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3개월 되면 엄마·아빠 구별”
마음이란, 그 마음을 가지고 사는 인간이란 신비한 존재임이 틀림없다. 우리가 일생을 살지만 그 많은 날들이 하루도 똑같은 날이 없듯이 인간 또한 그렇다. 흔히들 오늘의 나는 이미 어제의 내가 아니라고들 말한다. 끝없이 변하고 성장하는 인간, 그러면서도 자신만의 한 가닥 뚜렷한 실을 짜고 있는 인간들. 그 인간은 어떤 존재로 태어나는 것일까? 갓 태어난 아기도 꿈을 꾸는 것일까? 태어나자마자 엄마와 아빠를 구분하는 것일까? 태어나서 얼마 되지 않아서도 미소 비슷한 것을 짓는데 정말 즐거워서 웃는 것일까? 감정은 태어날 때부터 유전자에 형성되어 있는 것일까, 아니면 살면서 경험에 의해 축적되는 것일까? 이런 자잘한 의문들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것들도 많지만 몇 가지는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다. 페어런츠지 10월호를 참조했다.
두려움에 대한 감정 2~3세 이후나
웃을 땐 스스로를 즐기는 신호
보살핌을 통해 부모의 사랑 인식
■엄마와 아빠를 구별할 수 있는가?
3개월된 아기는 여자 성인과 남자 성인의 얼굴사진을 구분할 수 있다고 뉴왁의 델라웨어 대학 심리학교수 폴 퀸은 말하고 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신생아는 남자와 여자 중 더 좋아하는 성이 있는데 주로 자신을 많이 돌보아 주는 성을 좋아한다.
다시 말해 엄마가 더 많이 돌보아주면 여성을 더 좋아하고 아빠가 더 많이 돌보아 주면 남성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퀸 교수는 좋아하는 성별이 이미 프로그램된 것이 아니라 경험에 의해 구분되는 것이 흥미롭다고 발표하고 있다.
■ 아기도 꿈을 꾸는가? 그리고 악몽도 꾸는가?
여기에 관한 연구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꿈에 관한 연구는 성인들의 말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은데 아기들은 아직 말을 못하므로 연구 자체가 힘든 실정이다.꿈은 눈이 움직이는 REM(rapid eye movement) 수면시간에 진행되는데 신생아들은 수면시간의 50%가 REM 기간이다. 이는 성인의 2배되는 양으로 아기들은 수면시간이 길기 때문에 이 기간 뇌가 발달되고 꿈도 꾼다고 가정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 언어가 발달되지 않았고 사람이나 사물에 대해 명확한 개념이 잡히지 않은 상태라 어떤 꿈을 꾸는지 그 그림을 그리기가 어렵다. 단 분명한 것은 악몽은 꾸지 않는다는 것이다. 악몽은 두려움에 대한 인식이 생긴 2~3세 이후에나 꾸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신생아는 두려움에 대한 감정이 아직 없다고.
■ 아기 손톱 왜 빨리 자라나 ?
생후 5개월까지는 성장 속도가 무척 빠르다. 몸무게도 2배로 증가한다. 손톱은 단지 눈에 보이는 것일 뿐이다. 신체내부 조직, 두뇌세포와 조직 등도 그렇게 빨리 성장하지만 눈으로 볼 수 없을 뿐이다.
■ 아기가 자신의 이름을 알고 있나?
생후 5~6개월에는 이름을 부르면 지속적으로 반응한다. 생후 2~3개월쯤에는 이름이나 말에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얼굴과 목소리에 반응하는 것일 뿐이다. 그 후 몇 개월 동안은 목소리에 반응하다가 6개월쯤 되면 이름의 음자를 구분하지만 그 뜻이 무엇인지는 아직 모른다.
■ 아기가 웃을 때는 정말 재미있어서 웃는 것일까 ?
여기에 관해서는 전문가의 의견이 둘로 나뉘고 있다. 한 측에서는 인간은 행복감을 비롯한 기본 4가지에 대한 감정을 이미 가지고 태어난다고 주장하고 있고 다른 측에서는 모든 감정은 다른 인간과의 관계에서 경험으로 취득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양측 모두 신생아가 어른의 배꼽 빼는 조크에 반응하지 않는다는 것은 인정하고 있다. 아기가 웃으면 그건 스스로를 즐기고 있다는 긍정적인 사인이라고 페어런츠지 고문인 마크 위덤 박사는 말하고 있다. 4개월 전에 아기는 첫 웃음을 웃는데 이는 인간사는 세상으로의 진입을 알리는 첫 신호탄이다. 남과의 교제준비가 되어 있다고 받아들이면 된다.
■ 아기도 생각을 하는 것일까? 생각을 한다면 무슨 생각을 할까?
100년 전에는 아기들의 두뇌는 혼돈상태로 태어난다고 믿었다. 그러나 오늘날의 학자들은 신생아도 항상 생각하는 존재라고 의견을 모으고 있다. 아기들은 주변이나 환경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정보를 종합해 분석하고 해석하고 있는데 이는 모태의 자궁에서 떨어져 나오자마자 진행되는 현상이라는 것.
실험에 따르면 아기들은 의외의 사실에 대해서는 집중을 훨씬 더 많이 하는 경향이 있다. 실례로 작은 박스를 평상시대로 선반 위에 올려두지 않고 실로 매달아 움직이게 하면 선반 위에 두었을 때보다 훨씬 더 오래 움직이는 박스를 쳐다본다는 것.
아기들은 지구가 흔들릴 만한 철학적인 질문을 가지고 사는 것은 아니지만 왜, 저건 무엇일까, 왜 저렇게 움직이고 행동하고 말하는 것일까를 끊임없이 질문하는 ‘생각하는 갈대’이다.
■ 아기들은 입술을 벌리지 않고도 재미있는 소리를 내곤 한다. 어떻게 이게 가능한가?
어른들은 성대와 입술을 같이 움직여서 소리를 내지만 아기들은 운동신경이 발달되지 않아 아직 이렇게 하지 못한다. 입술은 다물고 있어도 성대가 혼자 소리를 내는 것이다. 따라서 생후 6개월 전에는 미국 아기나 한국 아기나 프랑스 아기나 할 것 없이 누구나 우주적인 소리를 낼 수 있다. 6개월이 지나면 자주 듣는 언어를 모방하면서 입술 움직임이 시작되어 각자 모국어 쪽으로 언어가 발달된다.
■아기도 땀을 흘리는가?
땀샘은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태어난다. 그러니 체온조절을 위해 땀을 흘리기도 한다. 그러나 아기의 땀은 끈적거리지는 않는다. 겨드랑이, 젖꼭지 근처의 땀샘 등은 사춘기가 지나야 열린다. 그러니 아기의 땀에서는 체취가 나지 않는다.
■ 뱃속에서 나온 아기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사랑에 빠지고 말았다. 아기도 엄마와 같은 강도의 사랑을 느끼는가?
강렬하고, 신비롭고, 불꽃 튀는 사랑이 상호간에 느껴졌다고 말할 수 없다. 아직은 부모만의 일방적인 짝사랑이다. 아기는 아직 존재감이나 자기 인식이 뚜렷하지 못하다. 아기가 느낄 수 있는 사랑은 부모가 느끼는 사랑의 강도와 색채와 느낌과는 다르다.
따라서 부모는 자신이 아기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언어로 구사해서 표현하는 것도 무용지물이고 안고 미친 듯이 얼굴을 비벼대도 아기는 그 표현의 강도를 감지하지 못한다. 다만 먹고 싶을 때 먹여주고 자고 싶을 때 재워주고 심심할 때 안아주고 놀아주는 것 등으로 서서히 부모의 사랑을 체험하고 알아갈 뿐이다.
그러나 단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아직 부모의 사랑의 강도는 느끼지 못하지만 부모의 목소리, 채취, 편안하게 안아주는 손길을 아기는 그 어떤 것보다도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다.
<정석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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