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만든 초컬릿으로 달콤한 사랑 고백을
독특한 맛·모양 만디엉
고급 초컬릿 트러플
초보자도 만들기 쉬워
연인들이 맘놓고 사랑을 고백하는 밸런타인스 데이가 일주일 남짓 남았다.
닭살이라느니, 유난 떤다고 구박받던 커플들이야 평소대로 그들만의 사랑 행각(?)을 벌여도 충분하겠지만 평소 무뚝뚝함으로 일관하던 커플이라면, 마음속에만 담아두었던 사랑을 과감히 꺼내 보여주는 건 어떨까.
사랑의 달콤함을 표현하는데 더 없이 좋은 매개체가 있다면 다름 아닌 초컬릿. 입에 넣자마자 달콤 쌉싸름하게 퍼지는 초컬릿은 굳이 ‘사랑해’라는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마음을 표현하기에 좋은 선물이다. 상업적으로 이용되었느니 뭐니 하는 숱한 비난 속에서도 ‘밸런타인스 데이=초컬릿 주는 날’로 연상되는 것도 초컬릿이 지닌 특유의 매력 때문일 것이다.
근사하게 포장된, 보기에도 앙증맞은 초컬릿도 좋지만 모양은 조금은 촌스럽고 투박해도 마음이 담뿍 담긴 내 손으로 직접 만든 초컬릿이라면 어떨까?
▲초컬릿 무스 케이크
집에서도 손쉽게 만들 수 있고, 뭔가 색다른 ‘나만의 밸런타인스 초컬릿’을 만들기 위해 이 분야의 전문가 제이슨 최 파티셰를 만났다. 한인타운의 파리 바게트와 패사디나의 윗 베리(Wheat berry) 카페 & 베이커리의 모든 빵과 케이크의 맛을 책임지고 있는 생산 팀장이자 베테런 파티셰인 그가 특별한 밸런타인스 데이를 위해 소개한 초컬릿은 독특한 모양과 맛이 색다른 ‘만디엉’(Mendiants)과 고급 초컬릿의 대표선수인 ‘트러플’(Truffle).
이름부터 심상치 않다고 해서 주눅들 필요는 없다. 마켓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커다란 사각 모양의 초컬릿 바만 있으면 색다른 초컬릿을 만드는 것은 생각만큼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우선 커다란 초컬릿을 손으로 뚝뚝 부러뜨린 다음 적당한 그릇에 담고 전자레인지에 30초-1분 정도 돌리면 부드러운 액체 상태의 초컬릿이 되고, 녹인 초컬릿만 있으면 명품 초컬릿 브랜드 부럽지 않은 ‘나만의 밸런타인스 초컬릿’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제이슨 최씨의 설명이다.
초보자들은 물론 평소 부엌과는 등지고 사는 남자들도 쉽게 만들 수 있는 만디엉은 초컬릿, 견과류, 말린 과일만 있으면 손쉽게 만들 수 있다. 우선 초컬릿을 전자레인지에 넣어 완전히 녹인 다음 패스트리 주머니(pastry bag)에 넣고 납작하게 짜낸다. 거기에 견과류나 말린 과일을 올려 냉장고에 5분 정도 넣어 굳히면 완성이다.
제이슨 최씨는 녹인 초컬릿을 한 입에 넣을 수 있을 정도의 작고 납작하게 초컬릿을 짜낸 다음 그 위에 잣, 헤이즐넛, 말린 크랜베리, 설탕에 절인 오렌지껍질을 올려 만들었다. 달콤한 초컬릿과 함께 입안 가득 퍼지는 오렌지와 크랜베리 향과 아삭하게 씹히는 잣과 헤이즐넛이 고소한 맛을 낸다. 다른 건 몰라도 설탕에 절인 오렌지는 꼭 넣어야 제 맛이 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만디엉
만디엉 다음으로 한 단계 높은 고급 초컬릿인 트러플에 도전해본다. 겉으로 보기엔 초컬릿 볼처럼 생긴 트러플은 부드럽게 씹히는 가나슈와 코팅된 초컬릿이 조화를 이뤄 그 맛이 일품이다. 코코 파우더나 슈거 파우더를 굴리면 보기에도 예뻐 밸런타인 초컬릿으로 인기다.
트러플
트러플 역시 사각모양의 초컬릿을 잘라 전자레인지에 넣고 완전히 녹인 다음 거기에 생크림, 물엿, 버터를 넣어 가나슈를 만든다. 가나슈를 만든 다음에는 냉장고에 넣어 30분 정도 굳히고 다시 꺼내 저어 약간 되직한 상태가 되면 패스트리 백에 넣어 조금 도톰할 정도로 둥글게 짜 다시 냉장고에 넣어 굳힌다. 5분 정도 넣어둔 다음 꺼내 손으로 다시 동그랗게 빚어 모양을 만들고, 녹인 초컬릿과 코코 파우더를 준비해 빚어놓은 가나슈를 녹인 초컬릿에 담가 뺀 다음 코코 파우더에 굴리면 트러플이 완성된다. 녹인 초컬릿에 빼낸 다음에는 곧바로 코코 파우더에 넣고 굴려야 코코 파우더 가루가 잘 묻혀지는데, 이는 초컬릿이 금방 굳어버리기 때문이다.
♥모양 쿠키·케이크
생크림·딸기 장식‘멋’
초컬릿 못지 않게 밸런타인스 데이의 분위기와 어울리는 것으로 하트 모양으로 만든 쿠키(사진)와 케이크도 빠질 수 없는 필수품. 하트 모양으로 구워낸 쿠키에 크림을 발라 색을 입히고 패스트리 주머니에 크림을 담아 ‘I♡YOU’라는 글씨로 장식하면 분위기가 확 살아난다. 상큼한 딸기와 달콤한 생크림이 어울러진 하트 모양 밸런타인 케이크 역시 화기애애한 밸런타인스 데이와 잘 어울리는 아이템이다.
추억에 남는 멋진 밸런타인스 데이를 보내고 싶지만 무언가 만드는 일이 정 자신 없다면 하트 모양 쿠키나 케이크를 미리 사놓는 센스를 발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트러플 레서피
▲재료: 다크 초컬릿 350g, 생크림 285g, 물엿 45g, 버터 12.5g
▲만들기: 적당한 그릇에 다크 초컬릿을 넣고 전자레인지에 돌려 녹인다. 가나슈를 코팅할 녹인 초컬릿은 조금 덜어 둔다. 여기에 분량의 생크림, 물엿, 1cm 크기로 자른 버터를 넣고 고루 저어 녹여 가나슈를 만든다. 완성한 가나슈는 냉장고에 30분 정도 넣어 굳혀 걸죽하게 만든 다음 패스트리 백에 넣어 동그란 모양으로 짠다. 5분정도 다시 냉장고에 넣어 굳힌 다음 손으로 동그랗게 모양을 만든 다음 덜어둔 다크 초컬릿에 넣어 초컬릿을 입힌 다음 코코 파우더에 굴린다. 작은 상자나 예쁜 접시에 담아 낸다.
1 녹인 초컬릿에 버터, 생크림, 물엿을 넣고 고루 저어 가나슈를 만든다. 냉장고에 넣어 약간 되직하게 될 때까지 굳힌다.
2 냉장고에서 꺼낸 가나슈는 한번 저은 다음 페스트리 주머니에 넣어 동그란 모양이 되도록 짠다. 다시 5분 정도 냉장고에 넣어 굳힌다.
3 굳힌 가나슈는 손으로 동그랗게 빚은 다음 적당한 그릇에 초컬릿을 녹여 푹 담갔다가 빼낸다.
4 녹인 초컬릿에 담근 후 코코 파우더 가루에 넣어 포크로 굴려가며 고루 묻힌다.
만디엉 레서피
▲재료: 다크 초컬릿 500g, 설탕에 절인 오렌지 필, 말린 크랜베리, 구운 헤이즐넛, 잣 약간씩
▲만들기: 다크 초컬릿을 적당한 그릇에 담아 전자레인지에 돌려 녹인다. 베이킹 시트를 오려 패스트리 주머니 모양으로 만들고 그 안에 녹인 초컬릿을 담아 동그랗고 넙적한 모양으로 짜낸다. 그 위에 말린 크랜베리, 오렌지 껍질, 잣, 헤이즐넛 등을 토핑한 다음 냉장고에 5분 정도 넣어 굳힌다. 작은 상자나 예쁜 접시에 담아 코코 파우더를 뿌려 장식한다.
제이슨 최 파티셰는…
한인타운의 파리 바게트, 패사디나의 윗 베리, 모두 맛있고 신선한 빵과 달지 않고 부드러운 케이크로 유명한 곳. 맛도 맛이지만 어쩜 그렇게 예쁘고 앙증맞은지…. 빵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멀리서라도 일부러 그 집 빵을 먹고자 찾을 정도다. 이렇게 맛있고 예쁜 빵과 케이크를 만드는 사람은 누구일까? 이런 궁금증을 안고 제이슨 최 파티셰(사진)를 만났다.
식품공학도 시절, 제과제빵 실습시간에 처음 경험했던 빵 만들기의 매력에 푹 빠져 파티셰의 길로 접어든 제이슨 최씨는 한국의 파리 크라상에 입사한 후 프랑스 파리에 있는 르 노트르(Le NOTRE)의 제과제빵 과정을 수료한 뒤 현재 미국 파리 바게트와 윗 베리의 생산팀장으로 일하고 있는 베테런이다.
“케이크는 먹는 음식이지만 예술입니다. 사용하는 재료가 각각 최상의 맛을 내도록 배합에도 신경 써야 하지만 보기에도 예뻐야 먹고 싶은 마음이 들거든요”
신혼 시절에 초컬릿으로 하트 모양의 보석함을 만들고 그 안에 온갖 종류의 초컬릿을 채워 부인에게 선물하기도 한 로맨티스트 남편이자, 토마스 기차를 좋아하는 아이를 위해서는 사각 케이크에 기차가 다니는 철길을 만들고 주변을 갖가지 꽃과 나무로 장식한 뒤 토마스 기차 장난감을 올려 선물하기도 하는 자상한 아빠.
무뚝뚝한 한국 남자의 전형이지만 가끔은 하트 모양의 케이크를 만들어 불쑥 부인 앞에 건네 주어 부인을 기쁘게 해주기도 한다는 제이슨 최 파티셰는 케이크와 초컬릿 얘기가 나오자 금세 진지한 자세로 돌변한다.
초컬릿을 워낙 좋아해 제품 개발이 항상 즐겁다는 그는 올해 밸런타인스 데이에는 작고 앙증맞은 하트 모양의 초컬릿 무스 케이크를 개발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겠다고 벼르고 있다.
글 성민정 기자·사진 진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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