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래떡이 확 달라졌다. 쑥, 흑미, 단호박, 현미 등 몸에 좋은 천연 재료를 쌀가루와 섞어 뽑아낸 색색이 예쁜 산수당의 가래떡들.
오색가래떡
쑥 단호박 흑미 현미 넣은 가래떡
초록 노랑 보라 등‘형형색색’
산수당 헬렌 한씨가 직접 개발
색다른 떡국·떡볶이 연출
파티용 애피타이저로도 그만
다가오는 주말이 한국에서는 ‘진짜 설날’로 치는 구정, 음력설이다.
설이라고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이면 집안 분위기가 화기 애애해지고 떠들썩해 비로소 사람 사는 맛이 나지만 주부들은 항상 마땅한 ‘먹거리’ 마련이 큰 고심거리다.
설날 푸짐하게 준비해야 할 먹거리의 일 순위는 가래떡. 설을 앞두고 한국에서는 햅쌀을 사다 방앗간에 가서 가족들 먹을 가래떡을 뽑아오는 풍경은 요즘도 여전하다. 가래떡을 넉넉히 뽑아두었다가 떡국을 끓이는 것은 물론이고 노릇하게 구워 꿀이나 간장에 찍어 간식으로 먹거나 언제 먹어도 맛있는 매콤한 떡볶이, 고기나 야채를 곁들여 만든 떡산적과 떡잡채 등 다양한 별미를 만들어 먹을 수 있어 긴 설 연휴 내내 먹거리 걱정이 없기 때문이다.
요즘은 이 가래떡에도 새 바람이 불고 있다. 타운에서 맛있는 떡 만들기로 유명한 산수당의 헬렌 한씨가 새롭게 개발한 색색이 예쁜 컬러 가래떡들이 바로 그 주인공. 보통 하얀 쌀로 만든 흰 가래떡은 기본이고, 100% 현미 쌀로 만든 은은한 브라운 컬러의 현미 가래떡도 웰빙을 생각하는 요즘엔 어느새 흔해졌다.
하지만 이게 전부가 아니다. 한 사장의 오랜 떡 만들기 노하우와 손맛의 진수가 느껴지는 것은 진한 초록빛의 쑥 가래떡, 은은한 노란색이 예쁜 단호박 가래떡, 세련된 보랏빛이 도는 흑미 가래떡 등의 모두 세 가지 컬러 가래떡. 현미와 흰쌀 가래떡까지 더하면 모두 다섯 가지의 컬러 가래떡이 된다.
“이제 김 가루를 뿌려 떡국을 내는 시대는 지났어요. 흰쌀과 현미 가래떡으로 끓인 떡국에 색색이 예쁜 가래떡 한두 개 썰어 고명처럼 얹어내면 보기에도 예쁘고, 건강에도 좋은 세련된 웰빙 떡국이 됩니다” 헬렌 한씨의 설명이다.
새로워지는 건 떡국만이 아니다. 다섯 가지 컬러의 가래떡을 먹기 좋은 크기로 큼직하게 썰어두고 커다란 팬에 멸치나 쇠고기 양지머리로 우린 육수를 자작하게 끓이다 소금간 해서 완전히 식힌다. 여기에 파, 실란트로, 표고버섯 등을 뚝뚝 뜯어 넣고 썰어둔 떡을 넣어 한번 살짝 무치듯 버무린 다음 통깨를 뿌려내면 궁중 떡볶이의 색다른 버전인 ‘산수당식 떡볶이’가 된다.
다양한 먹거리를 담은 설 선물바구니.
색색이 예쁜 가래떡만 있으면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산수당식 떡볶이. 쫄깃하게 씹히는 떡이 은은한 양념과 어우러져 입맛을 돋워주는 색다른 별미다.
‘색색 떡볶이’보기에도 좋고
천연재료 사용… 몸에도 좋아
색색의 다섯 가지 색깔의 가래떡이 어우러져 보기에도 예쁘고 맛도 좋아 아이들이나 어른들을 위한 간식 뿐 아니라 외국인들을 접대하는 파티용 애피타이저로도 그만이다.
이처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컬러 가래떡은 색깔만 예쁜 게 아니다. 당장 보기에만 좋도록 식용 색소를 넣어 만든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쑥이 들어가 진한 초록빛이 나는 쑥 가래떡은 직접 말린 쑥을 끓는 물에 살짝 삶아 건진 다음 쌀가루 낼 때 함께 빻아 가래떡을 뽑아낸다. 쑥은 몸에 좋은 재료이자 향도 진할 뿐 아니라 탄력이 생겨 더욱 쫄깃한 맛이 난다. 쑥 대신 녹차 가루를 넣어도 되는데 색은 더 은은하지만 향이 쑥만큼 진하지 않다는 게 헬렌 한씨의 설명이다.
투명한 노란빛이 예쁜 단호박 가래떡은 단호박을 사다 따뜻한 곳(산수당에서는 보일러실을 이용한다)에 두어 완전히 익힌 다음 채 썰어 두었다가 쌀가루 낼 때 함께 빻아 가래떡을 뽑으면 단호박 가래떡이 된다. 색깔도 예쁘고 맛있는 단호박 가래떡을 만들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호박을 완전히 익혀야 한다는 것. 설익으면 색깔도 맛도 모두 제대로 내기 힘들다.
흑미 가래떡은 세련된 보랏빛이 돈다. 흑미를 쌀의 1/6정도 분량만 넣고 빻아 가래떡을 뽑아내면 되므로 다른 것에 비해 만들기가 간단한 편이다. 이밖에도 예쁜 분홍빛이 나는 가래떡을 만들기 위해 오미자 가루를 넣어 가래떡을 뽑아보기도 했는데 색깔은 예쁘지만 신맛이 나 더 이상 만들지 않는다고 한다.
색색이 예쁜 컬러 가래떡을 만들 때 가장 신경 써야 할 것은 천연재료와 쌀가루를 어느 정도 섞어야 제 맛과 제 색이 나는지를 알아둬 그 비율대로 섞는 것이다. 헬렌 한씨 역시 여러 번 시행착오 끝에 가장 예쁜 컬러와 맛을 내는 황금비율을 알아냈다고 한다.
다양한 컬러가 예쁜 건강 가래떡은 금요일과 토요일에만 판매하며 가격은 한 팩에 4달러. 산수당에서는 웰빙 라이프를 즐기는 사람들을 위해 유기농으로 재배한 말린 과일과 아이들 간식으로 좋은 스낵도 함께 판매하고 있다. 또한 설날 마땅한 선물을 준비하지 못한 손님에게는 즉석으로 커다란 바구니에 건강에 좋은 다양한 산수당의 먹거리를 담은 선물 바스켓도 만들어 준다.
천연 컬러와 풍미가 더해진 웰빙 가래떡을 만든 헬렌 한씨.
■가래떡으로 만드는 다양한 별미 레서피 4
욕심 부려 많이 사다 놓은 가래떡이 어느 순간 처치 곤란한 골칫덩이가
되었다면 한번 시도해보자. 쇠고기, 야채, 굴소스를 넣어 볶거나,
탕수육처럼 튀겨서 새콤달콤 소스에 찍어 먹거나, 고소한 크림 소스에
넣어 스튜처럼 먹거나 빵가루를 입혀 튀겨도 색다른 별미가 된다. 또한 색색이 예쁜
컬러 가래떡으로 만들어도 훌륭한 요리 부럽지 않다. 물론 전통적인 방식이자 제일
맛있는 ‘그냥 구워서 간장이나 조청에 찍어먹는 것’도 잊지 말자.
떡 굴소스 볶음
▲재료: 가래떡, 쇠고기 등심 200g씩, 소금, 후춧가루 약간씩, 브라컬리 100g, 붉은 피망 1개, 다진 마늘, 다진 붉은 고추, 굴소스 1큰술씩, 식용유, 참기름 약간씩
▲만들기: 가래떡은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길이로 반을 잘라 준비한다. 떡이 딱딱하면 끓는 물에 살짝 데친다. 쇠고기는 한입 크기로 썰어 소금, 후춧가루로 간한다. 브라컬리는 끓는 물에 살짝 데쳐 한입 크기로 썬다. 붉은 피망도 한입 크기로 썬다. 팬에 기름을 둘러 다진 마늘을 볶다 고기를 넣고 어느 정도 익으면 떡을 넣는다. 여기에 굴 소스, 다진고추, 피망, 브라컬리를 넣고 참기름을 둘러 볶아낸다.
떡탕수
▲재료: 떡국떡, 느타리버섯 150g씩, 달걀 1개, 밀가루, 녹말가루 1/2컵씩, 당근 50g, 표고버섯 3장, 피망 1/2개, 붉은 피망 1/2개, 물녹말 1큰술, 닭 육수 1컵, 튀김 기름 적당량, 간장소스(설탕 5큰술, 간장 2큰술, 청주, 식초 3큰술씩)
▲만들기: 떡국 떡은 물에 훌훌 씻어 불려둔다. 당근, 피망, 버섯도 한입 크기로 썬다. 느타리버섯도 흐르는 물에 씻어 굵은 것은 먹기 좋게 찢는다. 볼에 달걀과 물 1/2컵을 넣고 잘 섞다가 분량의 밀가루와 녹말가루를 넣고 고루 섞어 튀김옷을 만든다. 손질해둔 떡과 느타리버섯에 튀김옷을 입혀 160도 기름에 바삭하게 튀긴다. 튀김옷을 입히기 번거롭다면 떡은 그냥 튀겨도 상관없다. 분량의 재료를 넣고 간장소스를 만든다. 기름 두른 팬에 양파, 당근, 표고버섯을 볶다 피망을 넣고 닭육수와 간장 소스를 넣어 끓이다 물녹말을 넣어 걸쭉하게 탕수 소스를 만든다. 바삭하게 튀긴 떡은 그릇에 담고 탕수 소스를 먹기 전에 끼얹어 낸다.
떡 크림스튜
▲재료: 가래떡 200g, 양파 1/2개, 고구마 1개, 닭 다리살 2개분, 호박, 당근 100g씩, 화이트 소스(밀가루 2큰술, 버터 1큰술, 우유 1컵, 소금, 후춧가루 약간씩), 닭 육수 1컵
▲만들기: 가래떡은 1cm 두께로 둥글게 썬다. 양파는 2cm 크기로 썰고 고구마는 껍질을 벗겨 한입 크기로 썬다. 당근과 호박도 한입 크기로 썬다. 닭다리살은 한입 크기로 썬다. 냄비에 버터와 밀가루를 넣고 볶다가 닭 육수와 우유를 붓고 잘 저어 화이트 소스를 만든다. 팬에 버터를 두르고 닭고기와 당근, 양파를 볶다 만들어둔 화이트 소스를 붓고 떡을 넣어 잠깐 끓인다.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한다.
가래떡 코코넛 커틀릿
▲재료: 가래떡 200g, 밀가루 3큰술, 달걀 2개, 빵가루 1컵, 코코넛 가루 1/3컵, 튀김 기름 약간, 머스터드, 케첩 적당량
▲만들기: 가래떡은 2cm 크기로 썰고 딱딱하면 끓는 물에 한번 데쳐 부드럽게 준비해 소금을 살짝 뿌려둔다. 빵가루에 코코넛 가루를 고루 섞는다. 달걀은 거품이 나지 않도록 가만히 푼다. 가래떡에 밀가루를 묻힌 뒤 달걀 물에 굴려 만들어둔 빵가루를 입히고 한번 더 달걀물에 굴린 후 빵가루를 입힌다. 160도로 예열된 튀김 기름에 떡을 넣고 노릇하게 튀긴다. 튀겨낸 떡 커틀릿에 머스타드나 케첩을 곁들인다.
글 성민정 기자·사진 진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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