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력·미적 감수성 개발에 최고
알아주는 기쁨, 인정받는 즐거움을 누리고 싶다면 아이와 함께 ‘종이접기’를 배워보기를 권한다. 부모세대는 누구나 종이딱지를 만들어 흙먼지 나는 땅위에서 친구들과 딱지 따먹기를 했던 추억과 푸른 하늘에 종이 비행기를 접어 날렸던 기억과 개천이나 시냇물에 종이배를 띄웠던 향수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시멘트와 아스팔트, PC와 인터넷에 익숙해진 요즘 아이들은 현실세계보다 가상의 세계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며 초고속에 물들어 인내나 끈기와는 멀어져 가고 있다. 즉흥적 문화에 길들여져 가고 있는 우리들의 아이들에게 점과 점을 잇고 선과 선을 맞대며 면과 면을 접으면서 생각주머니를 풀어가는 종이접기야말로 창의력과 끈기와 인내를 배울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의 하나가 아닐까?
‘만들어가는 즐거움’
아이에 교육적 효과
유아반·청소년반
클래스 등록해볼만
LA한인타운 6가와 하버드에 있는 사단법인 한국종이접기협회 LA지부 사무실(610 S. Harvard Blvd., #220, 전화는 213-388-4280)에 들어서면 지난 3년간 종이접기에 흠뻑 빠져있었다는 앤지 문(34)씨가 방문객을 맞는다. 신문기자란 일이 늘 그렇듯 낯선 사람과 부딪히며 그 분야의 세상을 알게되는 것이지만 몰라도 너무 몰랐다. 종이 접기란 그저 비행기, 딱지, 돛단배, 바지 저고리정도로만 생각한 것이 전부였고 몇 가지 후딱 질문하고 취재를 끝낼 요량이었다.
그런데 아담한 사무실 벽면을 장식하고 있는 종이접기 작품들을 대하고는 그 다양성과 예술성, 과학성, 창의성에 놀라 무관심은 호기심으로 변했고 급기야는 시간만 있다면 동네아이들과 함께 배워보고 싶다는 강한 충동까지 일었다. 더구나 이제부터 기나긴 여름방학이 아닌가.
첫 질문은 엉뚱하게도 오리가미로 시작됐다.
협회 종이인형 연구위원 오정봉씨의 ‘삐에로’종이인형.
“초등학생 아이가 학교 도서관에서 영어로 번역된 일본판 오리가미 책을 빌려와 종이접기를 하는 것을 봤습니다. 종이접기의 원조는 일본인가요 ?”
“천만에요. 한국은 제지 역사상 종이원료에 물감을 들여 색종이를 제작한 최초의 민족이며, 또 세계 최초로 봉투를 만들었던 민족입니다. 애틀랜타 조지아 공대에 있는 미국 종이박물관이 이에 대한 자료를 보관하고 있습니다. 문과 벽, 천장에 종이를 사용한 나라는 많았지만 방바닥에까지 종이를 사용한 나라는 한국밖에 없습니다. 종이접기협회는 이런 전통을 계승 발전시켜 조형예술로, 건전한 사회생활 문화로 발전시키려는 단체입니다. ”
그는 한국에서는 이미 10여년전 부터 종이접기 문화가 붐을 이루고 있고 초등학교에서는 정규과목에도 접목시키고 있으며 2003년부터 미국에서는 워싱턴 D.C.와 LA에 지부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술을 전공하고 10여년간 미국에서 아이들 그림을 지도한 경험이 있는 그는 종이접기가 그림보다 힘들지만 한작품 마다 완벽하게 완성을 해야하며 가르치면서 아이들과 대화할 수 있고 직접 배우지 않으면 가르치기 힘들다는 점이 매력이라고 말했다.
6월초부터 사무실을 현재 이곳으로 옮기고 전임자의 일을 이어받아 종이접기 교실을 운영하고 있는 그는 3∼7세의 유아반, 8∼17세의 청소년반을 운영하고 있으며 자녀들을 데려다 주고 클래스가 끝나면 픽업해가는 다른 여타 클래스와의 차별을 위해 자녀와 부모가 함께 배우는 클래스도 고려중이다. 한 그룹 당 인원은 4∼5명. 방문은 예약이 원칙이다.
첫 강의는 무료이며 사무실을 방문하면 달랑 달랑 춤추는 고양이, 타는 듯한 붉은 튤립, 통통하게 살이 오른 생쥐, 치마 저고리를 입은 전통 한국 신랑 각시, 웨딩케익, 실물보다 더 멋있는 선인장 화분, 바구니등 각종 종이로 만든 생활용품을 눈요기 할 수 있다.
유아나 초등학생 아이들은 다양한 종이접기로 지능개발 효과를 볼 수 있다.
종이접기의 매력과 효과
지능개발·성취감 뿌듯
종이접기는 대충대충이 통하지 않는다. 몰두하고 정성을 쏟고 정확해야 하기 때문에 창조와 같은 고도의 성취감을 맛볼 수 있다. 치밀해야 하고 하나가 틀리면 전체가 망가지기 때문에 인내하고 끈질겨야한다. 손재주를 십분 활용해야 하고 평면적인 이차원을 입체인 삼차원으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고도의 공간지각을 요구하고 또 지각하게 한다. 말로 가르치기 보다 보여주며 순서를 가르치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볼 줄 아는 섬세함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은 더 친밀한 관계가 유지된다. 한국 창의성교육연구소장인 김재은씨가 말하는‘어린시절 종이접기의 가치’는 다음과 같다.
◆지능발달에 도움-종이접기는 종합적인 지적, 미적 작업이다. 접기 전부터 디자인 아이디어를 고안해야 하기 때문에 상상력을 동원해야 한다. 또 확인하면서 작업하기 때문에 상상력을 현실화하는데 효과적이라 지능 개발에 이바지한다.
◆미적 감수성과 정서 키워-21세기, 컴퓨터를 통한 정보화시대가 급속히 진행될수록 가장 큰 경쟁력은 창의성이며 큰 과제는 인간성 회복과 정서함양이다. 종이접기는 간단한 재료로 시간과 공간에 구애되지 않고 즐길 수 있어 정서가 풍부한 인간 원래의 모습을 찾는데 도움이 된다.
◆창의성을 길러준다-처음에는 모방을 통해 배운다. 다음에는 눈여겨보고, 재미있게, 더 멋있게를 추구하다 보면 작품에 예술성과 창의성이 가미된다.
◆손의 기능과 두뇌 발달에 효과-손은 두뇌의 외부기관. 정교하게, 정확하게, 빠른 속도로 사용하면 두뇌 능력이 향상된다.
◆기초교육이 된다-미술과 관계 깊지만 자연, 수학, 운동과도 관계가 깊다.
◆손을 통한 작업을 잘하게 된다-그림 그리기, 조각, 과학교재 조립, 기계 조립, 발명, 과학 공작, 찰흙빚기, 뜨개질, 수놓기, 봉제, 세공, 공예작업, 제도, 설계 등을 잘하게 된다.
◆추억을 안겨주며 대화의 좋은 매체-어렸을 때 종이접기 경험이 있으면 어른이 되어서도 이를 후손들에게 가르치려드는 경향이 있다. 어렸을때의 즐거운 추억 때문이다. 부모와 자녀가 같이 만들면서 격려, 칭찬도 하고 비교하며 성취감도 즐기며 감정과 시간을 공유할 수있다.
<정석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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