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용품 준비서 인테리어 요령까지
아침, 저녁으로 제법 쌀쌀해졌다. 그리 단열효과가 훌륭하지 않은 남가주 주택 구조상 한낮기온이 80도를 넘어선다 해도 저녁상 물리고 온 가족이 모일 때쯤이면 으슬으슬 한기가 느껴진다. 새벽기온은 이보다 더 떨어져 슬슬 겨울 침구를 준비해야 할 때다. 더욱이 벌써부터 백화점과 샤핑몰 광고에 선 추수감사절은 물론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야한다고 난리법석을 피우고 있는 중이라 어쩐지 실내 인테리어도 할러데이 분위기 나게 힘을 줘야 할 것만 같다. 겨울의 문턱에서 난방용품 준비에서부터 인테리어 요령까지, 쉽고 저렴하게 집안을 따뜻하고 포근하게 가꿔보면 어떨까.
LA 한인타운 이불마트에서 여성 고객이 한국산 겨울 이불을 둘러보고 있다. 올 겨울 침구는 예년보다 화려하면서도 포근한 느낌을 주는 색상과 소재가 인기를 끌고 있다.
<진천규 기자>
올 겨울 침구는 오리엔탈 풍의 화려하면서도 큰 문양이 새겨진 패브릭이 유행할 전망이다.
양털-오리털 이불 좋지만
가격 너무 비싸 만만찮아
합성섬유 혼합한 컴포터
나노등 기능성 침구 인기
■겨울 침구
겨울을 가장 빨리 체감하는 건 잠자리. 잠들기 전에야 그렇다손 쳐도 새벽엔 얇은 이불 한 채만으로 버티기엔 꽤 쌀쌀해졌기 때문이다. 겨울 이불로 가장 많이 주부들의 사랑을 받는 건 뭐니뭐니해도 오리털 혹은 거위털. 유행이라고 말하기엔 남세스러울 만큼 오랫동안 이불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했다. 오리털이나 거위털 이불이 사랑 는 것은 일단 이불 무게가 명주나 솜보다 가볍고, 통기성이 좋은 데다, 스스로 숨을 쉰다는 판매원들의 설명처럼 더울 땐 시원하고 추울 땐 따뜻하게 해줘 사계절 내내 유용하게 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름엔 가벼운 오리털 이불을 썼다면 겨울엔 그래도 좀 무게 감이 있는 오리털 이불이 좋다. 보통 ‘미국식 이불’이라 하면 컴포터(comforter)와 이를 싸는 듀벳커버(duvet cover)로 나눌 수 있는데 오리털 컴포터는 다시 무게별로 3~4종류로 나뉜다. 가장 얇은 라이트(light weight), 미디엄(midium), 헤비(hevy)로 구분할 수 있는데 여기에 브랜드별에 따라 중간 중간에 더 상세히 분류해 4~5가지가 되기도 한다. 캘빈 클라인, 랄프 로렌, 토미 힐피거 등 미국의 대표적 침구 브랜드마다 이 오리털 이불을 보이고 있으며 일반급과 럭서리급으로 분류해 사이즈별로 200~600달러 대에 판매하고 있다.
지금이 바로 한창 오리털 이불 대목이지만 저렴한 값에 구입하고 싶다면, 겨울이 다 끝나 가는 무렵에 장만하면 최고 50% 이상까지 싸게 살 수 있다.
오리털 이불 외에도 요즘은 양털 이불도 인기다. 양털 이불은 오리털 이불보다 가격이 훨씬 더 비싸지만 추울 때 발열성이 있으며, 습도가 있을 때 습기를 빨아들여 항상 체온을 고르게 유지시킨다는 장점이 있어 사계절용으로 인기다.
그러나 오리털이나 양털은 결코 가격이 만만치 않아 주부들이 선뜻 샤핑하기가 쉽지는 않다. 그래서 요즘은 합성섬유를 혼합한 컴포터들도 가볍고 따뜻한 데다 가격은 100달러 미만부터 구입할 수 있어 인기다.
이외에도 항균, 항앨러지 기능이 있다는 은 나노 이불이나 초극세사 이불 등 기능성 침구도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는데 이는 한인 이불전문점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다.
이렇게 속에 들어갈 컴포터가 준비됐다면 듀벳 커버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침구류 전문가들은 “올 겨울 침구는 ‘황후의 방’을 연상시킬 정도로 골드, 붉은 자주, 올리브 그린, 오렌지 등 화려한 색감과 문양이 주조를 이룬다”고 설명했다. 침구류 디자인의 영원한 아이템이 꽃무늬이긴 하지만 올해에는 모란, 목련, 연꽃 등 손바닥 만한 크기의 큼직한 꽃그림에 새, 나비 등의 이미지를 얹은 선명한 패턴이 어느 때보다 두드러진다. 친환경 소재인 극세사가 많이 쓰이는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 벨벳보다 부드럽고 양모보다 따스한 극세사는 그 감촉만으로도 온기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월동준비의 처음과 끝, 난방용품
센트럴 히터를 켜자니 너무 더운 거 같고, 무엇보다 건조함에 눈이 따가울 정도면 필요한 공간마다 히터를 준비하는 게 좋다. 요즘 기온이 떨어지면서 타겟이나 월마트 등 대형 생활용품 판매점마다 다양한 종류의 히터를 구비해 놓고 특별전을 펼치고 있으며 LA 한인타운 생활 용품점들도 다양한 기능의 한국산 히터를 들여놓고 열띤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난방기구의 대표주자라 할 수 있는 전기히터는 사용이 간편하고 빨리 난방이 된다는 점에서 난방용품 인기 1순위를 달리고 있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공기 건조가 적고 화재의 위험성도 작다는 장점이 있다. 전기히터는 원적외선, 코일형, 할로겐 등 종류가 다양하며 가격은 40~150달러 대까지 다양하다.
이줄 원적외선 히터는 근육통이나 신경통 치료에 좋다고 알려진 원적외선을 방출하는 것이 특징. 코일형은 오래 사용하면 코일이 끊어지거나 느슨해질 가능성이 큰데 이 코일형의 단점을 보완한 제품이 할로겐형이다. 특히 할로겐형은 스위치를 켜는 순간 바로 따뜻해지는 장점이 있어 1~2년 전부터 소비자들에게 인기다. 그러나 전기히터는 전력 소비가 큰 것이 흠. 이외에도 겨울철 난방 용품으로 히터만큼이나 한인들이 즐겨 찾는 것은 전기장판.
미국이라곤 하지만 온돌문화에 익숙한 1세들에게 전기장판은 ‘따뜻한 아랫목’에 대한 향수와 함께 인기를 끌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전기장판은 세탁이 불편해 사용하기를 꺼렸으나 최근에는 커버 분리형과 세탁 가능형이 판매되고 있어 편리하다. 혼자 사용할 경우는 2인용을, 두 사람이 사용할 때는 3인용이 적합하다. 전기장판이나 전기요의 가격 대는 30~60달러대가 대부분이지만 요즘은 전자파를 차단한다거나 옥매트 등 기능성 장판도 많아 가격대가 200달러를 넘는 것도 많다.
난방용품을 구입할 때는 가격이 싸다거나 디자인만 마음에 든다고 무작정 구입하면 안 된다. 추위나 열기에 약한 소재나 화재 안전장치가 소홀한 제품이라면 아무 소용이 없다. 내구성과 안전성을 꼼꼼하게 확인한 후 구매해야 겨울을 따뜻하고 안전하게 지낼 수 있다.
■겨울 인테리어는
겨울 인테리어의 코드는 뭐니뭐니해도 따뜻함이다. 보기만 해도 온기가 전해져오는 컬러나 포근함이 느껴지는 재질이 인기. 더군다나 올 겨울에는 심플하고 모던한 유럽형보다는 섬세하고 화기가 감도는 오리엔탈 풍의 인테리어가 대세다. 그러나 계절이나 트렌드에 따라 매번 인테리어 전체를 바꾸는 것은 경제적으로 부담스러울 뿐 아니라 시간과 복잡한 과정 때문에 쉬운 일이 아니다. 인테리어 전문가들은 “전체적으로 인테리어를 바꿀 생각이 없다면 커튼과 소파, 침구류를 바꿔 주거나 작은 쿠션, 스탠드, 포인트 가구 등 소품을 이용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고 말한다. 커튼은 겨울 보온에 가장 많이 이용되는 아이템. 겨울 커튼의 경우 따뜻한 소재인 울이 보편적이지만 최근에는 더욱 따뜻해 보이는 코듀로이원단이나 벨벳 등 다양한 소재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때 주의할 것은 린넨, 면에 비해 두꺼운 소재라 투박해 보일 수 있으므로 레이스 계통의 얇은 커튼과 함께 달면 가벼우면서도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겨울 인테리어에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역시 러그(rug). 카펫의 컬러와 문양은 벽지나 커튼, 가구와 일체감을 주는 것이 무난하다.
전문가들은 “환경오염으로 인한 알레르기성 비염이 급증하면서 폴리프로필렌 소재보다는 순모 카펫이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전반적으로 섬유 자체가 지닌 천연의 색상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소개했다.
거실 분위기를 따뜻하게 하는데는 무엇보다 소파에 힘주기. 한인들 거실에 많은 가죽소파는 썰렁하게 보이기 십상이다. 거실의 가죽 소파에 벨벳이나 인조모피를 활용해 온기를 주는 것도 실내 온도를 높이는 한 방법. 소파에 패브릭을 얹을 경우 소파 색깔보다 짙은 것이 좋다. 실내조명도 인테리어의 중요한 한 부분. ‘호박등’ 하나만 달아도 집안의 전체적인 느낌이 안온해진다. 작은 손길 하나만으로도 집안의 분위기가 달라지는 것을 느낄 때 맛볼 수 있는 만족감이 있다.
<이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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