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코리언은 단순히 투자차원에서 GM주식을 매입한다고 밝히고 있으나 이를 액면 그대로 믿는 사람은 없다. 그가 트로이의 목마를 타고 GM성안으로 들어가는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에 재계의 관심은 집중되고 있다.
80년대 기업 인수 합병 다시 바람몰이
곤경 처한 기업 싸게 사서 정상화
비싼 가격으로 빠지는 전법으로 축재
20년 전 붐을 이뤘던 M&A 물결이 다시 거센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한동안 움직임이 잠잠했던 억만장자 커크 커코리언이 GM을 사겠다고 나섰고, 주머니 두둑한 악명 높은 기업사냥꾼 칼 아이칸은 블락버스트 장악을 위한 이사회와의 전쟁을 최근 개시했다. 유명한 술 회사인 시그램의 상속자 에드거 브론프만 Jr는 워너 뮤직을 소생시킨 뒤 성공적으로 주식을 공개했고, 프라이빗 펀드를 규합한 새로운 투자세력의 선두주자로 평가받는 에드워드 램퍼트는 지난해 파산신청한 K마트를 매입한 뒤 시어스를 매입하여 재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이들 4인은 최근 곤경에 처한 기업에 태클을 건 대표적인 케이스다. 이중에는 새로운 인물도 있고 80년대 인물이 다시 돌아온 경우도 있다. 이들의 축재 방식은 일반 부동산이나 비즈니스 투자와는 상당히 다르다. 경영이 악화된 기업을 노리고 있다가 기회를 봐서 싸게 매입하고 위기를 넘기거나 정상화되면 비싼 값에 파는 방식으로 엄청난 부를 축적한다.
■커크 커코리언
90세에 가까운 커코리언이 9억달러로 GM 지분 약 5%를 매입하겠다고 밝힌 이후 재계는 크게 술렁이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기업중 하나인 GM을 사고 팔 대상이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지만 커코리언은 이번 제의를 통해 GM도 인수 대상일 수 있음을 보여줬다.
“그가 기도하는 첫 목적은 이미 달성된 셈”이라고 앰허스트 파트너의 합병전문가 카스 챈들러는 말한다. 이젠 GM도 인수대상에 올랐고 앞으로는 과연 어떤 일이 전개될지에 온통 관심이 쏠렸다. 올해 87세로 테니스를 즐기는 커코리언은 순자산 90억 달러의 세계 41위의 갑부. MGM영화사와 MGM미라지 호텔 등에 투자하여 큰 재산을 모았다. <박스 참조>
치고 빠지는 투자로 유명한 그의 다음 행보가 어디로 튈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사회에 압력을 넣어 GM 최고경영진을 쫓아낼 수도 있고 인수합병을 개시할 수도 있다. GM 중역들이 비용을 줄이고 GMAC를 쳐내는 식으로 회사를 정상궤도에 올려놓도록 지켜볼 수도 있다. 이런 흥미진진한 일을 앞에 두고 있기에 커코리언은 90 가까운 고령에도 불구하고 현장을 벗어날 수가 없다.
■칼 아이칸
69세. 악명높은 기업 사냥꾼. 블락버스트 주식 10%를 소유하고 있는 그는 지난주 자신과 자신이 지명하는 두명을 이사로 받아들일 것을 요구하는 제안을 이사회에 회부했다. 위기에 빠진 회사 경영을 정상화하기 위한 구조조정이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으나 블락버스트를 집어삼키겠다는 야욕을 드러낸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지난 30년동안 아이칸은 저평가된 기업을 알아보는 탁월한 안목을 갖고 있음을 보여줬다. 1987년 텍사코가 110억달러의 천문학적인 손해배상판결을 받고 휘청했을 때 그는 이 회사 주식을 12% 매입했다. 배상판결액이 경감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었고 그의 예상은 맞았다. 손배액은 30억달러로 경감됐고 그는 자신의 지분을 다시 매각함으로써 7억달러의 이익을 호주머니에 챙겼다.
90년대에는 RJR나비스코를 식품부문과 담배부문으로 분할시키도록 압력을 가했고 분할시킴으로써 자신의 지분을 팔아 8억달러를 벌었다. 그는 캐쉬 플로를 최대한 이용할 줄 아는 기회주의적 투자자로 평가된다.
■에드거 브론프만 Jr.
캐나다의 시그램 3대 상속자로 한때 샐린 디온, 디온 와윅등 가수에게 곡을 써주기도 했던 그는 지금 세계 3대 음반사인 워너뮤직의 사장이다.
토머스 H. 리 파트너스 등 프라이빗 에퀴티 그룹들을 이끌고 지난 2003년 타임워너로부터 워너뮤직을 26억달러를 주고 매입했고 지금은 성공적으로 기업을 정상화 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그 보상을 지난 주 실시됐던 총 7억5천만 달러에 이르는 IPO를 통해 받았다.
그는 회사를 건실하게 키우는데 관심을 가진 기본적으로 음악가라는 평을 받는다.
■에드워드 램퍼트
42세. ESL투자사 대표로 미국 제3위 리테일러인 시어스 홀딩을 이끈다. 최근 부상한 프라이빗 에퀴티 투자자의 대표주자. 파산 신청한 K마트 통제 지분을 지난해 인수한 뒤 마침내 시어스를 매입하는데 성공했다.
ESL투자사는 최소투자액 1000만 달러로 델 창립자 마이클 델, 드림웍스 SKG공동 창립자 데이빗 게핀등 유명인들이 투자자로 참여해 있으며 높은 투자수익을 보장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주로 악화된 기업에 투자하여 정상화시키고 이익을 내고 현금흐름을 좋게 해서 높은 투자 수익을 내게 한다.
■돈버는 기술
커코리언은 이익을 노리고 치고 빠지는 것으로 유명하다. 오랜 세월에 걸친 그의 축재 역사를 보면 스타일이 뚜렷이 드러난다.
▶1947년 로스엔젤레스 에어-LA에서 라스베가스로 도박하는 사람들을 실어나르는 차터 비행기 회사를 차려서는 나중에 팔았는데 1억달러를 벌었다.
▶1967년 플래밍고 호텔-라스베가스 스트립의 그의 첫 호텔을 1250만 달러에 산다. 그리고 1년 뒤 길건너편 9만 달러주고 산 조그만 부지를 시저스 팰리스에 500만 달러에 팔아먹었다.
▶1969년 MGM-영화사 지분을 늘리기 시작, 1973년에는 CEO에 오른다. 그리고 라스베가스에 MGM그랜드를 오픈한다. MGM영화사를 팔고, 사고, 다시 팔고 하기를 여러차례 반복, 가장 최근에는 소니에 50억달러를 받고 팔았다.
▶1978년 컬럼비아 영화사-지분 확장에 나선 다음 적대적 인수 개시. 법적 공방이 난무하고, 사태를 파국으로 몰아넣은 다음 커코리언은 “빠져 줄테니 내 지분을 (거액의 프레미엄을 지불하고) 사가라”고 설득했다.
▶1990년 크라이슬러-중병을 앓던 회사 지분을 9.8% 매입한 뒤 95년에는 회사전체를 228억달러에 매입하려고 시도. 이 쿠데타는 실패했지만 그는 이사회 한 자리를 얻었다. 뒤에 결국 다임러크라이슬러로 넘어가자 합병에서 자신을 오도했다며 소송을 냈다.
▶2004년 만델레이 리조트 그룹-미라지 리조트를 200년 64억달러에 매입한 뒤 이어서 만달레이를 48억달러에 매입, 그의 도박 왕국은 스트립에서 11개 카지노 호텔을 거느리는 규모로 확대됐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