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한국 부모님들이 공부만 잘하면 매사에 성공할 수 있는 것처럼 생각하면서 자녀를 키우는 분들이 있다. 그러나 일류대학의 졸업장이 인생의 모든 면 즉 부부관계, 자녀 키우는 일, 직장, 그리고 사회생활의 성공들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다 알고 있다. 공부에서 일등 보다는 인간관계를 성공적으로 이끄는 기법을 많이 습득한 사람들이 인생살이의 전반적인 면들을 성공적으로 이끌어간다는 사실은 심리과학적으로도 입증되어있고 또 우리 주위에서도 많이 볼 수 있다.
이렇게 인생의 성공에 중요한 관계에 대한 기법을 많이 갖추려면 첫째로 주위에서 함께 지내는 사람들의 감정을 잘 감지하며 그 느낌들에 동참할 줄 알고 그 느낌에 적절하게 반응하며 그 사람의 필요를 잘 알아채어 효과적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훈련되어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내가 어떤 일로 너무 슬퍼서 힘들어 하고 있을 때 “그딴 걸 가지고 눈물 찔찔 짜지 말고 딴 얘기나 하자.” 한다든지 “그 시시한걸 가지고 그렇게 힘들어하냐?” 는 등의 반응을 받을 때, 내가 당하고 있는 슬픔을 전혀 이해받지 못하는 느낌, 내가 느끼고 있는 슬픔에 전혀 동참하고 싶지 않다는 메시지에서 오는 느낌이 어땠는지를 기억해낼 수 있을 것이다.
반면에 듣고 있던 상대방이 “정말 슬프겠다.” 내지는 “얼마나 슬프겠어. 내가 도울 수 있는 것이 있으면 언제든지 말해줘” 할 때 내 마음이 이해된 것 같고, 삽시간에 위로가 되며, 즉시 그 사람과 가까이 느껴지고 그 사람과 모든 것을 나누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마음의 연결이 이루어진다.
또 어떤 실수로 마음이 상하고 죄책감으로 힘들어 하고 있을 때 “다 그럴 수 있는거야. 실수를 하니까 사람이지”하는 위로가 필요할 때 “내가 뭐랬어! 잘 생각해보라고 했지!” 하는 공격들은 아무 문제도 해결하지 않으면서 사람 마음만 더 힘들게 하고 서로의 관계를 절단하는 역할밖에 하지 않는다.
또 한가지 알아야할 것은 한 사람이 말하고 있을 때 대화의 초점을 나한테로 뺏어오지 말아야한다. 예를 들어 아내가 “여보, 머리가 아파서 힘들었어.” 하면 “너만 아프냐? 나도 힘들어 죽기 일보직전이다.”하며 즉시 대화의 초점을 남편이 자기에게로 뺏어와서는 안된다. 아이가 “아빠, 나 학교에서 문제가 생겼어요” 하면 “그래? 무슨 문젠데? 어떻게 해야 되는데?” 또는 “누구하고 의논을 해봐야지?” 하면서 아이 중심으로 문제를 풀어나가야 되는데 “너 아빠가 뭐라고 했어. 잘 조사해보라고 했지! 야단 좀 맞아볼래?” 하면서 아빠의 화난 감정 속으로 아이를 끌고 들어가는 행동은 아이로 하여금 아빠에 대한 분노만 쌓이게 할 뿐 현재 아이의 문제에 대한 해결은 전혀 되지 않는 것이다.
또 한가지 우리 대화 속에서 쉽게 들을 수 있는 대화의 패턴이 상대방의 행동의 동기를 내가 결정해 버리면서 말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남편이 늦게 들어올 때 “여보, 난 뭐야? 나 싫으면 싫다고 말로 하지 왜 매일 늦게 들어와?” 아내가 싫어서가 아니고 직장 일이 바빠서 그랬다고 설명해도 남편의 설명도 믿지 않는다.
이런 대화의 습관은 상대방에게 벽에 딱 부딪힌 느낌을 줘서 사람의 마음을 영구히 닫게 한다. 이런 식의 대화 대신 “여보, 당신 3일씩 늦게 오니까 내가 좀 불안한데? 왜 늦지?” 하고 열린 대화를 해야 상대방도 마음 상하지 않고 정확한 대답을 해줄 수가 있다. 대답을 주면 그 답을 믿도록 하고 본인이 원하는 것을 부드럽게 잘 설명해서 남편의 행동을 바꿀 수 있어야 한다.
직장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어떤 차별감을 느낄 때 “국장님은 왜 그렇게 사람을 차별합니까? 내가 모를 줄 아세요?” 하고 국장의 어떤 처리를 왜 그랬느냐고 묻지도 않고 차별했기 때문이라고 결정해서 공격하는 것은 그 국장으로 하여금 나를 편협적이고 고집을 전혀 고쳐줄 수 없는 사람이라는 개념을 심어주게 된다. 국장이 이런 사람에게 “아이구 큰일을 맡기면 큰일 나겠다.” 라고 느끼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이렇게 무슨 일에든지 성공을 원하면 관계에 대한 기법에 매스터가 되는 것이 필수이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여러가지 관계의 기법들을 가르쳐야 한다.
이순자 <상담심리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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