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피니언난에 매일 컴퓨터에만 매달려 있는 손자를 지켜보면서 심히 염려를 하던 할머니의 글이 실린 적이 있다. 할머니는 딸 내외에게 이야기를 해봐도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다며 왜 인터넷 중독문제를 거론하지 않느냐고 했는데 바로 이런 상황이 요즘 대부분 가정들의 모습이다.
미 국방부는 1960년대 초부터 폭격과 같은 긴급 사태에도 가동될 수 있는 안전한 통신망 구축을 연구하다가 1969년에 ARPA 넷을 개발하게 되었고, 그후 과학재단과 일부 대학서 여기에 연결하여 제한적으로 사용했다. 그러다가 1989년 팀 버너스 리가 World Wide Web Consortium을 창안한 것을 계기로, 1991년부터 www. 서비스가 일반에게 제공되기 시작했다. 인터넷 역사는 겨우 10여년 밖에 안 된다. 한국에서는 1994년에 ‘코넷’으로 인터넷서비스가 처음 시작되었다.
인터넷은 아무런 사전지식이나 한계설정 없이 시작해서 그 통제고삐를 놓쳐버린 격이 되어버렸다. 이미 2002년 세계 인터넷 사용자수는 6억 500만 명에 달할 정도로 매년 폭발적으로 성장을 거듭해 왔지만, 아직 사이버 세계를 규제할 수 있는 공식기관은 없다.
웹사이트들도 엄청나서 10월1일 기준 MSN 검색에서 확인된 지구상의 총 웹사이트는 2,500만개나 되며 그 중 게임, 섹스, 도박, 쇼핑등의 웹사이트는 무려 500만개로 전체 웹사이트의 20%가 온라인 중독을 부추기고 있다.
미국 네티즌 수는 2000년 조사에서 전체 인구의 55.8%에 해당하는 1억5,300만 명이었으며, 이중 5.4%인 8백만 명이 중독된 것으로 본다. 한국 인터넷 사용자수는 인구의 71.9%로 3,257만 명이며, 이중에 15%인 488만 명이 중독 문제가 있는 것으로 한국통신부 2005년도 상반기 조사에서 밝혀졌다. 한인들의 인터넷 중독은 미국인들보다 무려 3 배나 많은 실정이다.
미주 한인들의 인터넷 사용패턴은 한국 사이트를 많이 이용할 것이므로 한국 사정과 비슷할 것이다. 한국에는 다른 국가들에 비해서 온라인 커뮤니티들이 더 많고, kr 도메인만도 무려 51만개나 되어 인구 100명당 1개꼴로 인구비례로는 1등 도메인 국가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문제성 사이트들도 많을 것이다.
한국정보문화원 역기능센터에서 집계한 2005년도 상반기 상담건수는 게임 6,271, 채팅 297, 검색 146, 음란 75, 도박 6건으로 확인되어서, 주로 게임중독에만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독 게임중독 상담건수가 많은 이유는 청소년들의 게임 중독은 성인들의 채팅, 도박, 음란물 관람보다는 사회적으로 덜 수치스럽기도 하고, 청소년들의 상담은 주로 부모들의 주선이나 강압으로 쉽게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으로 본다.
성인들의 음란물, 채팅, 도박 등에 대한 중독문제는 우선 본인이 숨길 수 있을 때까지 은폐할 것이고, 가족 또한 수치심으로 외부에 들어 내놓고 상담하기를 꺼려하기 때문에 자연 상담건수가 저조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특히 40대이상 중장년층의 인터넷 사용자 중에는 사회에서 소외된 계층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그에 따른 가정과 사회의 피해는 상당할 것이다. 채팅, 온라인 도박, 데이 트레이딩, 쇼핑 중독이 게임중독보다 덜하다고 할 수 없다.
알코올이나 도박중독이 3~7년에 걸쳐서 진행되는 데 반해 인터넷 중독자들은 83%가 1년 이내에 중독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인터넷에 빨리 중독되는 것은 시각, 청각, 그리고 심리적으로 동시에 몰입현상을 초래해서 마치 체내에 약물을 주입한 것 같은 자극이 야기되기 때문으로 보며, 회복은 중독도박의 경우와 같이 충동통제 이상 장애에서 치료되어야 한다.
한인 가정과 사회에 인터넷 중독에 대한 경각심과 회복 개념이 빨리 생겨야 하겠다. 이미 문제가 된 사람들은 조기에 회복을 서두르고, 아직 문제가 없는 가정에서는 건전한 인터넷 사용으로 온라인 중독예방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이다. www.werecovery.org
이해왕/한인 중독증회복 선교센터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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