이 발달하기 시작하고 손과 눈의 상호협조 체제가 이루어지는 시기이다. 아이들이 작은 근육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잡고, 쥐어짜고, 돌리고, 꼬집을 수 있게 되는데 이런 섬세한 동작은 대부분 손과 손가락, 손목을 사용하게 되어있다.
이맘때의 부모들은 아이가 걷고 뛰고 점핑하는 큰 동작에만 더 주의를 기울이는 경향이 있는데 이에 못지않게 섬세한 동작(fine motor skill)을 발달시켜 주는 것도 중요하다. 주로 손을 놀리는 섬세한 동작은 몇 년 후 연필 잡는 것을 보다 용이하게 해주며 혼자 재킷의 단추를 잠그고, 지퍼를 올리고, 똑딱 단추를 잠그는 등의 독립성과도 연관이 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또 이맘때면 물건을 잡는 섬세한 근육만 발달되는 것이 아니라 손과 눈의 코디네이션도 개발되는 단계이고 집중력의 기간도 약간씩 늘어나며 지시사항을 따를 수도 있기 때문에 블록을 쌓거나 퍼즐로 모양을 끼워 맞추는 등의 놀이로도 손동작을 발달시켜줄 수 있다.
완벽에 이르는 왕도는 연습에 있다. 따라서 되도록 많은 기회를 주면 손동작이 섬세해지는 것과 동시에 두뇌도 발달되니 돌 하나로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 격이 되지 않겠는가.
<2~3세의 유아들은 찰흙을 가지고 주무르고, 집어내고, 뜯어내면서 섬세한 손동작을 발달시킬 수 있다>
■스스로 하게 한다
아이의 일상은 손과 손가락을 사용하게끔 되어 있다. 부모가 나서서 모든 것을 해결해주는 식으로 과잉보호하면 아이는 실험의 기회를 상실하게 된다. 바깥으로 나갈 때 문의 손잡이도 아이가 직접 열도록 기회를 주고 책을 같이 읽을 때는 아이가 책장을 넘기도록 한다. 칫솔질도 스스로 하게하고(끝손질은 도와줘야 한다) 손 씻는 것, 지퍼와 단추 채우는 것도 스스로 할 기회를 준다. 아이가 잘 잘해내지 못해 좌절감으로 도움을 호소할 때만 조금씩 도와주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그리면서 놀게 한다
페인트하고 풀칠하고 그리는 동작이야 말로 아이의 손동작과 두뇌와 감성을 동시에 발달시킬 수 있는 패키지 딜이다. 한쪽 코너에 아이가 앉을 수 있는 작은 테이블을 마련하고 플래스틱 테이블클로스를 깔아준다. 연필과 크레용, 페인트용 물감도 준비해놓고 아이가 자유스럽게 그리고 페인트하게 분위기를 띄운다. 그리고 손동작을 발달시킬 수 있는 재미난 게임도 있다. 찰흙 덩어리 안에 작은 장난감을 넣어놓고 아이에게 파내어 꺼내도록 하는 것이다. 주무르고 뜯어내고, 파내면서 아이의 작은 근육은 발달한다.
그림·요리·춤추기도
작은 근육 발달 도움
■요리 시간을 활용한다
요리는 기술도 중요하지만 우선은 손과 마음으로 하는 행위이다. 매시드 포테이토를 아이 스스로 떠서 자신의 접시에 놓게 하고 쿠키를 만들 때는 밀가루 반죽이나 반죽 젓는 기회를 아이에게 기꺼이 양보한다. 작은 물병이나 소다 병의 뚜껑도 아이에게 직접 열게 하고 버터스틱의 얇은 기름종이를 벗겨내 보도록 권유하며 컵 케익의 바닥에 깔려있는 종이도 꺼내보라고 한다.
■음악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
이맘때의 아이들은 춤추고 노래하는 것을 어색해하지 않는다. 다 자라면 음치에 몸치가 될지언정 유아시절에는 웃고 떠들고 흔들고 노래하는 것을 자연스러워 한다. 음악에 맞춰 몸동작과 손동작을 하게 하면 자연스럽게 작은 근육을 발달시킬 수 있다. 손으로 하는 게임도 소개해볼만하다. 둘이서 마주보며 손바닥으로 박자에 맞춰 움직이는 게임 등을 즐기면서 박자감각과 손동작을 동시에 강화할 수 있다.
<18개월전 한 손만 집중사용땐 의사와 상담을>
■왼손 사용 아이 그대로 두는 것이 좋은가?
3세 유아의 10~15%가 왼손을 사용하고 있다. 왼손이 편한 것은 유전적인 요소로 보지만 아직 정확한 원인이 밝혀진 것은 아니다. 직업 테라피스트 카렌 리갈스키는 2~3세께 테이블 중앙에 수저를 놓고 아이보고 집게 하면 대부분 오른손으로 집지만 왼손이 먼저 가는 아이는 왼손 사용자가 될 가능성이 많다. 그러나 대부분은 양손을 사용하게 마련이며 한 손을 주도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그리 크게 괘념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전문가 견해다. 그러나 18개월 전 양손이 아닌 한손만 주도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다른 손의 근육발달이 약하다는 징조일 수도 있으므로 소아과 의사에게 상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섬세한 손동작 발달‘도우미’다 나와라>
‘옷 입히는 인형’등 좋아
아이들의 섬세한 손동작 발달에 좋은 장난감은 다음과 같다.
◆레이스 게임(Lacing Around)
2층으로 되어있어 기존의 것보다 손동작이 더 많이 필요하다. alextoys.com 12달러.
◆컬러 플러스 매그나 두들(Color Plus Magna Doodle)
스크린 밑에 자석이 달려 있어 자석 펜으로 그림을 그리면 컬러로 그림이 그려진다. 옆에 붙은 지우개로 한번 밀어내면 새로운 스크린이 등장, 화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world-of-toys.com 16달러.
◆옷 입히는 인형놀이(Off-To-School Luke)
인형에게 옷을 입히면서 묶고, 지퍼 잠그고, 단추 잠그고, 똑딱단추 채우는 등 실생활의 체험을 할 수 있다. amazone.com, 20달러.
◆연결하며 노는 장난감(Kiddy Connects)
끼우고 빼면서 모양을 만들어가는 이 장난감은 미세한 손놀림뿐만 아니라 손과 눈의 코디네이션까지 개발할 수 있다. edushape.com 20달러.
<정석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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