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분야의 억만장자들이 민간차원에서 우주항공분야에 남다른 관심을 보이고 있다. 어릴 적 품었던 꿈을 뒤늦게 실현하기 위해 열정을 쏟고 있으며 재정지원에 아낌이 없다.
“어릴 적 꿈 도저히 못 잊어”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인 폴 알렌은 어려서부터 우주선에 관심이 많았다. 12세 때 그는 알루미늄 의자의 다리를 이용해 로켓을 만들려고 했을 정도다. 당시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그의 열정은 가시지 않았다. 이제 억만장자가 된 알렌의 꿈은 현실로 다가가고 있다. 알렌이 자금 지원해 만든 0.5리터 용량의 유인우주선 SpaceShipOne은 지난해 앤사리 X Prize 우주선 경주에서 1,000만달러의 상금을 따냈다. 이 우주선은 상공 70마일까지 치솟아 기염을 토해냈다. 알렌이 이 우주선을 디자인 한 것은 아니지만 그의 관심과 지원이 없었다면 우주선은 만들어질 수 없었을 것이다. SpaceShipOne이 부각되면서 알렌은 우주탐험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는 IT분야의 억만장자 클럽에서 ‘인기 짱’이 됐다. 뉴욕타임스가 이 클럽에 대해 자세히 소개했다.
마이크로소프트·구글·아마존 등 IT분야 창업자들‘괴짜 클럽’
항공우주분야 전담회사 차리고 거금 쾌척… 저변확대 기여
부자들 겨냥한 우주여행, 비즈니스 차원에서도 ‘황금 어장’
우주탐험을 향한 알렌의 ‘뜨거운 피’는 좀체 식을 줄 몰랐다. 아폴로의 달 탐험 프로젝트가 마무리됐지만 알렌의 관심을 꺾지는 못했다. 호기심을 풀기 위해 도서관에 가서 관련서적을 뒤졌다. 궁금증이 풀릴 때까지 탐독했다. 장난감 가게에 가서 플래스틱 로켓을 산 뒤 물과 공기를 펌프해 로켓 흉내를 내기도 했다.
또래의 빌 게이츠를 만나면서 그의 관심은 컴퓨터로 확대됐다. 그러나 우주탐험에 대한 열정은 그대로였다. 1981년 그는 우주왕복선이 처음 발사되는 것을 보기 위해 주말에 플로리다로 향했다. 우주탐험에 관심이 많은 직장동료 찰스 시모니와 함께 했다. “당시 빌 게이츠가 우리를 어떻게 생각했을지 모른다. IBM 컴퓨터에 들어갈 소프트웨어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었으니 그럴 만도 했다. 그러나 우리는 매우 흥분했었다”고 회상했다.
불행히도 알렌은 1982년 암의 일종인 호지킨병에 걸렸다. 이듬해 그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일상업무에서 손을 뗐다. 다행히 1985년 이후 상태가 다소 호전됐다. 투자에 성공한 그는 지금 포트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농구)와 시애틀의 시혹스(풋볼) 팀의 구단주다. 억만장자인 알렌은 재산의 일부를 우주탐험연구에 쾌척했다.
억만장자의 우주탐험 클럽에는 Amazon.com의 창업자 제프 비조스도 들어 있다. 어릴 적 꿈을 버리지 않고 있다 돈을 두둑이 벌자 이를 실현하기 위해 정열을 쏟고 있다. 우주의 신비를 캐고 우주의 아름다음을 만끽하려는 이들의 움직임은 어찌 보면 미항공우주국(NASA)에서 보다 더 민활하게 진행되고 있는지 모른다.
Amazon.com의 비조스는 워싱턴주에서 블루 오리진(Blue Origin)을 창설하고 “텍사스 서부지역에 16만5,000에이커의 땅을 구입했다. 우주선 발사를 위한 기지로 삼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Paypal 창업자인 엘론 머스크는 우주선회사 SpaceX를 만들었다. 둠&퀘이크(Doom & Quake)와 같은 컴퓨터 게임을 만든 존 카마크는 달라스 인근에 세운 회사 아마디요 항공우주에서 로켓 디자인을 테스트하고 있다.
구글의 공동창업자 래리 페이지는 우주탐험을 연구하는 X Prize재단의 이사로 합류했다. 이처럼 부자들이 우주탐험에 동참함으로써 이 분야에 대한 민간의 관심과 지원이 더욱 활성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아마추어 로켓발사는 그저 주말 취미생활이었다. 그러나 컴퓨터 기술개발에 힘입어 로켓발사 비용이 내려갔다. 현재 동호인들이 3-4만 피트 고공으로 로켓을 쏘아 올리는 데 수천달러면 된다. 이 것도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비용이 많이 줄어들었다. 그러나 아마추어 동호인들의 꿈은 유인우주선 발사다. 앤사리 X Prize를 받으려면 말이다.
그러나 억만장자 우주탐험가들이 이 분야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면서 일단 기술적인 부분이 상당히 개선됐다. 이들이 IT 전문가들이니 당연하다. 아마추어 동호인들에게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우주탐험, 로켓발사가 일반인들에게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민간차원의 유인우주선 여행은 아주 초보단계다. SpaceShipOne이 일정 거리까지 상공을 치고 올라갔지만, 실제 지구 밖으로 나갔다 다시 지구로 진입하는 것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고 위험이 따른다. 민간차원에서 섣불리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렇더라도 우주탐험에 있어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려는 민간차원의 노력은 충분히 의미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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