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운 정도 벨페퍼 < 할라페뇨 < 하바네로 순
외국을 여행할 때나 집을 떠나 있을 때 가장 입맛을 다시게 하는 양념장들은 다름 아닌 고추장, 고춧가루, 초고추장 등의 고추를 포함한 음식들이다. 입맛이 떨어져있을 때 반들반들하고 파릇파릇한 풋고추를 쌈장에 콕 찍어먹는 상상만 해도 군침이 도는 것이다.
그런데 전세계에서 고추소비량이 가장 많은 나라는 한국이 아니라 멕시코라고 한다. 옛날 잉카제국에서는 이 고추의 매운맛을 엑기스로 만들어 순결하지 않은 소녀들에게 벌을 내릴 때 사용했다고 하니 우리의 옛말처럼 ‘매운맛’을 보여주는 셈이 아니었나 싶다.
근래 들어 고추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어 그 결과를 토대로 근육통이나 관절염 등에 이용하고 있기도 하며, 고추의 매운맛 성분인 캡사이신(Capsaicin)이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된다하여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그 원리는 매운맛을 먹었을 때 이를 감지한 뇌가 “아, 분명 이것은 무언가 위험한 일이 몸에 발생한 것”이라고 인식하여, 비상상태의 화염주의보에 쓰이는 온몸의 물을 틀어놓는 상태로 진입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매운 것을 먹었을 때 입에는 침이 고이고 눈에는 눈물이요, 코에는 콧물이 나오는 것이다. 이렇게 매운맛을 감지한 몸은 이를 완화하기 위해 몸의 고통을 없애주는 엔돌핀을 내보내고, 심장은 더욱 빠르게 뛰기 시작하여 체온이 올라가게 되며, 이로 인해 결과적으로 메타볼리즘(metabolism) 또한 올라가게 되는 원리인 것이다. 이 때문에 매운 고추를 먹으면 다이어트가 된다고 하는데 아무리 매운 고추를 먹어도 지방을 많이 섭취한다면 그리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은 당연하다.
고추의 매운 정도를 분리해놓은 스코빌(Scoville Heat Units- SHU)의 차트에 의하면 가장 안 매운 종류는 벨 페퍼(Bell peppers)로 0 치수, 가장 매운 순수 캡사이신은 16,000,000 SHU 이다.
이 점수에 따라 멕시칸 고추의 매운 정도를 살펴보면 할라페뇨(Jalapenos)의 치수는 5,000 SHU, 오렌지색의 귀여운 하바네로(Habaneros) 칠리가 300,000 SHU, 가장 매운 고추로 기네스 기록에 올라있는 레드 사비나 하바네로가 577,000 SHU라고 하니 수치로 비교해 보면 매운맛을 직접 맛보지 않고도 가늠할 수 있다.
크기로 보면 큰 고추가 작은 고추보다 덜 매운데 우리 속담처럼 작은 고추가 매운 이유는 고추의 매운 맛을 내는 안쪽의 흰 부분과 씨앗이 작은 고추에 더 많기 때문이다. 이 고추들을 이용하여 여러 회사들이 핫소스를 만들어내고 있는데 블레어 라자(Blair Lazar)라는 회사의 소스는 매운 정도가 타바스코 소스의 3,000배 정도로 각서까지 써야할 정도 맵다고 한다.
한편 매운맛을 없애는데 가장 빠른 효과를 재는 것은 우유라고 하니 우유를 옆에 놓고 고추들의 매운 정도를 시험해보는 것도 재미있는 요리의 도전이 될듯하다.
한국 음식처럼 멕시칸 음식에도 매운 칠리를 이용한 소스나 디시가 많다. 맵고 작은 하바네로, 할라페뇨를 이용하여 소스를 만들 수 있고, 큼직한 할라페뇨를 반으로 가르고 속에 스파이시 튜나로 채운 후 튀긴 음식을 집에서 쉽게 만들어 술안주로 이용한다. 할라페뇨 안쪽에 살짝 가미된 크림치즈와 매운 고추가 좋은 맛의 궁합을 이룬다. 포블라노 칠리는 진한 초록색의 큰 칠리인데 이를 건조시키면 이름이 안초(ancho) 칠리로 바뀐다. 포블라노 칠리의 안쪽에 고기를 채우거나 여러 스터핑을 넣은 후 튀겨 내거나 구워먹는 요리도 대표적인 음식중의 하나이다.
또 다른 종류로 캐러비안 스타일의 소스(Caribbean Sun-of-a Beach Hot Pepper Sauce) 만드는 법을 소개한다. 재료는 1/2파운드의 레드 하바네로의 스킨부분, 흰 양파 1개 다진 것, 마늘 1개 다진 것, 사이다 식초 1/2컵, 라임주스 1/2컵, 물 2큰술, 중간크기 파파야를 다진 후 물러질 때까지 삶은 것, 토마토 1개, 타임 1줄기, 베이즐 1작은술, 머스타드 파우더 2큰술, 노란색 튜메릭(turmeric)파우더 1작은술이며 이 모든 것을 블렌더에 넣고 갈면 마음에 들 정도의 아주 매운 소스가 된다.
<글·사진 정은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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