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해외로 갈 필요 있나요
다른 문화와 환경을 접해 보고 싶다고 해서 굳이 외국으로 날아갈 필요는 없다. 미국에서도 주만 바꾸면 기후도 다르고, 문화도 다르고, 환경도 달라 얼마든지 외국유학 체험 못지않은 경험을 할 수 있다. 이런 컨셉으로 요즘 타주에서 공부하는 외국유학 대체 프로그램들이 뜨고 있다. 타주유학 개념에는 공부에 만화책과 스노보딩도 포함되고 유학 처로는 유타, 마이애미, 하와이,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뉴욕 등 미 전국이 포함된다. 월스트릿 저널이 대학생들의 타주유학에 관해 상세하게 보도했다.
뉴올리언스선 재즈 공부·알래스카에선 빙하 연구
주마다 기후·문화환경 달라 충분히 색다른 체험
학교마다 적극 수용… 크레딧 이전 해외보다 수월
웨스트민스터 칼리지 주니어들은 유타주 솔트레익 시티에서 리조트 경영학을 공부하면서 현재 미 전국 리조트들이 마케팅상 안고 있는 문제점을 논의한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공부하고 토론하지만 금요일은 프로그램 주선측에서 2개의 스키장 시즌패스를 끊어줘서 스노보드를 타며 리조트 현장체험을 할 수 있다.
보스턴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있는 탐은 로스앤젤레스로 날아와 엔터테인먼트 법학을 공부하며 주말에는 LA의 빈티지 샵에서 샤핑도 하고 말리부에서 파도타기도 하며 한 겨울에도 해양 스포츠를 즐기고 있다. 또 주말에는 친구들과 선셋 블러버드를 돌아다니기도 하며 여름 인턴십 자리도 알아보고 있다. 그는 LA 문화는 동부문화와 많이 다르다고 말한다. “인터뷰 때 넥타이를 맬 필요도 없고 무엇을 하고, 무슨 차를 몰고 다니는가가 중요하지 동부처럼 무엇을 입고 다니는가가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 것에 놀랐다”고 말한다.
뉴올리언스로 한 학기 날아가 재즈를 공부하는 학생도 있고, 알래스카로 날아가서 개썰매 타기와 빙하를 연구하는 학생들도 있다. 마이애미에서는 쿠바문화를 배우고 LA로 오는 학생은 패션과 영화를 공부하고 할리웃 보울 공연을 관람하기도 한다. 물론 프로그램에 모두 포함되어 있다.
텍사스에서부터 뉴욕에 이르기까지 미 전국 대학들이 서로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이런 타주 유학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대학들은 대부분 학생들에게 풀 등록금을 다 받는다. 거기에 유학 수수료까지 몇 백 달러 더 얹어 받는다. 그리고는 호스트 대학 측에는 학생에게 받은 금액보다 저렴하게 값을 쳐준다. 이런 식으로 대학들은 돈도 벌고, 학생 수도 채우고 또 프로파일도 강화하니 일석삼조 격이다.
물론 학교 간에 크레딧 이전도 해외유학보다 더 쉬운 면도 있다.
미국에서 해외유학이 처음 도입된 것은 1923년 델라웨어 대학이 프렌치 전공학생들을 주니어 기간 1년간을 프랑스에서 공부하게 한 것이다. 이후 다른 대학들도 외국어 전공자 위주로 주니어 1년간을 유학보내기 시작했다가 제2차 세계대전 때는 이런 프로그램이 전면 중단됐다. 이후 외국 정정이 안정되기 시작하고 부가 쌓이기 시작하면서 외국유학은 교환학생(exchanges) 프로그램 혹은 유학(study away)으로 서로 네트워킹과 인턴십 기회를 제공하며 일반화되기 시작했다.
1968년 3개 대학의 참여로 시작한 비영리단체인 미전국 교환학생 프로그램(National Study Exchange)은 현재 180개 대학이 참여하고 있으며 매년 3,500명의 학생을 학기당으로 교환하고 있다. 미국 내 타주유학이 최근 몇 년 사이 붐을 이루고 있는 것도 원래는 외국유학 증가일로의 한 흐름을 탄 것이다. 지난해에만도 외국유학은 전년에 비해 8%가 증가, 20만6,000명이 해외에서 공부했으나 해외 체류 기간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전통적인 1년간의 장기유학 대신 학기제로 하는 단기유학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유학생의 51.4%가 8주 미만으로 해외유학을 했는데 10년 전에는 40.5%만이 단기 체류를 선택하고 12% 정도가 1년간 체류했었다.
<유타에서 스노보딩을 즐기며 리조트 경영과 마케팅을 공부하고, 그랜드캐년에서 야영하면서 자연환경을 공부하는 등 미국 내 대학끼리 학생을 교환하는 타주유학이 인기를 끌고 있다
>
<정석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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