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한 곳에 구멍을 뚫어 구운 쿠키는 크리스마스 트리 오나먼트로도 손색없다.
예쁘고 달콤한 케이크나 쿠키만큼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선물이 있을까. 게다가 손수 반죽하고, 오븐에 구워 예쁘게 장식까지 한 ‘홈메이드’라면 그 감동은 말할 수 없이 커진다.
주변 사람들에게 그 커다란 감동을 선사하며 자신이 오히려 더 큰 기쁨을 누리고 있는 한 주부를 만났다. 하얀 밀가루가 갖가지 모양의 근사한 케이크로 변신하는 재미에 푹 빠진 변희영씨가 바로 그 주인공.
“서울에서 맞벌이 부부로 일하다 남편이 애리조나로 유학 오게 됐어요. 직장 다닐 땐 요리 한번 제대로 못해봤는데, 이렇게 케이크까지 굽게 될 줄은 몰랐어요”
LA만큼 한국식 먹거리가 풍족하지 않은 척박한(?) 애리조나의 환경이 오히려 변씨가 빵과 케이크에 열중할 수 있도록 도와준 셈. 특히 미국식 빵이나 케이크는 우리 입맛에 너무 달아 ‘직접 만들어볼까’ 하는 생각에 이르게 되자 각종 요리책 탐독과 인터넷 서핑이 시작되었고, 조앤(www.joann.com)이라는 크래프트 샵의 케이크 데코레이션 과정을 이수하기도 했다.
여기저기서 뽑은 레서피를 하루에 한 가지씩 차근차근 만들다 보니 언젠 가부터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크고 작은 행사에 필요한 케이크와 디저트용 쿠키 주문이 들어오기도 했고, 이웃 아줌마들의 요청에 못 이겨 케이크 클래스도 열었다.
남편 직장 때문에 LA로 이사오면서 클래스는 더 이상 운영하지 않지만, 이곳에서 새로 만난 이웃들에게도 그녀의 케이크와 쿠키는 여전히 인기다. ‘언제 쿠키 새로 굽냐’고 기다리는 친구들이 있는가 하면, 집안 잔치에는 그녀에게 케이크를 부탁하는 이웃도 있다보니 행사에 어울리는 케이크와 쿠키를 준비하고, 꽃가게에 가면 구입할 수 있는 예쁜 상자에 담고 리번을 멋스럽게 둘러 선물하는 센스도 생겼다.
“아이들 생일 케이크를 만들 때는 아이와 어울리는 캐릭터 케이크를 만들면 좋아하더라고요. 여자아이라면 바비 인형을 중앙에 세우고 인형 치마처럼 만들거나, 남자아이에게 줄 케이크는 곰돌이나 좋아하는 동물 모양으로 만드는 식이죠.”
얼마 전엔 친지의 돌잔치용 3단 케이크를 만들다 어깨를 비롯해 온몸이 쑤시는 통에 고생 아닌 고생을 했지만 그녀에겐 여전히 케이크와 쿠키 굽는 일은 ‘즐거움’ 그 자체다. 이런 그녀도 처음부터 근사한 케이크와 맛있는 쿠키를 구워낸 건 아니다.
“케이크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건 달걀 거품을 제대로 내는 것이에요. 대충 낸 거품에 밀가룰 넣어 반죽하면 보슬보슬한 케이크가 떡처럼 뭉개져버리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제대로가 어느 정도인지는 여러 번 직접 구워봐야 안다는 거예요. 저도 물론 몇 번의 실패를 거쳐 방법을 터득했거든요. 뭐니뭐니해도 직접 여러 번 구워보는 게 가장 훌륭한 선생님인 것 같아요”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케이크를 만들면서 너무 달다 싶으면 설탕은 좀 줄여서 넣고, 색다른 재료도 넣어보는 등 최근엔 그녀만의 스타일을 담은 케이크 굽기에 열심이다.
집안 가득 케이크와 쿠키 굽는 냄새로 매일 매일 맛있는 하루를 보낼 것 같은 변희영 주부. 올 크리스마스에 만들면 좋을 케이크와 쿠키를 정성스레 만들어 주었다. 특별한 장식 없이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물씬 풍기는 브쉬 드 노엘(Bouche de Noel) 케이크, 다양한 모양의 크리스마스 쿠키, 손님 초대용 디저트로 그만인 오스트리아 잼 쿠키, 코코아 위에 동동 띄워 먹으면 독특한 별 모양 머링게 등 올 크리스마스를 위한 케이크와 쿠키 레서피를 소개한다.
맛있게 구운 쿠키는 예쁜 상자에 정성스레 담아 선물한다.
맛있는 케이크와 예쁜 쿠키를 구워 주변 사람들에게 선물하기 좋아하는 주부 변희영 씨.
정성으로 반죽하고 사랑으로 구우면 “음~”
◆ 크리스마스 케이크 (브쉬 드 노엘, Bouche de Noel)
▲재료: 케이크 용(달걀 4개, 설탕 100g, 밀가루 박력분 85g, 코코 파우더 15g, 머스텔라(mustella, 이탈리안 체스넛 초컬릿 잼) 또는 헤비 위핑 크림 1/2컵으로 만든 생크림), 초컬릿 가니시 용(헤비 크림 2컵, 세미 스윗 초컬릿 3컵, 버터 2큰술)
▲케이크 만들기: 오븐을 400도로 예열하고 쿠키 팬에 기름종이를 깔아준다. 밀가루와 코코 파우더를 함께 체에 쳐 한쪽에 둔다. 달걀은 흰자와 노른자로 분리한 후 큰 그릇에 흰자 4개 분량을 넣고 전기 믹서를 이용하여 거품을 낸다. 거품이 생기기 시작하면 설탕을 천천히 넣어주면서 거품이 단단해질 때까지 섞어준다. 거품기를 들어보았을 때 거품의 끝이 뾰족하면 완성. 다른 그릇에 노른자를 넣고 거품기로 잘 풀어준 다음 만들어둔 달걀 흰자 거품을 넣고 꺼지지 않도록 가볍게 섞어준다. 여기에 체에 내려 준비해둔 마른 가루를 세번 정도 나누어 넣으면서 역시 거품이 꺼지지 않도록 가볍게 섞어주면 반죽이 완성. 기름 종이를 깔아 준비한 팬에 완성된 반죽을 부어 윗 부분을 깨끗하게 정리한다. 쿠키 팬을 하나 더 준비하여 반죽이 담긴 쿠키 팬 밑에 넣어 구우면 케이크 전체가 골고루 익는다. 예열된 오븐에서 10-12분 정도 노릇해질 때까지 굽는다. 오븐에서 꺼내기 전 새로운 기름 종이를 쿠키 팬 정도 크기로 잘라두어 오븐에서 케이크를 꺼내자마자 완성된 스펀지 케이크를 그 위에 올려둔다. 케이크가 완전히 식으면 기름 종이를 떼어낸 후 머스텔라나 생크림을 케이크 안쪽에 발라준다. 케이크 밑에 깔아준 기름종이를 이용하여 천천히 단단하게 케이크를 말아주고 기름종이에 싼 채로 냉장고에 30분 정도 넣어둔다.
▲초컬릿 가니시 만들기: 헤비 크림과 버터를 냄비에 넣고 끓기 시작하면 불에서 내려놓는다. 큰 그릇에 초컬릿을 넣은 후 끓인 헤비 크림과 버터를 부어 잘 녹을 때까지 저어준다. 잘 섞인 초컬릿 가니시를 1시간 정도 식혀서 잘 바를 수 있는 정도의 농도로 만든다. 장식 후 남은 가니시는 손으로 만질 수 있을 정도로 식었을 때 한입크기 정도의 동그란 모양으로 만든 후 코코 파우더나 파우더 슈거에 굴려서 트러플(Truffle)을 만들 수 있다.
▲케이크 장식: 냉장고에 넣어둔 케이크를 꺼내 1/4정도는 잘라 큰 부분과 작은 부분으로 나눈다. 작은 부분의 케이크를 다시 반정도의 크기에서 사선으로 잘라둔다. 큰 부분의 케이크에 만들어둔 초콜렛 가니시를 조금씩 얹어가며 고르게 발라준 후 사선으로 잘라둔 작은 부분의 케이크를 큰 케이크의 알맞은 자리에 얹어 가지가 달린 통나무 모양으로 만든다. 남아있는 가니시를 전체적으로 고르게 바른 후 통나무의 몸통쪽은 포크를 이용해 살짝 긁어주면 더 멋스럽다. 베이킹 코너에서 수할 수 있는 크리스마스 장식물이나 모양이 예쁜 초컬릿을 이용해 예쁘게 장식한 후 파우더 슈거를 살짝 뿌리면 눈이 온 듯한 효과를 연출할 수 있다.
케이크를 장식하고 남은 초컬릿으로 만든 트러플(truffle).
하트, 사람, 별, 지팡이 등 다양한 모양으로 구운 크리스마스 쿠키.
◆ 크리스마스 쿠키
▲재료: 쿠키 반죽 용(상온에 둔 버터 1컵, 설탕 1 1/2컵, 바닐라 엑스트랙 1작은술, 달걀 1개, 밀가루 2 3/4컵, 베이킹 소다 1작은술, 베이킹 파우더 1/2작은술, 베이킹 파우더 1/2작은술.), 로열 아이싱(달걀 흰자 1개, 파우더 슈거 1 1/2컵, 레몬즙 반개 분량)
▲쿠키 만들기: 오븐을 375도로 예열한다. 밀가루, 베이킹 소다, 베이킹 파우더를 함께 체에 내려 따로 둔다. 큰그릇에 상온에 둔 버터와 설탕을 함께 넣고 부드러워질 때까지 섞어준다. 여기에 달걀과 바닐라 엑스트랙을 넣고 섞은 다음 체에 내려 둔 마른 재료를 천천히 넣어 반죽한다. 도마에 밀가루를 조금 뿌려 반죽을 도마 위에 놓고 밀대로 밀어서 5mm 정도 두께로 만든다. 원하는 모양의 틀로 찍어 모양을 만든 뒤 기름을 칠하지 않고 쿠키 팬에 적당한 간격을 두고 올린다. 오븐에 넣기 전 쿠키 팬을 하나 더 겹치면 다음 쿠키 바닥이 타지 않는다. 예열해둔 오븐에서 8-10분 정도 노릇하게 굽는다. 오븐에서 꺼내 2분 정도 둔 다음 하나씩 꺼내 식힘망에 올린다. 쿠키가 완전히 식으면 로열 아이싱과 다양한 쿠키 장식품을 이용해 장식한다.
▲로열 아이싱 만들기: 달걀 흰자와 파우더 슈거를 넣고 전기 믹서를 이용해 중간 속도로 5분 정도 섞어준다. 레몬즙을 넣고 3분 정도 더 섞어준다. 만약 너무 질게되면 파우더 슈거를 좀 더 넣고, 너무 되게 되면 레몬즙을 더 넣어 섞어주면 된다. 모양을 내는 짜주머니에 넣어 원하는 대로 장식하면 된다.
◆ 오스트리아 잼 쿠키
▲재료: 상온에 둔 버터 1/2컵, 설탕 1/2컵, 바닐라 엑스트랙 1작은술, 달걀 노른자 한 개, 밀가루 1 1/2컵, 산딸기 잼 1컵
▲만들기: 상온의 버터와 설탕을 섞어 크림처럼 부드러운 상태가 되도록 만든다. 여기에 바닐라 엑스트랙과 달걀 노른자를 넣고 잘 섞어준다. 밀가루를 넣고 잘 섞은 후 덩어리가 된 반죽을 투명 랩에 잘 씌워둔다. 오븐을 300도로 예열하고 쿠키 팬에 쿠킹 스프레이나 버터를 발라 준비한다. 반죽을 꺼내 경단 정도의 크기보다 조금 큰 사이즈로 떼어내 동그란 볼을 모양을 만든 다음 쿠키 팬 위에 1인치 정도의 간격을 두고 올린다. 엄지손가락으로 볼 모양의 중심을 꾹 눌러 주고 스푼이나 짜주머니를 이용해 잼을 넣는다. 준비된 쿠키들을 예열된 오븐에 넣고 20분에서 25분 정도 노릇하게 굽는다. 다 구워진 쿠키들은 식힘망 위에 올려 식힌다.
별모양 머링게 쿠키와 오스트리아 잼 쿠키.
◆ 별모양 머링게 쿠키
▲재료: 달걀 흰자 4개, 소금 약간(엄지와 집게손가락으로 잡히는 정도로 조금), 설탕 1/2 컵, 파우더 슈거 1/2컵
▲만들기: 쿠키 팬에 기름종이를 깔아 준비한다. 오븐을 250도로 예열한다. 달걀 흰자 4개와 소금을 넣고 전기믹서를 이용해 섞어준다. 믹서기를 들어올렸을 때 반죽에 끝이 뾰족할 정도로 단단하게 거품을 내준다. 설탕 1/2컵을 넣으면서 다시 믹서기로 저어주면 거품에 윤기가 돈다. 파우더 슈거를 천천히 넣으면서 잘 섞어준다. 반죽이 하얗고 단단하면 완성. 짜주머니에 별모양 깍지를 끼운 후 반죽을 넣는다. 쿠키 팬에 모양을 만들어 짠다. 예열된 오븐에 넣고 1시간 반정도 구워준다. 둥근 모양의 깍지를 이용하여 버섯의 뚜껑 모양과 기둥모양을 만들어서 구운 후 로열 아이싱으로 붙여주면 케이크 장식에 쓰는 버섯을 만들 수 있다.
<글 성민정.사진 진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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