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초 한반도 전담특사 임명할 것”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당선자는 13일 북한 핵문제와 관련, 내년초 정식으로 부임하면 한반도 전담 특사를 임명, 상시 유지하면서 이 문제에 큰 관심을 갖고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 당선자는 이날 유엔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8대 사무총장으로 공식 선출된 뒤 기자들과 만나 유엔 안보리에서 내일 대북 제재결의 채택을 계기로 상황 해결을 위한 큰 방향이 서는 만큼 일단은 그런 과정을 좀 지켜보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특히 북핵 해결을 위해 방북 용의를 묻는 기자들 질문에 사태진전과 여러 상황을 봐가며 생각해볼 문제라면서 다만 김정일 위원장이 초청하면 북한을 방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유엔 사무총장에 취임한 뒤 유엔 총회 기간에 김 위원장을 초청할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 지금까지 장관급 이상이 방문한 적이 없지만 북한의 입장에 달려 있다고 본다면서 그러나 초청장은 자동적으로 가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반 당선자는 이어 내일 공식 채택될 예정인 안보리 결의안의 강도가 낮아 북한의 추가도발을 막기에 비효과적인게 아니냐는 일부 지적에 대해 이번 제재결의안에는 유엔헌장 7장 41조가 분명하게 적시돼 있어 지난 7월초 미사일 발사때 채택된 결의보다 훨씬 강도가 높은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말 물러나는 코피 아난 사무총장은 13일 반기문 차기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 탁월한 자질과 진정한 세계정신을 가진 사람이라고 극찬했다. 아난 총장은 이날 유엔 총회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차기 사무총장으로 추천한 반기문 외교통상장관을 박수로 만장일치 공식 추인하자 반 차기 총장이 이렇게 조기에 질서있게 선출돼서 기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아난 총장은 여기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최고의 경지에서 유엔을 효과적으로 운영할 당신(반 장관)의 깊은 경험과 넓은 인간관계, 능력을 인식하고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 장관의 사무총장직 수락연설(요지)
제8대 유엔 사무총장에 오를 수 있도록 지지해준 모든 회원국 지도자와 국민들에게 존경과 감사를 전하며, 특히 모국과 한국민들에게 무한히 감사한다. 냉전이 한창이던 1956년 12살 초등학생으로 당시 함마슐드 유엔 사무총장에게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 해 투쟁하고 있는 한국민들을 도와달라고 요청했던 인연으로부터 이 연단에 서기까지 긴 여정을 거쳤다.
40년만에 두번째 아시아인 유엔 사무총장으로 선출된 것을 영광스럽게 여기며 아시아적 가치인 겸손의 미덕이 아시아 성공의 열쇠이자 유엔 성공의 열쇠가 될 수 있도록 요란하지 않게 일을 추진하는 조용한 결단력을 발휘해나가고자 한다.
새로운 세기를 맞아 유엔의 임무는 과거 국가간 분쟁 방지로부터 국가간 시스템 강화를 통한 인류의 복리 증진으로 달라지고 있다. 사무총장으로서 부여받은 최대한의 권한을 활용, 가장 취약한 국가들의 인간 존엄성 보호와 세계 안보 위협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
우리는 유엔 개혁의 행보를 계속해야 하며, 세계적인 목표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인적, 제도적, 지적 자원을 결집해 적절히 조직화할 필요가 있다. 유엔 개혁을 위해서는 사업 및 목표에 대한 믿음 뿐 아니라 상호간의 신뢰가 중요하며 보다 깊은 대화를 통해 불신을 걷어내야 한다. 징계가 아니라 보상하는 사무국 개혁을 추진할 것이다.
사무총장으로서 공개적이고 접근 가능하며, 책임감있게 행동할 것이다. 유엔이 시민들에게 더욱 친숙하게 다가설 수 있도록 각종 단체와 재계, 기구들의 지지와 의견을 수렴해 나갈 것이다. 가교 역할과 대립 근절을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며, 이제까지와 같은 조화의 리더십을 발휘하고자 한다.
일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질 것이며, 유엔을 위해 일하는 모든 분들에게 헌신과 유대를 약속한다. `약속은 지키기 위해 있는 것’이라는 평생 신념을 바탕으로 약속을 실천하는 유엔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지난 50년간 세계를 여행하면서 수많은 사람들에게 보다 나은 삶을 열어주는 유엔의 성공에 고무되기도 했고, 유엔의 태만과 부당한 행동에 당황하기도 했다.
나는 유엔에 대한 이런 환멸감을 몰아내겠다고 결심했으며, 낙관주의자로서 유엔의 미래에 대한 희망으로 충만해 있다. 코피 아난 총장을 비롯한 전임 총장들의 용기와 비전, 유산을 이어받아 보다 훌륭히 실행할 수 있는 유엔을 위해 모두와 함께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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