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USC서점엔 졸업시즌을 맞아 취직후 성공하는 법을 제시하는 책들이 많다. 그중 수잔 모램이 쓴 ‘졸업생을 위한 101가지 충고’라는 책을 읽어보니 10년전, 20년전에 읽었던 책들과 별 차이가 없었다.
세월이 흘러도 사회생활의 원리원칙은 변하는게 없다. 단지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들은 훨씬 더 치열한 대학입시경쟁 출신으로, 그 치열한 경쟁은 직장생활로 연결되고 있다. 직장 초년병뿐만 아니라 밑에서 올라오는 경쟁자가 많아 몇년을 일했건 평생 직업은 아무도 보장할 수 없어 바짝 긴장하고 자기 개발을 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
USC는 LA시내에서 사립기관으로는 제일 큰 고용주이다. 교수가 3,000명이고 직원은 7,900명이나 된다. 7,900명 직원들은 보통 대기업 비즈니스로 운영되고 있어 고용, 해고, 승진등에 대한 엄격한 규칙이 있다. 나쁜 습관들을 고치지 못하거나 상식적인 기본 자세를 갖추지 못하면 해고도 당하고 월급 인상도 못받고 승진도 못한다.
대학생 때 집 떠나 자유롭게 살면서 나쁜 습관들이 많이 생긴다. 늦잠 자거나 수업시간에 늦는 버릇, 리포트를 제시간에 못 준비해 교수한테 사정하며 늦게 내는 버릇, 밤새 파티하고 영화 보거나 컴퓨터 가지고 놀다가 그 다음날 피곤하다는 핑계로 수업 빼먹기 등이 직장에서 낙오 원인으로 바로 연결될 수 있다.
책에서 본 101가지 충고 중에 직장인이 당장 고쳐야 할 나쁜 버릇부터 몇 가지 요약해 본다.
“출근시간에 절대로 늦지 말라.” 초년병들은 첫 몇 개월이 견습기간인데 이때 계속 늦으면 그것만으로도 해고당할 수 있다.
“모든 일을 제 시간에 맞추어 끝내라.” 서류작성을 철저히 해서 스펠링과 문법에 한치의 오차가 없어야 한다. 중요한 서류는 본인도 몇번씩 다시 쓰고 읽고, 또 주위 사람들한테 읽어봐 달라고 해서 고쳐야 한다. 우리 사무실의 경우 1년 계획서 같은 서류는 4~5명에게 읽힌다. 학생 때같이 끝까지 미루다가 막바지에 허둥지둥 내놓는 서류는 영락없이 실수 투성이고 월급 인상과 승진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
“일의 양을 적게 약속하고 그 대신 더 일을 많이 해내라.” 결국은 각자가 월급을 받으면서 본인이 해결해야 될 일을 해내야 하는데, 어떤 직원들은 깊은 생각없이 자기가 모든 일들을 떠맡고 한 가지도 제시간을 못 맞추는 경우를 본다. 분에 맞게 일을 맡아 더 빨리 해 놓는게 낫다.
“직장에서 절대 졸지 말라.”우스운 조언 같지만 실제로 회의 때 꾸벅꾸벅 조는 직원들이 있다. 전문가로서의 이미지를 완전히 망치는 것이다.
“커피를 기꺼이 만들어라” 초년병 때는 팀웍을 위해 커피도 기꺼이 만들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뜻이다. 사무실이 이사를 가는데 본인의 원래 업무가 아니라면서 박스하나 안 옮기고 슬쩍 빠져나가는 얌체들도 있다. 승진에 별로 도움이 안 되는 행동이다.
“절대로 유혹하는 수작을 걸지 말라.” 이 책에선 여자 동료와 출장가서 ‘우리 마누라하고 요새 사이가 안 좋아 각각 침대를 쓴다’는 둥 쓸데없는 사적인 이야기는 절대 할 필요가 없다고 충고한다. 그런 얘기 잘못한 경우 성희롱 조사를 받을 수도 있다.
책에는 안나와 있지만 한국 사람들과, 다른 소수민족들이 특히 조심해야 할 사항이 있다. 마초식 부하 관리다. 아무리 화가 나도 목소리를 높이면 안 된다. 물론 욕을 한다거나 몸싸움을 할 경우는 그 다음날로 보따리 쌀 준비를 해야한다. 큰소리치고 눈을 부라려서 직원이 공포 분위기에 무섭다고 보고하면 그 즉시 ‘위험 매니지먼트’ 분과에서 조사 나와 심할 경우 인사문제로 발전될 수 있다.
2005년도 졸업생의 졸업을 축하한다. 사소한 나쁜 버릇을 버리고 나면 전문인으로서 일하는 보람은 학교 다닐 때보다 더 신나고 재미있을 수 있다. 자기 자신에 대한 도전을 계속하고 재충전하며 항상 새로운 것을 배우고 또 월급을 받을 수 있으니 괜찮은 거래이다.
케이 송
USC 부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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