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 피트
닛산 버사
subcompact
혼다 피트, 닛산 버사, 도요타 야리스
일본 빅3 잇단 모델 출시 ‘공습’
1만5,000달러 미만 저렴한 가격
고유가에 맞는 높은 연비로 인기
현대 엑센트, 기아 리오, 셰비 아베오
한국산과 치열한 시장경쟁 예고
초소형 차들이 몰려온다.
70년대 유류 파동 이후 관심의 대상에서 밀려났던 ‘서브 컴팩트’(subcompact) 차종들의 인기가 부활하면서 새로운 초소형차들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일본의 3대 자동차사들이 올해 새로운 초소형 모델을 내놓았고, 베스트셀링 모델이었던 셰비의 ‘아베오’(Aveo)가 곧 디자인을 바꿔 출시될 예정이다.
80년대가 미니밴의 시대, 90년대가 SUV의 시대였다면 이제는 다시 소형차의 시대가 오고 있다고 자동차 산업 분석가들은 보고 있다. 그만큼 자동차 시장에 나오는 새로운 소형차들이 많아 졌다는 것이다. J.D. 파워의 연구진들은 오는 2009년까지 초소형, 초저가 차량의 판매가 2005 년에 비해 94%가 증가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같이 초소형차 붐이 부활한 이유 중 첫째로 손꼽히고 있는 것은 물론 개스값 고공 행진이 지 속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또 혼다 시빅, 도요타 코롤라와 같은 인기의 절정을 달리고 있는 소형 컴팩트 차종들의 가격이 은근히 비싼 것도 더 작고 더 저렴한 차를 찾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도요타 야리스
혼다의 피트(Fit), 닛산의 버사(Versa), 그리고 도요타의 야리스(Yaris) 등 일본 빅3가 올해 각각 출시하는 서브 컴팩트들은 매우 경제적인 연비와 트렌디한 외관, 그리고 저렴한 가격대를 앞세워 치열한 시장 점유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혼다는 피트의 고속도로 주행 연비를 갤런당 38마일까지 보장한다고 밝히고 있고 닛산도 버사의 평균 마일리지를 갤런당 38마일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도요타는 수동 트랜스미션을 장착한 야리스의 고속도로 마일리지가 갤런당 40마일이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들 일본 빅3가 앞다퉈 서브 컴팩트 출시 경쟁에 나선 이유 중 또 하나는 첫 자동차를 구입하는 젊은 세대를 잡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앞으로 쏟아져 나올 6,400만명에 달하는 젊은 Y세대 구매자들은 자동차 구입에 평균적으로 1만5,000달러 안팎을 쓸 거라는 게 자동차사들의 마케팅 연구 결과다.
그러나 현재 대부분의 컴팩트 소형차의 가격대는 평균 1만7,500달러선에 형성돼 있다. 도요타 코롤라의 스티커 가격이 1만4,000∼1만8,000달러선, 2006년형 혼다 시빅은 1만4,360∼2만3,350달러에 나와 있어 대다수의 Y세대 구매자들을 유인하기에는 다소 높은 수준. 따라서 1만3,000∼1만4,000달러대 초소형 차종 출시의 필요성이 대두됐다는 것이다.
도요타는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한 기존의 에코(Echo) 모델을 대체할 2007년형 야리스의 가격대를 1만950∼1만4,050달러로 잡고 있다. 오는 3월 첫 출시가 예정돼 있는 야리스는 4도어 세단 또는 3도어 해치백 등 두 가지 스타일로 나오게 된다.
혼다의 2007년형 피트는 오는 4월부터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며 가격대는 1만3,000∼1만4,000달러로 잡혀 있다. 기존의 시빅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도 기능성이 좋은 차를 원하는 젊은 층을 위주로 마케팅을 펼칠 예정이다.
닛산의 경우 버사의 해치백 모델을 오는 7월에, 세단 모델은 오는 12월에 각각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버사의 스티커 가격대는 1만2,000∼1만5,000달러로 잡혀 있다.
자동차 업계 전문가들은 이들 일본 빅3가 이같이 거의 동시에 서브 컴팩트 차종을 새로 출시하는 것이 초소형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초소형차에 익숙해져 있는 유럽이나 아시아 운전자들과는 다른 미국 구매자들의 성향이 초소형차를 내놓는 자동차사들에 도전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만만찮다. 이들 초소형차가 미국 운전자들에게는 말 그대로 너무 작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혼다 피트의 경우 전장이 157.4인치로 시빅 세단형보다 20인치나 작다. 그러나 혼다는 피트가 자전거나 서핑보드를 내부에 적재할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같이 새로 나오게 될 일본 빅3의 초소형 차종들과 더욱 치열해진 경쟁을 벌여야 할 다른 서브 컴팩트 차량들은 모두 한국산 차들이다. 현재 이 차종 부문에는 가격대 1만2,455∼1만3,305달러대의 현대 엑센트와 1만570∼1만3,295달러대의 기아 리오가 버티고 있으며, 2005년에만 6만8,000대가 팔려나가 서브 컴팩트 부문 베스트셀러가 된 셰비 아베오도 한국에서 제조되는 차다.
새로운 모델들의 대거 출시와 함께 과연 초소형 서브 컴팩트 차량들이 시장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게 될지, 이들 중 어떤 차가 잠재적 구매자들로부터 가장 많은 선택을 받게 될지가 올해 자동차 시장에서 주목거리가 될 것이다.
<김종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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