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우기 힘든 아이는 부모에게 도전이며, 숙제이며, 기도제목이며 그리고 스승이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부모가 반 마디만 내 뱉어도 “예”하며 순종하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부모가 한마디 하면 저는 열 마디쯤 대꾸하고 쉽게 화내고, 쉽게 울고, 쉽게 억울해 하며 감정기복이 심한 아이가 있다. 부모의 심정을 박박 긁어대기도 하기 때문에 상대하기 피곤할 때도 많다. 그러나 또한 그 만큼 좋은 점도 많아 포기하거나 방목만 하기에는 아까운 내 아이, 그 아이가 제 마음대로 안 된다고 남을 물고 때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3세 미만의 유아 중에 사납고(bully), 거친 아이 다루는 법을 페어런츠 최근호가 소개하고 있다.
어른들은 생각하고 느끼는 것을 그대로 표현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인생 과정에서 일어나는 여러 모순과 고통과 절망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오랫동안 인격이 성숙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3세 미만의 유아들은 그렇지 않다. “그들은 느끼고 생각하는 것을 즉각 행동과 실천으로 옮기기를 원하는데 사실은 그럴 능력이 없어서 절망하거나 실망하는 경우가 많다.”고 애틀랜타의 소아과 의사이자 페어런츠지 고문인 제니퍼 수는 말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유아들이 때리고 무는 거친 행동은 첫번째는 이런 절망감과 상황에 대한 분노의 표현이다. 원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을 외교적으로 표현할 언어구사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주먹과 이빨이 먼저 동원된다는 것. 이렇게 볼 때 유아들의 분노도 관심의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같은 상황에서 다른 아이는 이런 거친 행동을 하지 않고 자리를 피하는데 어떤 아이는 스트릿 갱처럼 주먹을 쥐고 달려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모방심리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형제나 자매들이 서로 때리는 것을 보아온 유아는 자신도 한번 그와 같이 해보고 싶은 좌충우돌 시기(trial and error)를 거친다는 것이다.
한번 때리거나 물어보고 무슨 일이 일어나나 주시하기도 하며 그때의 기분이나 한계도 시험해 본다는 것이다.
또 기질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타고난 기질은 달라지지 않지만 적응하는 방식이 달라지면 성격이 변한다.
성격이란 한 인간이 느끼고,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것에 대한 모든 스타일과 특징을 결정하는 마음의 과정이기 때문에 장차 아이의 학교생활과 사회생활을 위해 거칠고 사나운 성격은 유아 때부터 바로잡아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 ‘어려운 아이’(Difficult Child)의 저자 스탠리 투레키 MD의 지적이다.
“아이들 분노, 관심의 표현”
다른 친구 때리고 무는 순간“안돼”하고 단호하게 말하고
2세미만 유아들엔 TV를 금하고 보여줄 땐 부모가 먼저 검색
■즉각 대응한다
아이가 친구나 사촌을 때리고 무는 순간 그 상황에서 아이를 이끌어낸다. 그리고 단호하고 명확하고 침착하게 “안 돼, 때리면 안 된단 말이야. 때리면 맞은 사람이 아파!”라고 말해준다.
이때 장광설은 필요 없다. 그러나 후에 상황이 모두 정리되고 아이의 감정도 가라앉은 다음에는 아이 수준에 맞는 ‘토론’을 할 필요가 있다.
■분쟁의 소지를 없애고 관심을 다른 데로 돌리게 한다
장난감을 서로 가지겠다고 때리고 물고 늘어지면 문제의 장난감을 얼른 안 보이는 데로 치운다.
유아들은 아직 순서 지키기, 나눠 갖기에 대한 개념정리가 되어 있지 않으므로 서로 동시에 가지고 싶어 하는 장난감을 치우고 대신 다른 공이나 게임, 인형 등을 줘서 관심을 다른 곳으로 분산시키면 진화에 도움이 된다.
■동정과 관심을 표현해준다
어른이라고 할지라도 자신의 자아에 대해 100% 꿰뚫고 있지 못하다. 그리고 생각하고 느끼는 것을 완벽하게 섬세한 단어로 표현해 내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하물며 아직 언어와 개념발달이 완벽하게 되지 않은 유아에 있어 서랴. 그들은 분노와 좌절은 하면서도 자신이 왜 그러는지 아직 모른다는 것이다. 때문에 “누나가 노란 버스를 가져갔기 때문에 화가 났지?”혹은 “엄마가 커피 테이블에 올라가지 말라고 해서 화나지?”라고 아이의 감정을 대신 표현해 주면 압력밥솥의 김빠지듯이 아이의 기분이 가라앉기도 한다.
■방어전을 편다
아이들은 피곤하거나 짜증스러우면 과잉행동을 한다. 주로 잠자리나 낮잠 전 시간이다. 또 아이를 주의 깊게 살펴보다가 블록을 손으로 흐트러뜨리거나 쌓은 탑을 무너뜨리는 등의 행동이 보이면 다른 놀이를 하게 하거나 스낵을 주거나 잠을 재우면 훨씬 조용하고 침착해 진다.
■TV시청을 경계한다
미 전국소아과의사협회는 2세 미만 유아들에게는 아예 TV를 보여주지 말라고까지 경고하고 있다. 만약 보여준다면 비록 만화영화라고 할지라고 그 내용을 부모가 먼저 검색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난폭한 TV 장면에 많이 노출된 아이일수록 후에 난폭한 행동을 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 과잉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이것 또한 지나가는 인생의 한 과정이라는 것이다. 투레키 박사에 따르면 물고 때리는 난폭한 유아행동은 한 두 달이면 없어진다. 가문에 없는 돌연변이가 나타났다고 야단법석 떨 필요 없다는 예기다.
■ 내 아이가 거친 아이의 희생양이 되었을 때
◆양쪽 부모가 보는 앞에서 다른 집 아이가 우리 아이를 물었을 때
상대방 부모가 먼저 나서서 사태를 진정시키면 다행이지만 만약 그렇지 않은 상황이라면 피해 아이 부모가 나서도 무방하다. “우리 집에서는 이런 행동 용납이 안 된다.”고 따끔하게 말해주고 피해 아이를 달래줄 필요가 있다. 만약 그때까지 사이좋게 잘 놀았던 사이라면 아이들이 피곤하거나 배가 고프다는 증거이므로 놀이를 중단시킨다.
◆데이케어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을 때
아이의 팔에 이빨 자국이 났다면 먼저 데이케어 담당자에게 상황을 문의해 본다. 데이케어 담당자는 두 아이를 따로 떼어놓던지 혹은 가해 아이의 부모에게 이 사실을 알리던지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런데도 이런 일이 또 다시 한두 번 반복해서 일어나면 데이케어센터를 바꾸어야 한다.
<정석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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