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는 샐러드를 정찬의 첫 코스로서 주찬(main dish) 이전에 서브하는 것을 관례로 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첫 코스의 샐러드는 애피타이저로 먹는 샐러드이지만 식사의 주찬으로 먹는 샐러드도 있습니다.
애피타이저로 먹는 샐러드를 퍼스트 코스 샐러드(First Course Salad)라고 하며 주찬으로 먹는 샐러드를 풀 밀 샐러드(Full Meal Salad)라고 합니다.
옛날에는 샐러드는 주찬 후의 입가심이거나, 주찬과 같이 먹는 생채였지만 식당을 하는 사람들이 오더를 준비하는데 필요한 시간을 벌기 위해서 미리 준비한 샐러드를 먼저 상에 올리는 수법을 쓰다보니까 샐러드가 첫 코스 음식으로 둔갑을 한 것입니다.
그린 샐러드를 만들기 위해서 상추를 자를 때는 칼을 쓰지 않습니다. 스테인레스 철물이 발달되기 이전에는 부엌칼이건 테이블 나이프 건 모두 보통 쇠붙이로 만들었는데 상추에서 나오는 진이 쇠를 까맣게 변화시켰기 때문에 생긴 습관입니다.
그래서 샐러드를 먹을 때는 식탁에서도 나이프를 대지 않는 것이 매너였는데 요새는 스테인레스 칼이 발달되었기 때문에 필요하면 써도 무방한 것으로 간주하게 되었습니다.
샐러드에 넣는 소스를 ‘드레싱’(dressing)이라고 합니다. ‘소스’(sauce)라는 말을 쓰지 않습니다. 드레싱의 종류는 많지만 크게 나누면 두가지로 분류됩니다. 한가지는 식용유와 식초를 바탕으로 한 것이고 또 한가지는 마요네즈를 바탕으로 한 것입니다.
기름과 식초를 바탕으로 한 드레싱을 프렌치 드레싱(French dressing) 또는 비네그렛(vinaigrette)이라고 합니다. 시고 산뜻한 맛이 특색입니다. ‘오일 앤 비니거’(oil & vinegar)라고도 합니다. 이러한 기본 처방에 여러 가지 조미료, 향료, 허브 등을 배합해서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리는 드레싱이 만들어집니다. 드레싱 중 우유색이 아니고 어느 정도 맑은 빛이 나는 드레싱은 모두 이 부류에 속하는 드레싱입니다.
마요네즈를 바탕으로 한 드레싱의 대표적인 것은 ‘다우전 아일랜드’(thousand island)입니다. 마요네즈에 토마토 케첩, 잘게 부스러뜨린 계란, 잘게 다진 단 피클, 잘게 썬 파 등을 섞은 것인데, 샐러드에 뿌렸을 때 이러한 성분이 마치 바다에 산재해있는 섬같이 불룩불룩 두드러져 보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맛을 돋우기 위해 드레싱과 더불어 샐러드에 넣는 또 다른 첨가물이 있습니다. 파삭파삭하게 구운 베이컨을 녹두알 정도 크기로 잘게 부스러뜨린 것과 크루턴(crouton)입니다.
이러한 베이컨을 베이컨 빗(bacon bit)이라고 합니다. 크루턴은 프랑스 말인데 프렌치 브레드를 각설탕 모양과 크기로 썰어서 버터와 곱게 다진 마늘과 딱딱한 하드 치즈 가루와 기타 조미료를 섞어서 잘 구운 것입니다. 파삭파삭하고 마늘 맛이 두드러지며 고소한 맛이 납니다. 크루턴은 수프에도 넣어 먹습니다.
샐러드에 드레싱을 칠 때는 그릇의 모퉁이에 적당량을 떨어뜨리도록 합니다. 먹을 때마다 야채를 떨어뜨린 드레싱에 찍어서 먹는 것이 매너입니다. 드레싱을 접시 전체에 뿌리고 비빔밥 비비듯이 드레싱과 야채를 비벼서 떠먹는 것은 매너에 어긋납니다.
널리 알려져 있는 샐러드이지만 이해하기 어려운 이름을 가진 샐러드가 있습니다. 우선 ‘토스드 샐러드’를 꼽을 수 있습니다. 그린 샐러드에 파와 얇게 썬 토마토를 얹은 것입니다. 샐러드의 기본형인 그린 샐러드에 첨가물을 더 가했다는 뜻에서 토스드(tossed)라는 말이 붙은 것입니다.
다음은 콜슬로(coleslaw)입니다. 이 말은 화란 말입니다. Kool은 화란 말로 양배추이고 Sla는 샐러드라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양배추 샐러드라는 뜻입니다.
다음은 시저 샐러드(Caesar salad)입니다. 로마시대의 ‘시저’가 아닙니다. 1920년대에 이탈리아 이민 1세인 시저 카르디니(Caesar Cardini)라는 사람이 고안해낸 드레싱을 친 샐러드를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로메인 레터스를 쓰며 드레싱이 아주 스파이시한 것이 특징입니다.
전유경 <‘홈스위트홈 리빙’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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