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백·흑·청·갈·적·황
듀퐁 자동차 컬러 인기도 보고서
원색보다는 배합색 선호
유행따라 인기 컬러 급변
10년전 돌풍 그린계열 쇠퇴
검은색 고급취향은 여전
귀금속 시장에서야 당연히 금이 트로이 온스당 가격에서 은을 앞지른다. 하지만 럭서리 승용차의 컬러에 관한 한 사정은 정반대여서 은이 금을 압도한다.
북미 럭서리 승용차 및 트럭 시장에서 은색이 흰색을 누르고 2년 연속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색깔 자리에 올랐다. 3위는 검은색이었으며, 4~6위는 파란색, 옅은 갈색, 빨간색 등의 순이었다.
‘안전 투자처’를 선호하는 사람들의 색상은 몇 위를 차지했을까. 노랑/골드 계열은 2005년에 차를 구입한 사람들이 7번째로 선호하는 색깔로 조사됐다. 그밖에는 초록, 회색, 다른 혼합색 등이 ‘럭서리 승용차 컬러 리스트’ 8~10위에 랭크됐다.
이는 연례 ‘듀퐁 자동차 컬러 인기도 보고서’가 밝힌 것으로 럭서리 승용차 등 모델 종류별로, 북미 등 세계 각 지역별로 결과를 구분하고 있다. 듀퐁사는 자동차업계에 컬러코팅을 공급하는 선두기업으로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10개 모델의 승용차종 8개 모델이 자사의 코팅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매년 실시되는 이 조사는 올해가 53년째로 상업적 목적을 넘어서 자동차 색깔의 트렌드를 보여준다는 평가를 업계에서 받고 있다.
제너럴 모터(GM)의 크리스토퍼 웹 자동차 컬러 디자이너는 “딜러를 찾는 고객들의 39%는 자신이 원하는 컬러를 찾지 못하면 전혀 다른 브랜드 딜러를 찾아간다”며 컬러가 자동차라는 상품에 대한 소비자 인식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자동차의 테크놀러지나 스타일과 관련된 혁신과 마찬가지로 사람들이 좋아하는 페인트 컬러는 종종 하이엔드 모델에 먼저 등장한 후 시간이 지나면서 낮은 가격대 모델로 확산된다. 펄 화이트로 알려진 반짝이는 페인트가 대표적인 예. 듀퐁 오토모티브 시스템스의 캐런 서시나 컬러 마케팅 기술 매니저는 “과거에는 캐딜락과 링컨에서 목격됐던 펄 화이트가 이제는 중형차 마켓에서도 많이 눈에 띈다”고 설명했다.
페인트 컬러를 고안하고 준비하는 긴 사이클, 제조업체들이 실시하는 내구성 테스트 등의 이유 때문에 승용차와 트럭의 색상은 해마다 급격하게 바뀌지는 않는다. 그러나 업계 데이터를 바탕으로 나오는 연례 두퐁 리스트는 어떤 색깔이 새롭게 무대 위에 등장하고 어떤 색깔이 사라지는 지를 예측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번 결과는 빨강, 파랑, 노랑 등 원색에 있어서는 좋은 뉴스이며, 최근 몇 년간 추락을 보였던 회색이 무채색이란 본색에 새로운 틴트가 더해지면서 부활 조짐을 보이는 현상은 특기할 만하다.
사실 원색은 럭서리 승용차 및 트럭 구입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색상이 아니다. 럭서리 차의 경우 검정, 하양, 실버, 회색 등이 전체 판매 차량의 58%를 차지했고, 원색은 26%에 불과했다.
롤스로이스사에 따르면 팬텀 구입자 중 46%는 블랙을 사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회사 밥 오스틴 대변인은 그 이유를 두 가지로 분석했다. 첫째는 블랙은 유행에서 밀려나는 색이 아니라는 점이고, 둘째는 롤스로이스 팬텀 같은 큰 차에는 블랙이 잘 어울린다는 점. 오스틴 대변인은 “롤스로이스의 8%는 고객이 특별 주문한 색깔로 팔린다”며 “하지만 5대중 4대는 블랙, 흰색, 실버”라고 전했다. 또 “롤스로이스는 약 35만달러를 호가하기 때문에 고객들이 클래식한 색깔을 선택하는 것 같다”고 나름대로 분석했다.
하지만 모든 색상의 인기가 오래 가는 것은 아니다. 일부 색상은 한 때 반짝하다가 어느 날 소리소문 없이 사라진다. 좋은 예가 칼립소 그린, 폴로 그린 등의 초록 계열. 10여년 전 스포츠카, 컴팩트카, 트럭, 미니밴 등의 약 5분의1을 차지할 정도로 떴던 이 색은 2003년에는 럭서리 차의 겨우 1% 미만에 불과할 정도로 한물갔다.
하지만 앞날의 유행 컬러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소비자들의 기호가 변덕이 죽 끓듯 하기 때문. 역사적으로 볼 때 캐딜락 같은 럭서리 차량이나 트럭 같은 보수적인 차량에서는 무채색이 지배했으며, 젊은이들의 차량은 밝은 색상 위주였다. 하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역할 변화가 일어나 젊은이들이 진한 회색, 실버, 검정 등을 더욱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한편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는 북미에서 은색이 6년째 정상을 고수했다.
<김장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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