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당 가이드 / 오리지널 오개닉 베이커리
갑자기 2000년대에 들어서서 촌스럽게 오개닉을 외치는 미국이나, 아시아의 나라들이 열심히 패스트푸드 햄버거를 먹기 시작하던 1980년대에 이미 오개닉이라는 겸손한 재료들로 빵을 만들어서 팔던 베이커리가 있다. 유럽 벨기에 브뤼셀의 르 팬 쿼티디엔(Le pain quotidian). 20년전에 벨기에의 이름난 셰프 알레인(chef Alain)은 손수 가장 자연의 맛에 거스르지 않는 재료들(물과 최고급의 밀가루)로 빵을 수천번에 걸쳐 시험해 만들어보면서 완벽하다고 일컬어지는 빵을 만들어냈다. 하루아침에 수백명의 베이커들에 의해 만들어진 노하우가 아니라 그가 직접 조금씩 조금씩 시험하면서 만들어낸 맛이라 더욱 값지다.
비트와 절인 생선 오픈 샌드위치.
초컬릿 헤이즐넛 잼.
베리 타르트.
화이트 빈 수프.
빵 하나도 수천번 만들어보면서 맛내
모두 오개닉 사용 기름기 없이 산뜻
1980년대, 직접 돌에 갈아 빻은 곡식들로 빵을 만들고 거의 모든 재료들을 오개닉을 사용한 이 베이커리에서는 이러한 고소하고 기름지지 않은 빵을 이용해 나오는 샌드위치들도 거의 오개닉, 웰빙 스타일의 음식들이다. 기름지거나, 칼로리가 높아보이는 음식은 거의 볼 수가 없다.
심플하기 그지없는 흰 접시 위에 나오는 오픈 샌드위치는 먹기에도 좋은 한입 크기의 완벽한 모양이다. 안에 마요네즈로 범벅된 여타 다른 곳의 샌드위치와는 너무나 비교되는 산뜻한 맛이기에 먹으면서도 건강해지는 느낌을 갖게 된다.
모든 빵들이 고소하면서 씹히는 맛이 일품이지만 이 중에서도 월넛 브레드는 사이사이 박힌 월넛과 건포도가 일품이다. 단순하면서도 화려하지 않은 맛, 사치스럽지 않은 깨끗한 맛, 기름지지 않은 산뜻한 음식이 르 팬 쿼티디엔의 특징이다.
인기있는 샌드위치는 닭고기 가슴살을 그릴에 구워 나오는 샌드위치나 또는 커리 맛이 나는 치킨커리 샌드위치. 또한 매디터레니안 플레이트(Mediterranean Plate)를 주문하면, 한 일주일은 먹어도 될 정도의 푸짐한 종류의 빵들과 3종류의 허무스(hummus)가 잼트레이와 함께 서브된다. 물론 이곳에서 팔고있는 오개닉의 베리잼과 살구잼, 그 유명한 고소한 맛의 초콜릿 헤이즐넛을 마음껏 빵에 발라먹을 수 있다.
그 어떤 크림이나 유제품이 들어가지 않은 수프들도 인기인데, 흰콩을 넣어만든 화이트 빈 수프(white bean soup)는 바람 부는 을씨년스런 요즘 같은 날씨에 안성맞춤이다.
달콤한 맛이 강한 미국의 패스트리와는 달리 이곳의 패스트리는 벨지안 패스트리 맛 그대로 단맛보다는 재료 자체의 순수한 맛이 두드러지는 자연스런 맛이다. 살구가 씹히는 타르트, 모든 종류의 베리를 맛볼 수 있는 베리 타르트, 에스프레소를 맛보는 듯한 느낌의 모카 타르트는 늦게 가면 살 수 없는 인기 품목들이다. 그리고 추수감사절에만 만드는 펌킨 파이는 잊지 말고 매년 먹어야 하는 종류임에 틀림없다.
이곳에서 파는 모든 종류의 잼들과 초컬릿 헤이즐넛 잼은 5~8달러 정도의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데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우리 입에 착 붙는 사랑스런 맛이다. 다양한 종류의 유럽의 허니로부터 커피에 이르기까지 모든 제품들은 오개닉이다.
이 레스토랑은 음식의 오개닉한 개념과도 같이 인테리어 또한 같은 맥락이다. 한 중앙에 들어서 있는 코뮤널 테이블(communal table)은 한 20명은 족히 둘러앉아도 될 정도의 큰 테이블인데 “다같이 무엇을 나눈다”(sharing)는 뜻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시간을 나누고 음식을 나눈다는 의미로서 이 곳에 들어온 모든 이들이, 이곳의 시간을 나누고, 음식을 나누어도 될 듯이 평화롭게 보이는 테이블이다.
뭔가 어색한 듯한 큰 테이블에 멀뚱히 어찌 앉을까 하지만 한두 번 앉다보면 그리 어색하기보다는 친근하기까지 한 느낌이다. 연인끼리도 서로 마주보고 앉는 것보다는 옆에 다정히 앉아 빵에 잼이라도 발라주면 더 로맨틱할 것 같다.
혼자서 책을 들고와 오개닉 커피를 즐기는 스타일 있는 중년신사부터, 유모차를 밀고 와서 패티오의 파라솔 밑에서 아기에게 수프를 떠먹이는 젊은 엄마에 이르기까지 이곳의 고객층은 너무나 다양하다. 이미 유럽에서는 잘 알려진 오개닉 베이커리여서 그런지 30%이상이 유러피안이기도 하다.
■ 남가주 일대의 르 팬 쿼티디엔 베이커리
▲웨스트우드 - 1055 Broxton Ave. Westwood, CA 90024 (310)824-7900
▲브렌트우드 - 11702 Barrington Ave. Brentwood, CA 90049 (310)476-0969
▲웨스트할리웃 - 8607 Melrose Ave. West Hollywood, CA 90069 (310)854-3700
▲베벌리힐스 - 9630 Santa Monica Blvd. CA 90210 (310)859-1100
▲맨해턴비치 - 451 Manhattan Beach Blvd. Manhattan Beach, CA 90266 (310)545-6411
▲샌타모니카 - 316 Santa Monica Blvd. Santa Monica, CA 90401 (310)393-6800
▲스튜디오시티 - 13045 Ventura Blvd. Studio City, CA 91604 (818)986-1929
<글·사진 정은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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