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사람이 아니면서도 한국을 더 사랑하는 사람
참으로 한국인이 아니면서도 한국인 보다 더 한국 사람을 사랑하고 이해하는 사람이 있다.
다름 아닌 독일 사람인 로베르트 폴리첸이다. 7월초에 그는 한국 체류 인정을 받기 위해 다시 나갔다. 그러면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한국을사랑한다. 한국이 좋아 어디에 가도 늘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친구가 있고, 해야 할 일이 있고, 적어도 북한이 열려 평양으로 돌아갈 그날까지라도 한국에 머무르고 싶었다”
그는 북한에서도 추방되었고 남한에서도 추방 아닌 추방이 되어야 했다. 그는 왜 남한에서도추방되어야 하는가? 작년 여름부터 남한에서 북한 인권에 대한 특별한 대중 연설을 몇 번 했다.
「정치적」 연설이었다. 지난 3월1일 서울시청 앞反核反金 집회와 3월9일 부천역 광장에서 열린 수도분할 반대 집회에서 다시 「정치적」 연설을 했다. 계속되는 그 정치적인 연설은 북한 인권이었다. 로베르트 폴리첸, 그는 독일인이다.
나치 치하에서 유대인에게 가해졌던 反인륜적 범죄행위들에 대해 내 아버지 세대가 침묵을 지켰던 빚을 갚아야 한다고 한다. 그런 아픔 속에서, 그래서 북한 인권에 대해 침묵할 수가 없고, 침묵을 요구하는 모든 세력들과 맞서 싸워야 한다고 한다. 우리가 주저하는 일을 해주니 고마운 일이다.
요즈음 북한 인권에 대한 침묵이 요구되고 있는 현 한국적인 상황에서는 분명 돌연변이라고할 수 있다.
그렇다고 침묵할 수가 있겠는가? 요즘 한국의 정치세력이 386세대와 좌측으로 기울어진 진보 세력이라고 한다. 그래서 386정치세대란 삼일절도 모르고, 8.15도 모르고, 6.25도 모르는 사람들이라고 이전세대들은 한탄한다. 나도 386세대에 들어가는 나이다. 그러나 삼일절도 알고, 8.15도 알고, 6.25도 정확히 알고 있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인가? 시대 가치관의 혼란일 것이다.
지난 달 6월 남북간의 축제가 한창 진행되는 시점에서 미국의 부시 대통령은 김정일 정권의 강제수용소에서 갇혀 살다가 극적으로 해방되어 탈북 후, 자신의 경험담을 책으로 발간한 탈북자 강철환 씨를 40분간 백악관에 초청하여 면담하면서 열악한 북한의 인권에 지대한 관심을 표명했다고 한다. 강철환씨는 “북한에 민주주의를 구현하고 열악한 인권상황이 개선되기 전에는 한반도의 평화란 있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런데 유독 남한 정부만 북한의 인권문제를 애써 외면하고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의회에서 북한의 인권과 탈북자 보호, 인도적 지원의 투명성 확보 차원에서 제안된 ‘북한 인권 법안’이 만장일치로 통과 됐을 때 소위 386 의원들은 “북한에 대한 내정간섭”이라며 미 의회를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이들이 그때 ‘대국민 호소긴급 기자회견’장에 내건 현수막에는 “북한주민 인권개선 김정일이 분노한다!”고 씌여 있었다.
지금 북한의 열악한 인권문제는 국제사회에 너무나 자세하게 그려지고 광범위하게 알려지고있다.
주한미군 부대에서 탈영(1965. 1)하여 휴전선을 넘어 자진하여 북한을 찾은 젠킨스(Charles Robert Jenkins)하사는 지난 해 7월 고국의 품에 돌아가 39년간 체험한 북한을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 볼 수 없는 가장 폭압적이고, 비밀에 쌓인 잔인한 사회”라면서 북한 주민이 한끼 먹고 두끼 굶는 일은 항다반사(恒茶飯事)라고 북한의 참상을 증언했다. 그리고 자진해서 북한을 찾아간 자신의 행위를 “생애에서 가장 어리석은 짓이었다”고 고백하면서 눈물을 펑펑 쏟기도 했다.
평양에서 북쪽으로 200km 떨어진 개천마을에 자리한 정치범 수용소(대략 1만 5천명이수용되어 있음)에서 탈출한 김영(54)은 자기의 동료 한 사람이 하도 배가고파 경비병의 가죽채찍을 훔쳐 그것을 물에 녹여 먹으려다가 들켜서 인분(人糞)이 가득 묻은 몽둥이로 얻어맞아 그 자리에서 즉사하는 것을 보았다고 증언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북한 인권에 대해서는 침묵한다. 무엇인가? 가치관의 혼란이다. 오늘날의 실세들은 인권과 민주화를 부르짖은 그 경력으로 오늘과 같은 ‘영광스러운 출세’를 했다.
그리고 자신들의 정당화를 위해 과거를 들먹이고 있다. 그러면서도 북한 인권에 대해서는 유독 침묵하고 있다. 아니 이제 더 한걸음 나아가 김정일의 정치를 적극 두둔하고 인권유린 옹호에 경쟁이나 하듯팔을 걷어붙이고 나서고 있다. 이런 마당에 한국인이 아니면서도 한국인을 사랑하고 인권회복을 위해 목숨을 건 활동을 하는 사람 - 로베르트 폴리첸 - 얼마나 고맙고 감사한 지.
순복음호놀룰루 교회
담임 강 종복 목사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