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한인체육회 사태가 갈 데까지 갔다. 길게는 지난해 여름부터 짧게는 올해 초부터 윌리엄 김 13대 회장의 공금집행 의문점 및 협회운영 독단성 등을 둘러싸고 표면화된 체육회 사태는 더이상 대화에 의한 타결이 불가능한 지경이 됐다.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 이 사태가 주는 교훈은 크다. 교민들의 후원금에 크게 의존하는 일부 한인단체 집행부가 공금을 쌈짓돈처럼 쓰는가 하면 결산보고를 제대로 하지 않고, 의혹제기에 대해서도 명쾌한 답변보다 세싸움 식으로 해결하려는 전근대적 행태는 근절돼야 한다. 게다가 시비를 가리기보다 인간관계 이해득실 등 곁가지 계산 때문에 화합이나 관행을 내세워 미봉하려는 사람들의 태도 또한 시정돼야 한다. 특히 체육회 사태는 당초 공금의혹 해소차원에서 제기되고 이사회 의제로 채택됐음에도 규명은커녕 ‘문제제기=체전반대’로 치부하는 등 본질호도 대응이 다반사였다. 체육회 사태의 경과를 발생순서대로 요약한다.
①05년 7월21일-23일(필라델피아 미주한인체전)
②05년 8월20일(휴스턴 재미대한체육회 대의원총회)=SF,시카고를 누르고 07년 미주체전 개최지로 확정.
③05년 8월23일(체전유치 보고 기자회견)=윌리엄 김 회장, 긴박했던 표결전후 상황 등 대의원총회 참가보고를 한 뒤 07체전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USF측과 경기장(주경기장 및 대다수 보조경기장) 사용계약을 수일 내 완료하겠다고 약속.
④05년 9월6일(임시 결산보고)= 김 회장, 체전후원금 집행 등을 둘러싸고 갖가지 소문이 나도는 가운데 결산보고. 그러나 일부 영수증(뱅크스테이트먼트 등)이 회수되지 않았다는 등 이유로 임시 결산보고로 대체. 이 과정에서 SF한인상공회의소(회장 유대진)의 체전후원금 3,000달러 미납사실이 밝혀짐.
▶SF상의의 약속불이행은 유대진 상의회장이 전직 체육회장 출신인데다 한인단체로는 가장 먼저 체전후원을 약속해 단체간 서로돕기의 모범처럼 소개됐고, 나아가 체전폐막 이후 40여일 지난 그때까지 약정후원금을 내지 않은 유일단체인 것으로 밝혀져, 본보는 일련의 보도를 통해 이를 무책임한 교민우롱 행위라고 비판. 이 과정에서 김 회장이 상의측의 사전동의 없이 약정액을 일방적으로 부풀려 발표했다, 일부 단체들이 교민동참 유도를 위해 빈 봉투를 주고받으면서 일종의 ‘쇼’를 해왔다는 등 새로운 사실도 밝혀짐.
⑤05년 9월15일(최종 결산보고)= 김 회장, 이사회가 아닌 기자회견 형식으로 최종 결산보고를 함. 시중에 유포되고 있던 공금의혹과 관련해 그는 (04년 7월30일 회장취임
이후) 1년동안 내가 체육회를 위해 쓴 돈이 2만달러가 넘는다 휴스턴(8월20일 재미체육회 대의원총회)에서도 다른 지회장들에게 (득표전) 술값으로 3,500달러를 내 돈으로 썼다. 이것이 그 영수증이다는 등 억울함을 주장.
⑥05년 10월28일(울산체전 참가 및 대한체육회 방문 결과보고 기자회견)= 김 회장은 이 회견에서 07미주체전에 대한 대한체육회의 전폭적 지원을 약속받았으며, 울산체전 조직위로부터도 체전 운영과 자료협조 등을 약속받았다고 발표. 또 SF체육회-제주도 체육회 자매결연을 맺고, 제주팀의 07체전 찬조출전 가능성을 타진했다고 발표.
⑦05년 12월13일(박양규 전 체육회 부회장 영입회견 중도무산)= 전동국 육상협회장•강승구 총본부장 등이 체전이후 결산문제 등을 놓고 김 회장과 갈등을 빚은 끝에 사표를 내거나(강) 사실상 손을 놓은 상태(전)에서 민선기 사무총장도 개인적 사유로 사의를 표명해 체육회 업무가 표류하는 가운데, 김 회장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해
박양규 전 부회장 겸 사무총장과 남석진 검도사범을 각각 사무총장과 사무차장으로 영입했다고 발표. 그러나 이 자리에 동석했던 남 전 부회장은 체전 성공개최를 위해
(체육회에) 다시 참여하겠다는 것은 맞지만 자리에 대해서는 사전에 아무 이야기가 없었다며 사무총장직 수임에 난색을 표명, 기자회견이 도중에 무산됨.
⑧06년 1월19일(이사회, 8대의혹 의제채택)= 문규만 농구협회장, 9월 결산보고를 전후해 나돌다 잠복기에 들어간 뒤 05년 12월부터 소문으로 떠돌던 의혹을 질의서 형식으로 정리한 8대의혹(주로 윌리엄 김 회장의 공금집행•결산보고•체육회운영 등에 대한 의혹들로
이사회석상 논쟁 과정에서 2가지 추가)을 제기. 이사회, 윌리엄 김 회장을 옹호하는 몇몇 임원•이사들이 위협조 냉소조 언사로 제지하는 가운데 동의와 재청을 얻어 이를 정식의제로 채택. 김 회장, 결백을 주장하며 1주일 이내(1월26일까지) 완벽한 서면답변을 하겠다고 약속.
⑨06년 1월27일(김 회장의 서면답변, 의혹해소 대신 의혹증폭)= 김 회장, 약속시한보다 하루 늦은 1월27일 A4용지 10여쪽에 달하는 서면답변서(날짜는 1월26일로 돼 있음)를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 그러나 이는 결과적으로 의혹해소가 아니라 의혹증폭의 뇌관역할을 하게 됨. ▷그 이유 : 뱅크스테이트먼트•업소영수증 등 신뢰할만한 증빙서류 대신 인보이스 첨부, 증빙서류 없는 서술식 결백주장, 작성시점 불분명한 수기메모 제출 등.
▶이후 조행훈 축구협회장, 박준범 야구협회장, 문규만 농구협회장 등 체육회 산하 3대 구기종목 단체장이 포함된 5인 비대위가 구성됨. 비대위, 김 회장에게 의혹해소를 위한 증빙서류 제출(영수증 열람)과 해명을 거듭 요구. 김 회장, 비대위 요구에 거듭 불응. 이 과정에서 특정인 상호간 인신공격이 난무함. 본보, 05년 9월과 마찬가지로 대다수 언론의 침묵 속에 1월19일 이사회부터 연쇄 비판보도. 김 회장, 본보와 기자를 상대로 한 소송방침을 밝히는 한편 기자가 문규만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고 기사를 쓰고 있다, 기자가 김 회장에게 태권도장을 내달라고 했다가 거절당하자 앙심을 품고 기사를 쓰고 있다 등 주장을 함.
⑩06년 3월16일(임시총회, 비대위 퇴장속에 윌리엄 김 재신임안 통과)= 김 회장, 모두 인사말 통해 포괄적 사과(모든 것은 제 부덕의 소치다)와 결백(그러나 공금유용이나 횡령은 결코 없다) 주장 되풀이. 비대위, 김 회장의 영수증 제출요구 거부이유 등 추궁하며 의혹규명 위한 질의응답 착수. 다이앨 리 이사(현재 윌리엄 김 씨측 대변인) 등, 재신임 투표 제의. 비대위, 의혹규명이 안된 상화에서 이사 아닌 사람들이 끼어들어 발언하는 등 난장판총회에서 더 이상 들러리 역할을 할 수 없다며 집단퇴장.
▶비대위 퇴장뒤 재신임안 통과로 ‘탄핵’ 위기를 넘긴 김 회장은 이후 개인의견 형식으로 낸 언론광고를 통해 자신의 일부 불찰을 인정하고 체육회를 잘 운영해 체전을
성공적으로 개최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
⑪06년 6월30일(김 회장 등 13대 집행부, 정관에 따른 후임회장단 선출 없이 임기종료)= 정관에 따르면, 체육회장 임기는 선출된 해의 7월1일부터 익(익)년 6월30일로 돼 있고, 임기종료일로부터 60일 이전에 선관위를 구성해 차기회장단을 선출하게 돼 있으나, 김
회장 등 13대 집행부는 14대 회장단 선출을 위한 공식절차를 밟지 않고 임기를 종료. 본보, 7월1일자에 이를 보도.
⑫06년 7월5일(임시이사회, 윌리엄 김 13대 회장을 14대 회장으로 재추대)= 정관상 임기규정에 구애받지 않는 당연직 이사들(즉 산하 경기단체장들) 중 반대파가 거의 배제된 가운데(그중 상당수는 이사회 소집통보를 못받았다고 주장함), 6월30일로 임기가 만료된 임명직 이사들이 모여 윌리엄 김 13대 회장을 14대 회장에 만장일치(사후 확인취재 결과 2명이 반대론을 펴는 등 정관위반 문제제기가 있었다고 함)로 추대했다고 발표. ▷이들의 추대이유: 김 회장이 07체전유치 공로자로서 성공개최의 적임자(관련 보도자료에는 씨를 뿌린 자가 거두게 하는 것이 순리라는 논리가 전개됨)이며, 04년7월31일(실제로는 30일)에 13대 회장 취임식을 했으므로 이때부터 2년 임기가 시작된 것으로 간주한다. ▷반대론: 공금파동을 투표로 미봉한뒤 언론에 발표한 공개사과문의 잉크도 마르지 전에 가장 중요한 정관준수 회장단선출을 걸렀으면서, 임기종료뒤에 임기종료된 사람들이 다수 섞인 가운데 재추대를 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 당시 SV체육회는 언론광로를 내며 후임회장 선출절차를 밟고 있었으므로 깜박 잊었다는 말을 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게다가 재추대 이유 중 하나로 취임식 기산 임기인정론은 더욱 어불성설이다. 그렇다면 14대 회장 취임식을 하지 않은 지금, 그는 13대 회장인가 14대 회장인가. 김 씨측이 주장하는 이사진도 문제다. 실제 체육활동을 하는 산하연맹들은 거의 등을 돌린 상태에서 그동안 체육회 활동에 전혀 또는 거의 모습을 비치지 않았던 인사들이 이런저런 감투를 쓰고 김 씨 옹호에 나서고 있다. 또 회의 때마다 재적이사 숫자가 다르고, 스스로 내뱉은 말도 불리하면 딱 잡아떼는 등 인간적으로 신뢰할 수 없다. 체전을 반대하는 게 아니라 지금까지 경과로 봐 북가주 한인사회를 욕되게 할 것으로 볼 수밖에 없어 김 씨 등 자칭 14대 집행부라는 사람들에 대해 반기를 든 것이다.
<정태수 기자> tsjeo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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