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전 떡국상 차리기
며칠 후면 아쉬운 마음으로 2005년 한해를 보내고 여러가지 희망과 다짐으로 가슴 설레며 새해를 맞이하게 된다.
새해 첫날에 세시음식으로 우리는 떡국을 먹는다. 설날 아침인사로 “떡국 먹었는가”를 물어 보는 것은 한해의 건강과 복을 빌어주는 의미가 있다고 하는데, 길고 흰 가래떡을 썰어 국을 끓였던 유래는 떡의 흰색처럼 심신이 그릇된 욕심이 없이 깨끗하고 때묻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고 한다.
가래떡의 긴 모양은 한해동안 길한(좋은) 일만 있으라는 선조들의 뜻을 담고 있으며, 하얀 떡에 복과 건강 장수의 바람을 담아 ‘수복강령’같은 글씨를 떡살로 눌러 새긴 절편을 먹기도 했다.
또한 떡국에는 정초부터 여러음식으로 바쁘고 힘들게 상을 차리는 대신에 비교적 간단한 조리법으로 부엌의 부담을 덜어주는 여자들을 배려한 고마운 의미가 담겨있기도 하다.
가족들이 모여 좋은 시간을 함께 하는 날인만큼 음식 차려내는 일은 언제나 여간 신경 쓰이는 것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떡국과 함께 차려내는 세시음식들로는 복을 싸서 먹는 의미의 만두국이나 사태찜, 떡찜, 삼색나물, 잡채, 버섯전, 육전 같은 것들과 신선로, 구절판 같은 재료와 손길이 많이 가는 고급음식들이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사랑하는 가족들이 모인 즐거운 날, 음식 만드느라 부엌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어머니와 아내들이 있다면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 순 없을 것이다.
2006년 새해에는 늘 먹는 세시음식보다 색다른 신세대 퓨전 떡국상으로 점수도 따고 건강도 챙겨보자. 특히 가족들이 특별히 좋아하는 신선한 제철 재료들을 사용하여 간단하지만 만족스런 요리를 만든다면 한 해의 시작이 더 즐거울 것이다.
애피타이저로 ‘한입 생굴’과 알밥을, 메인 요리로는 떡국과 떡갈비, 새우전, 그리고 예쁘게 담은 디저트로 상큼한 식탁의 새출발을 선언한다.
올해는 색다른 떡국상을 차려볼까
◆ 한입 생굴
싱싱한 생굴을 구할 수 있는 시기이니만큼 몸에 좋다는 굴을 먹어보자.
▲재료: 생굴 6~8개, 레드와인 비니거 2큰술, 설탕 1큰술, 잘게 썬 양파나 샬롯
▲만들기: 생굴을 스푼에 나눠 담는다. 레드와인 비니거와 설탕을 섞어 소스를 만들어 조금씩 굴 위에 끼얹고 잘게 썬 양파나 샬롯을 뿌려낸다. 이주 차갑게 해서 내야 한다. 소스는 입맛에 맞게 초장이나 고추, 마늘 간 것 등으로 대신해도 좋다.
새해를 시작하는 의미로 생명의 기원인 알을 곁들인 식전음식을 만들어 보았다. 특별히 좋아하는 종류의 알이 있다면 따뜻한 밥과 함께 두세번 젓가락으로 먹을 수 있을 정도의 양으로 낸다.
◆ 알밥
▲재료: 고슬고슬하게 지은 흰쌀밥(배합초를 넣어 초밥 양념을 하여도 좋다) 각종 알.
▲만들기: 적당한 그릇에 밥을 두세번 먹을 정도의 양으로 담고 좋아하는 알을 얹어낸다. 가다랭이포나 새콤하게 무친 해초를 같이 얹어도 맛있다.
옛날 궁중요리의 일종으로 상궁들을 통해서 서울 변두리 양반가에 전해 내려온 궁중음식으로 다져서 양념한 쇠고기를 빈대떡 모양으로 갈비뼈에 약간 두툼하게 붙여서 석쇠에 구워내는 음식인데 간단하게 살만을 발라 구워보았다. 부드럽고 맛이 좋아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만한 요리이다.
◆ 떡갈비 구이
▲재료: 갈비살 다진 것 3컵 분량, 양파 1개, 파(다진 것) 2큰술, 마늘 1큰술, 간장 4큰술, 설탕 3큰술, 깨소금 약간씩, 참기름 1큰술, 후추(가루) 1작은술. 잣이나 견과류 다진 것 2큰술
▲만들기: 양파는 곱게 다져 달구어진 팬에 기름을 두르고 갈색이 나도록 볶아둔다. 갈비는 살을 발라 곱게 다지고, 볶은 양파와 파, 마늘, 깨소금, 참기름, 간장, 후춧가루, 설탕을 약간씩 넣고 골고루 끈기가 나도록 치댄다. 골프공보다 조금 큰 크기로 떼어내서 둥글거나 네모로 모양을 빚어 기름을 두른 팬에 구워낸다. 소고기는 익으면서 수축하므로 납작하게 빚어두면 구웠을 때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고 예쁘다. 견과류 다진 것을 뿌려 장식하면 고소함이 더해져 고급스러운 맛이 난다.
쉽게 집에서 요리할 수 있는 해산물의 대표 새우. 고소하고 통통 튀는 질감을 잘 살려 전을 부쳤다.
◆ 고추냉이 소스 새우전
▲재료: 왕새우 10마리, 고추장 1큰술, 고추냉이 1/2큰술, 물엿 1/2큰술, 계란, 밀가루, 소금, 후추
▲만들기: 고추장과 고추냉이, 물엿을 섞어 소스를 만들어둔다. 새우 등에 칼집을 내서 내장을 제거하고 잘 펴진 상태에서 잘게 칼집을 두어 구웠을 때 오그라들지 않도록 한다. 소금 후추로 밑간하여 밀가루를 묻히고 계란 푼 것에 담갔다가 팬에서 앞뒤로 구워낸다. 소스를 새우에 얹어 장식한다. 떡국과 같이 먹으면 더 맛있다.
새해 식탁의 주인공 떡국은 재료가 간단한 대신 맛있게 끓여내기가 쉬운 일만은 아니다. 멸치와 다시마로 국물을 만들고 소고기를 넣어 국물의 깊은 맛과 씹는 맛을 더해준다. 만두나 두부를 더해도 좋고 준비한 고명으로 업그레이드 된 떡국을 만들어보자. 가족끼리 먹는다면 계란물을 바로 풀어먹는 것이 훨씬 맛있는데 조금 격식을 갖추고 싶다면 노란색 흰색 지단과 잘게 자른 김, 양념한 쇠고기 고명, 붉은 실고추 정도를 준비해서 올려내면 된다.
◆ 떡국
▲재료(4인분-1인분에 떡국떡 30개 정도): 물 6컵, 멸치 한 줌, 다시마 한장, 양지머리 다진 것, 계란 푼 것, 국간장, 소금, 김, 파 송송 썬 것
▲만들기: 멸치와 다시마 넣은 물을 15분 정도 끓여내고 고운 체에 건더기를 걸러내준다. 계란은 깨뜨려 잘 저어놓고, 파는 곱게 다진다. 쇠고기는 잘게 썰어두고, 김은 살짝 구워 부숴 놓는다. 다시물이 한소끔 끓으면 쇠고기와 떡을 넣어 10분 정도 끓인다. 떡이 수면 위로 떠올라오면 파를 넣고 국간장으로 간을 맞춘다. 간장으로 인해 색이 짙어지지 않도록 어느 정도 간이 되면 나머지는 소금으로 간한다. 마지막으로 계란물을 젓가락으로 저으면서 부어주고 바로 불을 끈다. 그릇에 담은 다음 김가루를 뿌려낸다.
◆ 디저트 세팅
한식에 어울리는 식혜, 수정과와 한과에 과일을 곁들여 낸다. 접시에 1인분씩 담아 동양적인 미를 강조하고 꽃 한송이 더해 정성을 표현해 보자.
<글·사진 이은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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