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니 리(한미정치발전연구소 소장)
스페인에 이어 영국의 폭탄 테러로 세계가 안보 위험에 휩싸여 있는 상황에서 북한은 7월말 6자회담의 복귀를 선언하여 국제사회의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 주고 있다. 그동안 잠정 중단되었던 6자회담이 4차회담을 계기로 결실을 맺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보며 6자회담의 향방을 예측해 보고자 한다.
북한은 북미 대화를 중심으로 열리게 될 4차회담에서 지금까지 주장해온 경제 지원과 불가침 조약을 전제로 핵동결을 제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 북미협상을 전제로 주장해 온 내용들의 근본 변화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미국 또한 핵의 완전한 폐기를 전제로 한 협상안은 지금껏 6자회담의 틀 안에서 더 이상 성과를 내지 못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핵동결의 수준에서 경제 제재를 해제히고 불가침조약을 보장해 주려 할 것이다.
다음으로 경제 지원은 현재 인권적 차원에서 미국 뿐 아니라 유엔의 많은 나라들이 북한에 경제 지원을 해주는 바, 이것을 좀 더 확대하고 구체적인 방안들을 통해 지원을 본격화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지원 문제는 쉽사리 그 윤곽이 잡히거나 구체화되지 않을 것이며, 회담의 성과가 있더라도 경제지원의 방법들이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이러한 북미간의 실질적인 협상안이 타결되면 나머지 국가들도 6자회담 참가국으로서 미국의
정책을 기준으로 부분적인 지원이나 북한과의 관계 형성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세계 전략적 범위 내에서 북한은 그 활동범위가 제한되어 왔다. 그러나
한반도 문제, 특히 통일을 전제로 한 한반도 문제는 남북 당사자가 주도해야 한다. 정동영 통일부장관은 핵 포기를 전제로 북한에 대규모 에너지 지원을 약속하여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이번 6자회담은 정동영 통일부장관이 북한을 방문한 후 전격적으로 발표돼 실상 6자회담의 주역은 남북 당사자임을 확인한 셈이다. 또한 남북 정상회담을 필두로 남북 경협과 민간 교류 등 한반도는 그 어느 때 보다 남북 화해 협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남북정상회담이 갖는 의미가 남북화해협력의 실질적인 물꼬를 텄다면 그 후 남북한의 거리는 빠른 시간 안에 좁혀지고 있는 셈이다. 북한에 대규모 에너지 지원이나 경제지원도 결국 한반도가 하나라는 인식과 언젠가 통일이 달성된다는 전제 하에서 보면 한반도 전체의 국가경쟁력 향상에 기여할 수도 있는 것이다.그렇다면 6자회담을 계기로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를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동서 문화와 이념의 완충지대인 한반도는 구한말 이래 역사적으로 세계 열강들로부터 결코 자유롭고 독립적이지 못한 운명을 지속해 왔다.
이러한 헤게모니 쟁탈전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은 역시 이들 국가들을 이용해 한반도의 운명을 전화위복시키는 일이다. 그러한 측면에서 6자회담 뿐 아니라 미국을 위시해 중국이나 일본을 포용하는 외교전략과 병행하여 남북 스스로가 주체적인 교류를 통해 한반도 문제에 선두에 나서야 진정한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이다.
한반도 비핵화는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을 주장하는 강대국들의 논리이다. 미국은 더 이상 지구상의 어떤 나라도 핵을 보유하거나 대량살상무기 등을 수출하지 않고 내부적으로 경제개혁을 통해 점진적으로 개방되고 자생력을 갖춘다면 공산주의 체제가 소멸되어 가는 지구촌에서 나름대로의 변혁을 통해 자생의 길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북한이 순식간에 붕괴되거나 체제가 갑작스럽게 변화한다는 것은 실상 불가능하다. 북한이 내부적인 변혁을 통해 점진적으로 시장경제 시스템과 개방정책을 통해 경제를 회생시키고 체제 변화를 통해 민주주의 체제를 갖추어 가도록 지원해 주는 것만이 현재 국제사회를 위협하는 핵무기의 공포로부터 벗어나는 것이다.
더우기 정치, 경제, 기술, 문화 등 사회 전반적으로 월등한 국가경쟁력을 갖고 있는 남한이 미국을 위시해 6자회담 참가국들을 적극 활용해 북한문제 해결에 나선다면 6자회담의 성과는 한반도지역에서 동북아의 안전과 세계 안전의 교두보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그러므로 미국의 입장과 전략에 전적으로 기대지 말고 남한이 주도할 수 있는 남북 화해협력방안을 더욱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한다면 6자회담을 계기로 남북은 더욱 긴밀해질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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